[MBN스타 안성은 기자] 자아성찰의 시간이 필요하다.
지난 8일 방송된 tvN ‘SNL 코리아’가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섰다. 바로 입양인 비하를 연상케 한 코너가 원인이었다.
이날 코너 중 하나였던 ‘지금 만나러 갑니다’에서 미국으로 입양된 아들과 한국에 남아야 했던 어머니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먼 나라로 입양됐던 아들은 어눌한 한국 발음과 직설적인 표현, 오버 가득한 동작을 보였다.
↑ 사진=SNL 코리아 캡처 |
물론 해외입양인연대의 요청이 있기 전, tvN 측은 발빠른 사과로 논란을 잠재우고자 했다. 제작진은 “입양인에 대한 비하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우리의 현실을 일깨우고 싶었던 것이다. 입양인이 아닌 우리 사회를 비판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제작진의 의도는 충분히 전달됐다. 하지만 여전히 석연치 않은 부분은 존재했다. 시청자의 입장에서, ‘지금 만나러 갑니다’라는 코너를 통해 사회 비판보다 입양인 비하를 먼저 느꼈다면 분명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SNL 코리아’의 논란 후 사과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미 간호사를 비하하거나 어린 아이들에게 폭력을 휘둘렀던 일로 뭇매를 맞아야 했던 나름의 전과가 존재한다.
‘SNL 코리아’는 지난 시즌, 이전 시즌들이 보여줬던 ‘풍자와 해학’을 지운 채 단순한 ‘섹시 유머’만 다루며 시청자에게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이에 이번 시즌에서는 관람등급을 과감하게 19세에서 15세로 조정, ‘섹시 유머’가 아닌 ‘진화한 웃음’을 보여줄 것을 다짐했다.
하지만 현재의 ‘SNL 코리아’는 ‘진화한 웃음’과 ‘섹시 코드’ 사이에서 길을 헤매고 있는 중이다. 프로그램이 나아갈 방향을 정했지만, 그 길로 나아가는 데 있어서 이전의 것들을 지워내지 못하고 혼동 중이다.
↑ 사진=SNL코리아 캡처 |
‘진화한 웃음’의 정의를 제작진마저도 정확하게 정의를 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근의 방송을 통해 19금은 버렸지만 섹시는 놓을 수 없고, 풍자와 해학도 해야한다는 부담감만 안고 있는 셈이다. 제작진이 갈팡질팡 하고 있는 사이 시청자의 리모콘은 바빠지고 있다.
안성은 기자 900918a@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