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누나들과 오빠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종석과 박보영은 주로 부드럽고 귀여운 캐릭터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어느날 갑자기 이 두 사람이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를 쓰고 때로는 찌질하거나 살벌하게 변신한다면 얼마나 신선할까. 영화 ‘피끓는 청춘’(감독 이연우·제작 담소필름) 은 이종석과 박보영의 파격변신으로 신선함을 더했으며 동시에 1982년 충청도를 그대로 스크린에 옮겨 구수해도 너무 구수하다.
‘피끓는 청춘’은 1982년 충청도를 뒤흔든 전설의 대박사건을 그린 불타는 농촌 로맨스다. 이는 마치 총1088회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 드라마 ‘전원일기’를 연상케 해 친근하고 정겹다. 영화 소개줄을 비롯해 등장배우들과 주변배경 등도 딱 농촌스타일이다. 때문에 모든 상황들이 합을 이루며 환상적인 앙상블을 예고한다.
이종석은 극에서 찌질하지만 전설의 카사노바인 중길 역을 맡았고, 박보영은 전설의 일진 영숙 역을 맡았다. 그동안 좀처럼 볼 수 없던 새로운 모습이기에 이들의 변신은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거기에 1982년을 그대로 입은 듯한 2%부족한 패션과 머리모양은 우습지만 극에 재미를 더하는 요소다. 특히 대충 막 걸친 듯한 패션에도 이종석은 모델다운 훈훈한 다리길이와 옷태로 감탄을 안긴다.
배우들의 이색변신이 관심을 모으는 찰나, 그간 주로 영화 속에 등장하지 않았던 충청도, 그 중에서도 충청남도 홍성의 시대적 배경도 담겨 미지의 세계의 매력을 알린다. 느리기만 한 충청도의 일반 사투리와는 좀 다른 충청도와 전라도 중간 사투리 구사를 위해 배우들은 노력을 더했다.
‘써니’로 시작해 ‘건축학개론’ ‘응답하라 1997과 1994’로 이어진 복고열풍을 받아 ‘피끓는 청춘’에서 다양한 복고 소재가 등장한다. 빵집 데이트, 양은 도시락, 롤러스케이트, 치마인지 바지인지 구분이 안가는 나팔바지, 교련복, 맥가이버칼, 통학열차, 패싸움 등이 보는 재미를 높인다. 때문에 부모님세대는 격한 공감으로 당시의 추억을 여행하고, 자녀세대는 몰랐던 세계를 접해 흥미롭다. 전세대가 손잡고 관람이 가능하기에 가족과의 대화주제가 절로 생기는 보너스가 있는 작품이다.
‘피끓는 청춘’이라는 제목에 맞게 이종석을 사이에 둔 박보영과 이세영의 삼각관계도 돋보인다. 이에 이연우 감독은 “청소년은 사랑 때문에 또는 사랑을 위해서는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영화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영화를 크게 봤을 때는 질풍노도 시기의 청춘들의 피끓는 이야기지만, 그 이면에는 사랑을 위해 피끓는 청춘들의 열정이 담긴 셈이다.
↑ 사진=포스터 |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