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정선 기자] 지난 3일 Mnet은 대한민국의 대중음악사에 영향력을 끼친 100곡을 선정해 대중들의 마음을 감동시킨 음악으로 모든 세대의 시청자들과 소통하고 공감하겠다는 의도를 담아 ‘레전드100-송’(Legend 100-Song)을 발표했다.
이는 각종 시상식과 음원차트 자료, 음악 전문 도서, 음악 전문가의 추천을 받은 노래 중 전문가 및 CJ E&M 내부 음악 관계자의 의견을 취합해 최종 후보곡을 선정했고, 이어 각 분야의 음악 전문가 100인의 심사위원(평론가, 기자, 교수, 음악 포털 및 음반 산업 관계자, 세션 및 프로듀서, 제작자 협회 관계자)이 각각 ‘대중성’(50%, 대중적 인기, 문화적·사회적 파급력)과 ‘음악성’(50%, 예술성·창의성)에 기준을 두고 점수를 합산해 상위 평점 100곡을 선별했다.
선별·심사 과정을 거쳐 1964년 음악 산업의 모태가 된 이미자의 ‘동백아가씨’를 시작으로 2012년 해외시장까지 아우르며 국제가수로 거듭난 싸이의 ‘강남스타일’까지 100곡의 리스트가 작성됐다.
↑ 사진=CJ E&M |
눈길을 끄는 점은 연도별 곡의 분포도다. 1960년대에는 6곡, 1970년대는 22곡, 1980년대는 33곡, 1990년대는 29곡, 2000년도는 8곡, 2010년도는 2곡으로 100곡 중 무려 62곡이 80~90년도에 발매된 음악이다.
이를 통해 유추할 수 있는 점은 현재 대중들에게는 80~90년대 감성이 깊게 녹아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하필 80~90년대일까. 최근 ‘응답하라’ 시리즈를 통해 연일 회자됐던 ‘복고 열풍’을 되짚어보면 의외로 쉽게 답을 찾을 수 있다. 보통 복고는 20년 주기로 돌고 돈다. 2014년 현재를 기점으로 봤을 때 80~90년도 음악이 이질감 없이 대중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공감을 살 수 있는 시기인 셈이다.
더욱이 80~90년도 음악이 그 당시를 살았던 이들을 넘어 더 많은 계층의 사람들에게 각광을 받는 것은 미디어의 매체의 보급을 이유로 들 수 있다. 미디어를 통해 다른 세대의 문화를 공유하는 범위가 넓어지면서 20대 역시 간접적으로 80~90년대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늘게 된 것이다.
물론, 이 리스트는 모든 대중의 의견을 100% 반영할 수는 없다. 주관적인 음악기준으로 본다면 잡음이 생길 수밖에 없지만 각계 음악 관계자들의 의견을 취합해 나온 결과물이라는 것에 의미가 크고, 공정한 심사를 거쳐 만들어진 것으로 지난 50여 년의 음악 역사를 간추렸다고 해도 무방할 것으로 보인다.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는 “80~90년대는 음악 산업이 정점에 달했던 시기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많은 장르의 음악이 쏟아져 나왔다. 소위 물이 좋을 때 갖가지 스타일의 노래가 나오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당시 음악의 장르가 다양하고, 예술적으로 높이 평가를 받았다. 최근 이 시대, 복고에 대한 붐이 불면서 심사위원들이 많이 지목한 면도 없지 않다. 뿐만 아니라 당시 재능 있는 사람들이 많아서 예술적으로 뛰어난 작품도 자연스럽게 많이 나왔다. 새로운 시도가 펼쳐지고, 음악적인 장르가 발명된 시기”라고 덧붙였다.
-아래는 ‘레전드100-송’ 中 80~90년대 리스트
<1980년>
김수희 ‘남행열차’ 윤복희 ‘여러분’ 송골매 ‘어쩌다 마주친 그대’ 윤수일 ‘아파트’ 이용 ‘잊혀진 계절’ 전영록 ‘종이학’ 김창완 ‘어머니와 고등어’ 설운도 ‘잃어버린 30년’ 김수철 ‘젊은 그대’ 심수봉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이선희 ‘J에게’ 구창모 ‘희나리’ 나미 ‘빙글빙글’ 들국화 ‘그것만이 내세상’ ‘행진’ 조용필 ‘킬리만자로의 표범’ 주현미 ‘비내리는 영동교’ 김현식 ‘비처럼 음악처럼’ 시나위 ‘크게 라디오를 켜고’ 유재하 ‘사랑하기 때문에’ 무한궤도 ‘그대에게’ 변진섭 ‘홀로 된다는 것’ 시인과 촌장 ‘가시나무’ 이문세 ‘붉은 노을’ 이상은 ‘담다디’ 한영애 ‘누구없소?’ 김현철 ‘춘천가는 기차’ 나훈아 ‘무시로’ 노사연 ‘만남’ 신촌블루스 ‘골목길’ 이승철 ‘안녕이라고 말하지마’ 태진아 ‘옥경이’ 해바라기 ‘사랑으로’
<1990년>
김수희 ‘애모’ 김완선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 김현식 ‘내사랑 내곁에’ 신승훈 ‘미소속에 비친 그대’ ‘보이지 않는 사랑’ 이문세 ‘옛사랑’ 015B ‘아주 오래된 연인들’ 서태지와 아이들 ‘난 알아요’ ‘환상속의 그대’ 현진영 ‘흐린 기억속의 그대’ ‘하여가’ 김건모 ‘핑계’ ‘잘못된 만남’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