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는 1940년대 프랑스 몽마르뜨 언덕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평범한 공무원 듀티율이 벽을 자유자재로 넘어 다니는 능력을 갖게 되면서 벌어지는 기상천외한 사건들과 사랑이야기를 담았다.
흥미로운 점은 11명의 배우가 무려 23개의 역할을 소화한다는 것. 배우들은 최대 1인 4역까지 연기하면서 각 배역마다 180도 다른 모습으로 관객을 찾는다. 수 년 간의 경력을 입증하듯, 배우들의 시원한 가창력과 개성강한 연기력이 인상적이다.
특히 놀라온 건 그룹 ‘신화’의 틀을 완전히 벗어버린 김동완. 원조 아이돌 그룹 멤버로 인지도를 쌓은 만큼 그의 뒤에는 늘 ‘아이돌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신화’라는 강력한 아우라가 있었다.
16년의 연륜이 묻어나는 안정적인 가창력과 섬세한 표정연기. 그의 실제 모습과 묘하게 닮은 싱크로율이 몰입도를 높인다.
극 중 듀티율은 사랑 앞에서 바보가 되는 ‘순수남’이다. 그는 짝사랑하는 이사벨에게 물건을 주워줄 때조차도 얼굴을 쳐다보지 못한다. 고백을 결심하고 집 앞에 찾아가서도 한참을 망설인다. 벽 속에 갇혔을 때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짐이 될까 걱정하는 착한남자다.
이런 듀티율의 모습은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김동완의 이미지와 통하는 부분이 있다. 그는 작년 4월 종영한 KBS 드라마 ‘힘내요, 미스터 김!’을 통해 ‘순수하고 헌신적인 남자’ 이미지를 얻었다. 또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멤버들의 짓궂은 장난에도 항상 해맑게 웃는 ‘바보스러울 정도’로 착한남자다.
‘신화’도 연기자도 아닌 뮤지컬
한편,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는 오는 2014년 1월 26일까지 서울 종로구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이후 2월 15일부터 인천, 대전, 전주, 광주, 수원 등에서 투어공연을 할 예정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태리 인턴기자/사진 강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