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비슷한 콘셉트로 브라운관에 모습을 비추었던 예능 프로그램들이 이제는 자신만의 개성을 장착하며 새로운 생존 전략을 펼치기 시작했다.
지난해 예능프로그램의 주요 특성을 말하라고 한다면 ‘가족’과 ‘관찰예능’으로 압축된다.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아빠 어디가’(이하 ‘아빠 어디가’)가 사랑을 받자 이후 가족을 소재로 한 예능프로그램이 봇물 터지듯 생겨났으며, ‘일밤-진짜 사나이’(이하 ‘진짜 사나이’)의 성공으로 관찰예능의 성격이 각광을 받았기 때문이다.
KBS2 ‘슈퍼 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SBS ‘오 마이 베이비’는 스타 아빠와 자녀가 엄마 없이 1박2일이라는 시간동안 시골 오지마을로 떠난다는 콘셉트의 ‘아빠 어디가’의 인기에 편승해 만들어진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아빠 어디가’의 주요 장치로 사용되는 여행 대신 엄마 없는 하루 동안 아이를 돌보는 아빠들의 일상을 그렸으며, ‘오 마이 베이비’는 아빠에서 가족으로 영역을 확대해 시청자들 앞에 섰다.
‘예능 베끼기 현상이 또다시 시작됐다’는 사람들의 지적과 우려속에서 출발한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오 마이 베이비’지만 현재 이들 프로그램들은 ‘아빠 어디가’와 비슷하면서도, 미처 다루지 못했던 부분을 다루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 사진=MBC, KBS, ‘오 마이 베이비’ 캡처 |
육아를 다루는 지상파 가족예능 중 가장 늦게 등장한 ‘오 마이 베이비’는 그만큼 부침이 많았다. ‘오 마이 베이비’는 처음 ‘아빠도 모자라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끌어들였다’는 대중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극복하기도 전에 출연자 중 하나인 이은의 집 아일랜드 리조트가 공사대금 논란에까지 휩싸이면서 거센 후폭풍을 겪게 됐다. 이은을 하차시키고 그 자리에 뮤지컬 배우 김소현 손준호 가족을 투입시킨 ‘오 마이 베이비’는 출연진보다는 자녀양육에 더욱 초점을 두며 앞선 프로그램과 차별점을 두며 승부수를 띄웠다. 가족 사이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양육의 입장 차이와 이에 따른 갈등을 사실적으로 보여준 ‘오 마이 베이비’는 점차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형성하며 자리를 잡고 있는 추세다.
‘진짜 사나이’ 이후 등장한 체험형 관찰 예능 프로그램 SBS ‘심장이 뛴다’는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에 뛰어들었다는 점에서 유사성을 지적받았었다. 소방관 체험이라는 점에서 ‘이러다가 너도나도 극한의 직업으로 뛰어드는 것 아니냐’는 걱정 속에 포문을 연 ‘심장이 뛴다’는 24시간 불철주야(不撤晝夜)로 뛸 수밖에 소방당국의 현실과 이들의 일상을 통해 보여주는 감동, 그리고 진지하게 훈련에 임하는 출연진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며 호평을 받고 있다. 재미보다 감동에 집중한 나머지 시청률은 5%대 미만의 저조한 성적을 나타냈지만, 프로그램의 방향성을 다르게 한 만큼 고정 층을 확보하며 브라운관의 꾸준한 지지를 받고 있다.
이밖에 ‘아빠 어디가’의 가족과 ‘진짜 사나이’의 관찰예능을 접목시킨 SBS ‘자기야-백년손님’과 KBS2 ‘맘마미아’ 역시 각각이 다루고 있는 소재와 이를 풀어내는 형식은 비슷하나 이를 기반으로 다른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호응을 얻고 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기를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이며, 하늘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 말했다. 현 예능계의 트렌드를 이끈 ‘아빠 어디가’ 역시 초반 1박2일간의 여행과 아이들을 다루었다는 점에서 KBS2 ‘해피선데이-1박2일’(이하 ‘1박2일’)과 SBS ‘붕어빵’ 간의 유사성을 지목받았고, ‘1박2일’ 역시 초반에는 리얼리티를 강조한 부분에서 MBC ‘무한도전’과의 비슷하다는 지적을 받았었다. 하지만 이들 프로그램들은 이와 같은 유사성 지적 속에서도 자신만의 개성을 구축했고, 이는 곧 성공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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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