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준용 기자] 제86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3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은 오는 3월 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여성 코미디언 엘렌 드제너러스의 사회로 치러질 예정이다.
엘렌 드제너러스는 2007년 제79회 아카데미 시상식 사회를 맡아 특유의 입담과 유머를 선보인 바 있다. 시상식은 100여개 국가에 생중계되며, 국내에선 채널CGV가 3월 3일 오전10시(한국시간 기준) 이동진 영화평론가와 김태훈 팝칼럼니스트의 진행으로 독점 생중계한다.
작품상 후보에 오른 9편 모두 국내에서 최근 개봉했거나 곧 개봉할 예정이라 한국 관객에게도 수상 결과는 관심거리다. ‘아카데미 시상식의 꽃’인 작품상(Best Picture)은 데이빗 O. 러셀 감독의 ‘아메리칸 허슬’과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그래비티’, 스티브 맥퀸 감독의 ‘노예 12년’의 3파전이 예상된다.
‘아메리칸 허슬’과 ‘그래비티’는 총 10개 부문으로 최다 노미네이트 됐고, ‘노예 12년’은 총 9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돼 박빙이다. 작품상 후보작과 남녀 주연상 후보를 중심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을 미리 살펴본다.
# 작품상 ‘아메리칸 허슬’과 ‘그래비티’, ‘노예 12년’의 경합
앞서 언급한 ‘아메리칸 허슬’과 ‘그래비티’, ‘노예 12년’외에도 감독 스티븐 프리어스의 ‘필로미나의 기적’, 마틴 스콜세지의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 폴 그린그래스의 ‘캡틴 필립스’, 스파이크 존즈의 ‘허’, 알렉산더 페인의 ‘네브래스카’ 등 9편이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
이 중 가장 강력한 후보는 아카데미상 최다 후보에 오른 ‘아메리칸 허슬’과 ‘그래비티’, ‘노예 12년’이 유력하다.
‘아메리칸 허슬’은 희대의 범죄소탕 작전을 위해 FBI 요원에게 스카우트 된 천재 사기꾼들의 위대한 사기극을 그린 영화로 크리스찬 베일, 에이미 아담스, 제니퍼 로렌스 등 배우들의 연기로 큰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이 영화는 제 67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 각본상, 분장상의 3개 부문을 수상했고, 2014년 골든글로브에선 작품상,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그 진가를 인정받았다.
‘그래비티’는 허블 우주망원경을 수리하기 위해 우주 탐사 중이던 주인공이 사고로 홀로 남게 되면서 일어나는 우주재난을 그린 영화로 산드라 블록의 성숙한 감정연기와 경이로운 특수효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국내에는 지난해 10월 개봉해 비수기에도 불구 319만 명을 동원하며 선전했다.
최근 골든글로브 시상식,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새틀라이트 어워즈 등 각종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을 거머쥐며 화제를 모으고 있는 ‘노예 12년’은 1841년 미국 뉴욕에서 납치된 한 흑인 음악가가 노예로 12년을 살았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시대극으로, 스티브 맥퀸 감독은 지금까지 흑인 감독이 감독상이나 작품상을 수상한 유례가 없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새로운 역사를 쓸 강력한 후보로 주목 받고 있다.
# 남녀 주연상 유력 후보들
먼저 남우주연상 후보에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를 비롯해 크리스찬 베일(‘아메리칸 허슬’), 매튜 맥커너히(‘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브루스 던(‘네브라스카’), 치웨텔 에지오포(‘노예 12년’) 등이 경합을 펼친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가장 유력한 연기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그는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에서 1990년대 월스트리트를 들썩이게 만든 희대의 사기꾼 조단 벨포트 역을 맡아 신들린 연기력을 선보였단 평을 받았다. 앞서 그는 제 7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코미디·뮤지컬 부문 남우주연상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그동안 아카데미 시상식과는 인연이 없었던 그가 오스카 트로피를 손에 쥘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여기에 맞설 후보로는 ‘댈러스 바이어스 클럽’의 매튜 매커너히와 ‘노예 12년’의 치웨텔 에지오포. 매튜 매커너히는 오스카의 전초전 격인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드라마 부문 남자주연상을 차지한 바 있다. 치웨텔 에지오포는 이 작품에서 비운의 실존 인물을 연기한 그는 역할에 잘 녹아들어 자신의 삶인 것처럼 실감나는 연기력을 펼쳤다. 그는 최근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여우주연상 수상자로는 ‘블루 재스민’의 케이트 블란쳇과 ‘아메리칸 허슬’에 에이미 아담스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두 배우 모두 앞서 열린 골든글로브에서 각각 드라마와 뮤지컬·코미디 부분에서 여우주연상을 탄 상황이라 누가 더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기 힘들다. 케이트 블란쳇은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라 수상의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
또 ‘필로미나의 기적’의 주디 덴치도 빼놓을 수 없다. 세계대전 이후 영국이 낳은 명배우로 꼽히며 기사 작위까지 받은 주디 덴치는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라 생애 두 번째 트로피에 도전한다.
# 남녀 조연상과 감독상
유력한 남우조연상 후보는 지난해 12월 제787회 뉴욕비평가협회상에서 같은 작품으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데 이어 골든글로브마저 움켜진 ‘댈러스 바이어스 클럽’의 제레드 리토가 유력하다. ‘캡팁 필립스’로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바크하드 압디도 트로피를 놓고 경합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우조연상은 ‘아메리칸 허슬’의 제니퍼 로렌스가 확실해 보인다. 그는 지난해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어 올해 ‘아메리칸 허슬’로 2년 연속 영광을 누릴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는 앞서 열린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과 골
감독상은 ‘그래비티’의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유력하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같은 작품으로 이미 영국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 감독상을 수상했다. 그가 과연 생애 첫 오스카상까지 차지하게 될지 눈길을 끌고 있다.
최준용 기자 cjy@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