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정선 기자] 일간베스트 저장소(이하 ‘일베’) 논란, 표절논란 등 2013년 한 해 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그룹 크레용팝에 대한 잡음은 2014년에도 끊이지 않았다.
26일 한 누리꾼은 온라인상에 지난 23일 열린 ‘제23회 하이원 서울가요대상’의 엔딩 장면을 올렸다. 이를 발단으로 크레용팝의 태도 논란이 불거졌다. 이 누리꾼에 따르면 당시 전 출연진이 모여 엔딩을 장식하던 중 크레용팝의 멤버 웨이가 앞에 서 있는 선배 그룹 소녀시대 멤버 써니를 밀쳤다는 것이다.
↑ 사진=MBN스타 DB |
이들이 처음 대중들의 관심을 끌었던 것은 일베 논란이었다. 이들의 소속사 대표가 극우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인 일베에 글을 게재했고, 멤버들 역시 ‘노무노무’ 등 해당 사이트에서 왜곡돼 사용되는 표현을 언급해 구설수에 올랐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노이즈 마케팅’이라 비판했고, 일부에서는 크레용팝 대표가 실제로 일베에서 활발히 활동한다는 주장까지 제기했다.
당시 소속사 대표는 “(일베에) 접속한 사실은 맞지만 사이트를 이용한 사람이 같은 취지, 같은 목적으로 접속하지는 않는다. 콘셉트, 시기, 동향, 의견, 반응 등 정보 습득이었지 목적을 가지고 무엇을 조장하거나 분란을 일으키기 위해 특정 사이트에 접속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사실이든 아니든 크레용팝은 삽시간에 뜨거운 감자가 됐고 당시 발매된 앨범 ‘빠빠빠’는 음원차트 역주행은 물론, 지상파 음악방송에서 1위를 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인기가 오르자 논란은 더욱 거세졌다. 오픈마켓 옥션은 크레용팝을 광고모델로 내세웠다가 누리꾼들로부터 회원가입 철회 등 곤혹스러운 상황에 빠지기도 했으며, 소속사 대표의 해명에도 쉬이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빠빠빠’와 ‘꾸리스마스’가 표절 논란에 휩싸였으며, 팬사이트를 통해 팬들에게 더 이상 선물을 받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대신 이들은 조공 대신 선물 전용 계좌라는 타이틀로 ‘돈’을 요구했다. 입금된 금액은 일정 금액이 쌓인 후 불우한 이웃과 사회봉사단체에 기부한다고 했지만 팬들과 대중들의 비난의 화살은 피할 수 없었다.
속된 말로 이들을 두고 ‘일베용팝’ ‘일베가 키운 아이들’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고, 논란이 있을 때마다 인기가 급증하는 것을 들어 노이즈마케팅의 대표적인 예로 낙인찍혔다. 하지만 다수의 가요관계자들은 크레용팝의 인기를 이미 예견하고 있었다.
한 대중음악평론가는 “크레용팝의 ‘빠빠빠’는 당연히 뜰 것이라고 생각했다. 대중들은 늘 새로운 것을 원하고, 크레용팝의 노래는 이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하다. 뿐만 아니라 모두가 따라할 수 있도록 쉽고 중독성 있는 곡과 안무가 인기의 주요인”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가요 관계자 역시 “크레용팝이 나올 당시 ‘이 그룹은 뭔가’ 싶었는데 나조차도 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고 있었다”며 ‘빠빠빠’의 인기를 예감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의 인정하는 가운데서도 이러한 논란이 계속되는 이유는 쉽게 말해 ‘잘나가는 그룹’이기 때문이다. 사실 앞선 논란의 경우 오해할 만한, 논란이 될 만한 여지가 충분히 있었다. 그러나 26일 불거진 소녀시대 써니에 대한 태도 논란은 황당하기 그
‘논란을 몰고 다니는 걸그룹’이라는 꼬리표 때문인지, 몇몇 누리꾼들의 마녀사냥식 오버 때문인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억지스럽게 만들어낸 논란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의 싹을 잘라내는 일은 없어야할 것이다.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