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서영(30) 역시 마찬가지다. 그를 보고 섹시 이미지를 떠올리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이브의 유혹’, ’색시몽’ 등이 그를 섹시 이미지로 규정해 버린다. 드라마 ’야차’에서도 농염함이 돋보였다. 하지만 서영에게도 ’당연히’ 다른 모습이 있다.
빅히트한 영화는 아니지만 2011년 ’원더풀 라디오’에서 이민정과 호흡을 맞췄다. 걸그룹 멤버로 나왔었다. 새로운 이미지를 보일 기회였으나 그에게는 운이 따르지 않았다. 이전 회사 사정으로 연기 활동을 잠시 쉬어야만 했기 때문이다. 섹시 이미지 소비를 상쇄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연기 스펙트럼을 넓힐 기회를 놓쳤다. 하지만 서영은 자신을 돌아볼 기회였다고 긍정했다.
그는 "과거 섹시 이미지로 소비될 때도 절대 나쁜 시간은 아니었다"고 회상했다. 과거를 부정하거나, 이전 소속사 관계자들을 비난하지도 않는다. "제가 나름 8년 정도 활동했거든요. 매니저분들도 저를 많이 도와주셨고요. 그 시간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아요. 그렇게 되면 제가 없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잖아요.(웃음)"
서영은 "어느덧 30대가 되었는데 대중에게 잊히는 건 두렵다. 하지만 복귀하고 다른 모습을 선보이게 되면 대중이 조금은 더 나를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서영은 "섹시 이미지가 그렇게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짚었다. "어떤 작품에서 연기를 하다가, 또 다른 좋은 작품을 만났는데 그 속에 노출이 있다면 당연히 응해야 한다"는 배우로서 지녀야 할 자세가 다부지다. 다만 "이제까지 그런 이미지를 자주 보였으니 다른 모습도 보이면서, 내게도 다양한 면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는 바람이다.
몇몇 작품과도 출연을 타진 중인 서영은 아직 확정이 안 돼 뭐라고 말할 순 없지만, 새로운 모습으로 관객 혹은 시청자를 찾을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특히 액션 연기에 욕심을 냈다. UDT 출신 아버지 덕에 많은 운동을 어렸을 때부터 섭렵했다는 서영. 태권도는 기본이고, 무예타이 등 몸을 사용하는 운동은 다 해봤다고 한다. 여배우로서는 드물게 복근이 있을 정도다. 꾸준한 운동의 결과다.
"운동을 미친듯이 한다"는 그는 "데뷔 때부터 많은 분이 몸매 좋다는 얘기를 해줘서 그런지 몸매는 포기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먹는 것을 좋아한다"는 그지만 "조금만 먹어도 살이 쉽게 찌는 체질이라 열심히 관리하고 있다"고 웃었다.
"저 역할은 서영이 하니 정말 잘한다는 얘기를 듣고 싶어요. 악녀로써 강한 이미지를 보이는 연기도 하고 싶고요. 평범한 연기도 할 수 있지만 다른 분들이 쉽게 도전할 수 없는 역할을 잘 소화해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제일 크죠."
연기를 향한 서영의 마음가짐은 확고했다.
"개그맨이나 가수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배우는 실제의 내 공간과 연기자로서의 공간이 철저히 달라야 한다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들의 인생을 보여줘야 하잖아요. 그런데 개인 서영이 안 좋은 모습으로 비치면 문제가 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방탕한(?) 생활은 안 해요.(웃음)"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사진 유용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