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해커 이두희의 탈락 이후 ‘더 지니어스2:롤 브레이커’(이하 ‘더 지니어스2’)의 거센 후폭풍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이두희의 부당한 탈락과, 방송 초반부터 꾸준히 제기됐던 비연예인들을 배척하는 연예인들의 연합에 시청자들이 화가 나도 단단히 난 것이다. 상황이 악화되자 뒤늦게 제작진은 급하게 해명하며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지만, 어설픈 해명은 불난 시청자에 부채질하는 꼴이 됐다.
문제의 6회가 방송 된지 벌써 며칠이나 지났지만 논란이 좀처럼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시청자들은 TV 이례적으로 폐지 서명운동까지 나서며 방송에 대해 격렬하게 항의하고 있다. ‘인맥 관리로 승부가 갈리고 승리를 위해 절도까지 한다’는 불만으로 시작된 이 서명운동은 이틀 만에 8000명을 넘어섰으며, 지금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처음 만들어질 때부터 ‘더 지니어스’는 착한 예능과는 거리가 멀었다. 시즌1 역시 ‘더 지니어스2’처럼 승리를 위한 출연진들의 연합과 배척 그리고 배신, 속임수와 뒷거래 등이 현대 사회에서 일어나는 단면을 노골적으로 보여주었다. 같은 배신과 연합이 반복되건만, 왜 시즌1은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은 반면 ‘더 지니어스2’는 만신창이가 된 것일까.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더 지니어스2’ 출연진들의 게임방식에 기름을 붓듯, 지금까지 나왔던 다수의 연합을 필요로 하는 게임들만 제시한 제작진이었다. 시즌1의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히는 ‘오픈, 패스’는 다수연합의 견제를 깨고 홍진호 혼자의 힘으로 단독우승을 거두는 쾌거를 거두며 안방극장에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이처럼 당시 홍진호가 단독우승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아무도 찾아내지 못한 카드 뒷면 그림의 비밀을 유일하게 간파한 그의 실력도 있지만, 그에 앞서 게임 자체가 혼자의 힘으로도 충분히 단독우승을 이룰 수 있도록 기획됐기 때문이다.
실제 시즌1에서는 연합이 필요한 게임과 개인의 실력이 필요한 게임들을 적절하게 제시하면서 출연진들이 게임에 임할 수 있도록 했으나, ‘더 지니어스2’의 경우 메인매치 뿐 아니라, 탈락자를 가리는 데스메치 모두 연합게임을 진행했다. 데스메치 결합과 레이저 장기를 제외하고는 모든 게임이 연합과 또 연합이었다. 이와 같은 연합은, 가득이나 뭉치기 좋아하는 ‘더 지니어스2’ 출연진들의 연예인팀과 비연예인팀이라는 파벌을 낳았고, 어느새 게임은 두뇌싸움이 아닌 파벌싸움 혹은 정치싸움으로 변질되고 말았다.
이번 이두희의 탈락은 ‘더 지니어스2’의 파벌이 부른 최악의 결과였다. 연예인팀의 멤버인 은지원과 조유영은 이두희가 다른 곳에 눈을 돌린 사이, 게임에서 가장 위협이 되는 그의 신분증을 빼돌렸다. ‘폭력과 절도’만큼은 불가하다는 ‘더 지니어스’의 룰을 위반한 셈이다. 은지원과 조유경으로 인해 이두희는 메인매치가 종료되는 시점까지 게임에 참여하지 못하고 철저히 외부인으로 있을 수밖에 없었다. 게임에 참여하지 못해 안절부절 못하는 이두희를 보고도 그들은 신분증을 돌려주기 보다는 그저 장난이라며 가볍게 넘겼고, 이 사실을 안 연예인 연합 역시 그런 이들을 나무라기보다는 그들을 감싸며 분노한 이두희에게 장난스럽게 사과했다. 심지어 어차피 꼴찌가 확정된 이두희에게 자신에게 필요없는 카드를 교환하기까지 했다.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철저하게 자신들만을 생각한 것이다.
↑ 사진=더 지니어스2 캡처 |
이와 같은 연합과 배신, 그리고 게임규정을 어기면서 이득을 취하려는 출연진들의 모습은 지니어스한 이들의 두뇌싸움을 기대하는 시청자들을 향한 일종의 배신과 같았다. 시청자들은 원하는 것은 어려운 게임 속 자기만의 방식을 찾아 승리해나가는 카타르시스지 파벌로 관철된 추악한 승리가 아니다.
현재 시청자들의 비난이 좀처럼 줄어들 생각을 하지 않자 제작진은 공식보도자료를 통해 “프로그램을 통해 더욱 리얼하고 솔직한 인간의 내면을 드러내고자 노력하다 보니 간혹 극단적인 상황들이 전개됐다. 특히 지난 11일 6화 방송분에서 ‘은닉’은 결코 의도적으로 연출된 상황이 아니나 본의 아니게 시청자분들께 불편함을 드린 점 제작진 일동은 고개 숙여 사과드리며, 프로그램 규칙이 ‘신분증을 감추는 행위’를 금하지 않았으므로, 출연진의 행위 역시 전적으로 제작진의 실수”라며 “이 프로그램이 비록 연합, 배신 등 처세와 관계 전략을 본질로 삼는다 하더라도 ‘게임 룰 외의 은닉’과 같은 방식은 배제될 수 있도록 규칙을 더욱 정교화할 예정”라고 해명했다. 뒤늦게 논란을 수습하기 위해 나섰지만 이미 ‘더 지니어스2’에 실망한 시청자들의 마음은 쉽사리 풀리지 않고 있다.
13명의 참가자가 총 12회전의
금빛나 기자 shinebitn917@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