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나영 기자] 지난 2013년 유독 눈길 끄는 배우가 있었다. 강하늘은 뮤지컬 무대에서 연기 내공을 다져온 유명주로 손꼽힌 배우다. 한 해동안 빠른 속도로 성장하며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뮤지컬 ‘천상시계’(2006) ‘카르페디엠’(2007) ‘스프링 어웨이크닝’(2009) ‘쓰릴미’(2010) ‘왕세자 실종사건’(2011) ‘어쌔신’(2012) 등 다수의 뮤지컬에 출연해 연기력을 인정받으며 신예로 떠오른 강하늘은 지난해 드라마 ‘몬스타’ ‘드라마 페스티벌-불온’ ‘상속자들’에 연달아 출연하며 영역을 확장시켰다.
1년 동안 연예계에서 많은 성장을 이룬 강하늘은 최근 SBS 새 주말드라마 ‘엔젤 아이즈’ 남자 주인공 아역과 영화 ‘소녀무덤’에도 출연을 논의 중이다. 누구보다도 2014년이 기대되는 스타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강하늘은 예의 바른 유쾌한 청년의 모습 그대로였다. 본사에 들어오자마자 보이는 이들에게 일일이 목인사와 환한 웃음을 건넸다.
“2013년은 정말 꿈만 같았던 한 해에요. 특히 ‘상속자들’은 워낙 유명한 스타들이 출연해 촬영 전 그 사이에 덩그러니 떨어지는 느낌이 들으면 어떡하나 걱정이 많이 됐는데, 그분들이 먼저 다가와 인사도 해주시니까 고마웠고 오랜 시간이 흘러도 잊지 못할 것 같아요. 그 작품에 참여했었나 싶을 정도로 꿈같아서 아직 실감이 나지 않아요.”
↑ 사진= 이현지 기자 |
“생각해보니 있는 것 같아요. 제가 혼자 살고 있어요. 어느 날 음식을 만들기 위해 장을 보러 갔는데 채소 파는 아주머니가 ‘상속자들’에서 정말 잘 봤다면서 양상추를 공짜로 주셨어요(하하). 그래도 아직까지 저를 알아보시는 분들이 많지는 않아요. 아직도 샵에 갈 때 누군가를 고생시키는 게 죄송해서 매니저한테 데리러 오지 말라고 한 후 혼자 대중교통을 이용해요. 최근에도 버스를 탔는데, 다들 스마트폰을 하고 있어서 못 알아보셨어요(하하).”
강하늘은 ‘상속자들’에서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꿈을 위해 부모와 부딪히는 강단있고 묵직한 모습을 보여주는가 하면, 학교에서는 능글맞은 방송반 PD이자 전교 회장으로 반전 모습을 보였다. 실제 성격은 학교에서 활동하는 효신과 흡사해 보였다.
“효신이랑 닮은 부분은 남들에게 자기 속내를 들키지 않으려고 빙빙 돌려 말하고 능구렁이 같아 보인다는 점이에요. 남들에게 속내를 드러내면 듣는 사람이 부담스럽게 느낄 것 같아서죠. 많은 사람이 있을 때는 제 주장을 펼치지 않고 따라가는 편이에요. 보통 사람들은 저의 우유부단하고 감추는 성격을 보고, 속으로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하는 데 그런 것은 아니에요. 예를 들어 ‘이런 부분에서 화를 내야 하지 않아’라면서 분노하지 않는 저를 보고 가식적이다고 하는데, 저는 정말 화가 안 나요.”
순한 강하늘의 고향은 부산이다. 남자 중에 남자인 부산 사나이지만,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표준어를 구사한다. 그는 “쉴 때는 부산에 자주 내려가는데 약 이틀간의 사투리 적응 기간이 필요해요. ‘응답하라 1994’ 팬이고, 영화 ‘바람’을 몇 번 돌려볼 정도로 정우 선배의 팬이라서 ‘상속자들’ 촬영하면서도 꼭 챙겨봤어요. ‘응답하라 1994’처럼 나중에 사투리 연기가 필요한 작품에 출연할 기회가 있다면 도전해보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 사진= 이현지 기자 |
“중학교 때 취미삼아 교회 안에서 하는 연극단에 갔어요. 그때 소품 팀이었는데 배우들이 끝나고 인사한 후 스태프를 모아 무대에서 인사를 했는데 눈물이 났어요. 아직까지 왜 운지도 모르겠는데 눈물이 났어요. 커튼콜 때 울었던 기억, 느낌 때문에 연기를 하는 것 같아요. 이후 연극반이 있는 일반계 고등학교에 진입해 연기를 하다가 점점 하고 싶은 마음이 커져서 예고로 편입을 하게 됐어요. 부모님이 반대를 하긴 했지만 남들처럼 거세게 하지 않았죠. 나중에 들어보니까 두 분은 연기가 힘든 걸 알기에 중간에 포기할 줄 알았다고 했어요. 지금은 부모님이 응원해주시고 밀어주신 거에 대해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연기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도 강하늘은 자신의 고향을 ‘연극과 뮤지컬 무대’라고 칭했다. 언제든 돌아가고 싶은 곳이란다.
“무대는 고향이에요. 언제라도 돌아가고 싶어요. 그런 생각이 있음에도 드라마에 출연하는 이유요? 예전에 연기를 잘하는 한 선배의 공연에 관객이 없어서 문을 내린 적이 있었어요. 마진을 못 맞춰 없어진 것이죠. 정말 슬펐어요. 저는 관객들이 배우의 연기에 감탄하고 좋은 작품을 보고 느꼈으면 좋겠어요. 제 나름의 생각으로 조금이라도 제가 알려지면 혹시라도 저를 보기 위해 좋은 작품과 선배들의 모습을 접하실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열심히 활동하고 있어요.”
↑ 사진= 이현지 기자 |
“먼저 황정민 선배를 존경합니다. 또 ‘쇼생크 탈출’ ‘배트맨’에 나온 모건 프리먼, 김뢰하 선배님이랑 유오성 선배님을 존경해요. 개인적으로 알지 못하지만 처음 선배님들의 연기를 보고 자극을 받았어요. 꼭 맡은 배역의 삶을 언젠가 살아봤을 것 같은 믿음을 주셨어요. 특히 모건 프리먼은 인생을 바꾸게 한 사람이에요. 고등학교 때까지 독서를 싫어했는데 한 인터뷰에서 그가 ‘배우는 책을 읽는 사람의 다른 말이다’라는 말을 듣고 책 읽는 걸 습관을 시작해서 이제는 취미가 됐어요.”
맡은 배역을 더 감명 깊게 연기하기 위해 한 페이지를 보면 졸던 강하늘, 이제는 쉬는 날에도 취미로 독서를 한다고 한다. “독서를 하는 것도 좋아하는데, 무에타이 같은 운동과 영화 보는 것도 좋아해요. 쉬는 기간에는 여행을 가기도 하는데, 국외보다는 국내여행을 가요. 누군가와 함께 가기보다는 힐링을 하기 위해 혼자 여행을 가죠. 산 혹은 바다 쪽 예쁜 펜션을 찾아서 힐링을 하고 혼자 책 읽으면서 휴식을 취하는 편이에요.”
현재 차기작을 준비 중인 강하늘, 바쁜 2013년을 보낸 만큼 2014년에 더욱 대중의 기대가 크다. 그가 바라본 2013년과 2014년은 어떠할까.
“‘상속자들’로 꿈 같은 나날을 보냈지만 높은 시청률만큼 주변에서 저를 챙겨주셨는 분들이 많아졌어요. 그러면서 두려움이 생겼어요. 그분들의 수고를 당연시 여겨 나락에 빠질 것 같다는 생각이요. 그래서 지금 정신적으로 긴장한 상태에요. 지인들에게 ‘부모님께 바빠도 연락하자’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 씁쓸
김나영 기자 kny818@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