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규는 KBS 1TV 대하사극 ‘정도전’에서 희대의 악역 이인임 역을 맛깔나게 소화하며 시청자들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고려 말 관료인 이인임은 역사적으로 무명(!)에 가까웠지만 ‘정도전’을 통해 일약 스타로 떠오른 인물이다.
죽은 공민왕(김명수)이건, 명덕태후(이덕희)건 백전노장 최영(서인석) 장군 앞에서건, 죽기 살기로 달려드는 신진사대부들 앞에서건 자신에게 걸림돌이 되는 모든 세력 앞에 정치에 대해 한 수 가르치려 드는 능구렁이 정치 9단으로, 노회한 정치인의 전형이자 부패하며 악랄한 기득권 세력의 정점에 서있기도 하다.
이쯤 되다 보니 이인임을 영화 ‘배트맨’ 속 악당 ‘조커’로 규정한 ‘이인임 조커설’이 네티즌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 자신에게 도전하는 이라면 그게 누구든 무참히 짓밟는 그 미소조차 섬뜩한 그의 모습에서 조커를 연상하는 것.
특히 입 양 미간을 찢어 올려 가만히 있을 때도 웃는 모습인 ‘조커’와 어딘지 모르게 닮은꼴이라는 게 네티즌들의 견해다.
하지만 이인임과 조커는 정반대의 캐릭터이기도 하다. 감정 컨트롤이 전혀 안 되는 조커와 달리 이인임은 냉정하다 못해 냉혈한처럼 보일 정도로 감정 절제에 탁월하다. 상대에게 웬만해선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좀처럼 흥분하지 않고 사람 속을 뒤집어놓는다.
한편 1일 방송되는 ‘정도전’ 9회 예고에서는 이인임과의 대결을 암시한 이성계(유동근)의 모습이 그려져 흥미진진한 전개를 엿보게 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