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2월 세계를 뜨겁게 달궜던 소치 동계 올림픽이 어느덧 막바지에 이르렀다. 선수들의 열정에 국민들은 웃었지만 방송사자들을 연일 바뀌는 편성을 천국과 지옥을 오가고 있다.
먼저 소치 동계 올림픽에 발맞춰 빠른 변화를 보여준 프로그램들은 모두 선방을 했다. KBS2 예능프로그램 ‘우리동네 예체능’(이하 ‘예체능’)과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는 시청률과 관심도 모두를 잡아냈다.
‘예체능’은 스피드 스케이팅 중계로 인해 평소 방영되는 시간보다 3시간을 앞당겼다. 하지만 전회 방송이 기록한 시청률보다 0.7% 포인트 상승한 7.3%(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을 기록했다. 시청률 상승폭은 크지 않았지만 소치에 직접 가서 중계 해설자로, 기자로, 응원단으로 변신한 ‘예체능’ 멤버들의 모습은 관심을 집중시켰다. 특히 스피드 스케이팅 중계에 나선 강호동의 열정 어린 모습은 큰 감동을 선사했다.
‘힐링캠프’도 올림픽 특집으로 수혜를 봤다. 스피드 스케이팅의 이상화 선수를 게스트로 초대해 전회 방송보다 무려 4.4% 포인트 상승한 10.6%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특히 ‘힐링캠프’는 그간 경쟁작인 KBS2 ‘안녕하세요’에 밀려 시청률 부진을 겪고 있었기 때문에 올림픽을 계기로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사진=SBS, KBS |
반면 ‘미스코리아’는 소치 동계 올림픽 중계로 쓴 맛을 봤다. 12일 방송분은 여자 컬링 중계로 인해 갑작스럽게 결방됐다. 그 다음날인 13일 방송분은 지난 회보다 2.5% 포인트 하락한 4.8%, 자체 최저 시청률을 기록했다. 상승세를 보인 경쟁작 ‘감격시대’와 비교했을 때 올림픽 중계의 여파가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KBS2 ‘맘마미아’는 나홀로 방송이 됐음에도 시청률이 하락했다. 이날 방송의 시청률은 4.4%로 전회 방송에 비해 0.5% 포인트 떨어졌다. 모태범 선수가 출전한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1000m 경기가 MBC, SBS에서 방송되면서 어쩔 수 없이 영향을 받게 됐다.
지난 15일, SBS 장수 예능프로그램 ‘놀라운 대회 스타킹’도 소치 동계 올림픽 중계 관계로 1시간 앞당겨 방송됐다. 하지만 평소 10%대 초반을 기록하던 시청률은 7%대로 떨어져 제작진을 울상짓게 만들었다.
올림픽 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첫 방송을 시작한 KBS2 월화드라마 ‘태양은 가득히’는 피해자 중 하나다. 소치 동계 올림픽으로 인해 첫 방송 날짜를 한 주 미룬 것도 모자라 1, 2회를 연속 편성했다. 빠른 전개가 돋보이는 작품이었기 때문에 연속 방송을 선택했는지 모르겠지만 1회는 3.7%, 2회는 5.1% 시청률을 기록했다.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와 배우들 호연으로 호평을 받았기에 아쉬울 수밖에 없는 기록이다.
↑ 사진=SBS, MBC |
‘별그대’ 13일 방송도 소치 올림픽 중계로 인해 30분 일찍 방송됐지만 27.0%,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기황후’와 ‘별그대’가 올림픽 중계에도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 할 수 있었던 것은 이미 많은 회차가 방송된 상태고 고정 시청자들을 탄탄하게 잡고 있었기 때
4년 만에 찾아온 축제, 소치 동계 올림픽은 경기장에서 뿐만 아니라 방송사에서도 변수로 작용했다. 오는 23일 폐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소치 동계 올림픽이 마친 후 프로그램들은 다들 제 자리를 찾을 수 있을지, 이 영향이 올림픽 이후에도 작용할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