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한국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2011년 7월 28일 개봉)은 220만2093명의 누적 관객 수를 기록하며 당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는 한국 애니메이션의 눈부신 성장과 발전가능성을 보여주며 뒤이어 개봉할 애니메이션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기도 했다.
그러나 높아진 기대치를 배신하듯, 한동안 한국 애니메이션은 일본과 미국의 수준급 애니메이션을 따라잡지 못했다. 그로부터 4년이란 긴 시간이 흘렀고 너무도 오랜만에 한국형 판타지 애니메이션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감독 장형윤·제작 지금이 아니면 안돼)가 오는 20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는 검은 괴물을 물리치기 위한 마법드림팀의 신기한 모험을 그린 작품이다. ‘인디애니박스-셀마의 단백질 커피’ 감독, ‘날아라 펭귄’ 예고편 참여, ‘내 친구 고라니’ 주연과 연출 등으로 내공을 쌓은 영화감독 장형윤의 장편 ‘입봉작’이자 배우 유아인, 정유미가 목소리 연기에 참여한 작품이다. 특히 정유미가 ‘깡철이’에서 호흡을 맞춘 유아인을 목소리 연기에 소개한 것으로 알려져 애니메이션을 대하는 두 사람의 연기호흡도 새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한 지난 3일부터 포털사이트 네이트에서 진행 중인 ‘2월, 온 가족과 함께 보고싶은 영화는’이라는 설문조사에서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가 42%의 압도적인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 ‘슈퍼노바 지구 탈출기’ ‘어네스트와 셀레스틴’ ‘닐스의 모험’ 등 다양한 국적과 장르의 애니메이션 중 1위를 기록해 한국 애니메이션에 대한 자부심을 높였다.
제작기간 5년, 작화 5만 장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는 전 연령을 타깃으로 한 흥미진진 이야기와 한국적 정서, 살아있는 캐릭터 등장으로 눈길을 끈다. 마법에 의해 소심한 얼룩소로 변해버린 음악가 경천(유아인 목소리 연기), 휴지마법사 멀린, 수명이 다해 지구로 추락한 인공위성 일호(정유미 목소리 연기), 멧돼지 북쪽마녀 등 신비롭고 개성만점이 캐릭터는 보는 재미를 더한다.
아름다운 음악 역시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의 숨은 볼거리다. OST ‘아름다운 기억도’는 신비로우면서도 감성적인 멜로디가 돋보이는 곡이다. 또한 ‘감정의 수도꼭지는 얼지 않게 조금만 틀어 놔야지’ ‘마음속의 말들이 목소리가 되지 않고 사라지고 없어’ 등의 가사가 주인공의 심리와 어울리기까지 한다.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의 음악감독 고경천은 크라잉넛, 루시드폴, 강산에 밴드 등 밴드들의 베테랑 키보디스트로, 2002년 윤도현 밴드의 키보디스트로 활약한 바 있다. ‘반칙왕’ ‘사생결단’ ‘청담동 앨리스’ ‘너의 목소리가 들려’ 등 영화와 드라마 작품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미 다양한 작품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그가 애니메이션에 참여해 관객들의 귀까지 즐겁게 만든다.
‘아름다운 기억도’가 경천의 테마곡이자 대표 OST였다면, ‘기다려줘’는 일호의 테마곡이다. ‘기다려줘’는 잔잔한 발라드로 감성을 더했다. 평소 애니메이션 음악을 좋아하는 로켓트리 이혜준이 작사와 작곡에 노래까지 참여해 숨은 애정을 드러냈다.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 홍보사의 한 관계자는 “오는 12일부터 있을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 일반시사회의 반응을 보고 홍보 방향을 다시 잡을 예정이다. 일단 한국형 판타지 애니메이션이라 어린이 관객에 한정된 것이 아닌 온 가족이 타깃이다. 유아인과 정유미도 애니메이션 목소리 연기는 처음인데 영화가 좋아서 참여했다더라. 목소리 연기를 한 배우들의 힘도 크게 작용할 것이다. 영화 속 캐릭터와 이야기 설정도 특이하고 기발하다”라며 “연출을 맡은 장형윤 감독은 천재로 불리며 실력을 인정받은 감독이기도 하다”라고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언론배급시사회 당시 장 감독은 “‘마당을 나온 암탉’ 이후 이렇다 할 한국 애니메이션 흥행작이 없는데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가 한국 판타지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장을 열었으면 좋겠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 사진=포스터, 스틸 |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