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2013년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된 ‘만찬’과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부문에 초청된 ‘한공주’가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 당시 폭발적인 반응을 받았기에 두 작품의 극장 개봉은 반갑고 떨리기까지 한다.
오는 23일 개봉 예정인 ‘만찬’은 우리 시대를 살아가는 한 평범한 가족에게 찾아온 예기치 않은 불행을 통해 행복과 불행이 교차하는 삶의 이면을 냉정하게 묘사하며 관객들에게 화두를 던진다. 특히 2011년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펀드 인큐베이팅 지원작이자 2013년 부산국제영화제 한국 독립영화 최초로 폐막작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은 작품이다. 예매 개시 3분 55초 만에 전석 매진되며 영화제 개 폐막작 사상 최초의 기립박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만찬’에는 유명한 배우, 아름다운 주변 배경, 손에 땀을 쥐는 갈등과 긴장감도 없지만 어딘지 모르게 친숙하고 공감된다. 이는 지극히 평범한 한 가족의 이야기를 사람냄새 나게 그렸기 때문이다. 행복한 가족에게 예상치 못한 사건이 벌어지고 이를 풀어나가는 과정을 통해 가족들과 편하게 밥한 끼 먹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소소한 일상의 중요성을 깨닫게 도와준다.
‘나라면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까?’라는 물음표를 던지기도 하며 푸짐한 밥상이 아닌 그냥 온 가족이 둘러앉아 하하호호 웃으며 밥을 먹는 게 진정한 만찬임을 알게한다.
부산국제영화제 당시 ‘만찬’을 연출한 영화감독 김동현은 작품에 대한 무한 애정을 보인 바 있다. 김 감독은 “일단 개봉할 극장을 많이 잡는 것이 중요하지만 결국 관객에게 다가가는 건 영화의 힘이다. 영화 자체에 믿음이 있고 나에 대한 믿음도 있다. 때문에 만약 상실되더라도 스스로 상실감이 복구되곤 한다. 이런 기능이 내 안에 있기에 큰 실망도, 큰 기대도 하지 않는다”고 담담하게 밝혔다.
2014년 개봉을 앞두고 있는 ‘한공주’ 역시 부산국제영화제 당시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지방 소도시에서 인천으로 전학을 간 여고생 한공주(천우희 분)가 겪은 과거 사건과 그 이후의 이야기를 담은 ‘한공주’. 개봉과 동시에 시민평론가상과 CGV 무비꼴라쥬상을 휩쓸며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열혈스태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거기에 제13회 마라케시 영화제에서 최고상인 금별상을 수상하며 식지않는 인기를 보여줬다. ‘한공주’를 연출한 이수진 감독은 수상에 대해 감사인사를 전하며 한공주를 향한 응원메시지를 건넸다. 이 감독은 “평소에 매우 좋아하고 존경하는 감독님들, 배우 분들께 나의 영화를 선보였을 때 그 순간을 잊지 못할 것 같다. 내가 만든 ‘한공주’에서 말하고 싶었던 여러 이야기 중에 하나가 어딘가에 있을 또 다른 공주들에게, 그 친구들을 응원하고 싶었다. 앞으로 좋은 영화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청소년 성폭행 피해자를 소재로 한 ‘한공주’는 보는 이들에게 강한 울림과 교훈을 전한다. 부모님도 외면한 주인공은 갈곳 없이 이곳저곳을 방황한다. 진정으로 보호와 도움이 필요하지만 그 누구도 섣불리 손을 내밀지 않는다. 이 모습은 보자마자 분노를 일으키지만 어쩌면 사회의 이중성을 담아낸 것 같아 그저 마음이 먹먹해진다.
CJ CGV무비꼴라쥬 이상윤 사업담당은 ‘한공주’에 대해 “우리 사회의 가슴 아픈 폭력성을 깊이 있게 성찰하고 아름답게 담아냈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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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