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가엔 이 배우?”…찰떡호흡 자랑하는 작가사단, 찾는 재미 쏠쏠

[MBN스타 남우정 기자] 사회생활에 성공하려면 줄타기를 잘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라인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속설은 드라마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일명 ‘사단’으로 불리는 드라마 작가의 라인들이 완벽한 호흡을 자랑하며 극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 중인 SBS 월화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이하 ‘따말’)는 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하는 불륜 소재를, 뻔하지 않게 표현하며 호평을 얻고 있다. 그 공은 인물들의 감정을 섬세하고 맛깔스러운 대사로 표현한 하명희 작가에게 있다.

하 작가는 이름만 들어도 딱 알 정도로 유명하지는 않다. KBS2 ‘부부클리닉-사랑과 전쟁’을 통해 기본을 닦았고 JTBC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이하 ‘우결수’)를 통해 대중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특히 ‘우결수’는 종편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마니아들을 형성하는 위력을 과시했다.

‘우결수’를 본 사람이라면 ‘따말’에서 반가운 얼굴들을 찾을 수 있다. 바로 최화정과 한그루다. ‘우결수’에서 하명희 작가와 이미 호흡을 맞췄던 두 사람은 ‘따뜻한 말 한마디’에서도 찰떡궁합을 자랑하고 있다.

↑ 사진=SBS, MBC

최화정은 특유의 화통하고 상쾌한 목소리로 하명희 작가의 대사를 맛깔나게 소화하며 극에서 깨알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한그루는 주인공 나은진(한혜진 분)의 동생으로 출연해 ‘따발총’을 연상케 하는 하 작가의 대사를 완벽하게 소화하고 있다. 특히 전작 ‘우결수’에서도 젊은 세대의 사랑을 공감가게 그려냈던 한그루는 ‘따말’에서도 솔직한 20대의 사회생활의 고충과 사랑을 보여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우결수’에서 최화정과 커플 연기를 선보였던 김진수도 ‘따말’ 1, 2회에 깜짝 출연하며 의리를 과시했다.

MBC ‘미스코리아’도 서숙향 작가와 이미 호흡을 맞췄던 배우들이 대부분 출연 중이다. ‘파스타’에서 함께 했던 주인공 이선균 이성민을 비롯해 조상기, 허태희 백봉기 최재환 등 조연까지 깨알 라인업을 자랑한다. 여기에 권석장 감독으로 인해 송선미 홍지민 등 ‘골든타임’ 출연진들까지 가세해 극을 더욱 풍부하게 해줬다.

이미 작가․감독과 여러 번 호흡을 맞췄던 이선균과 이성민의 가세만으로도 ‘미스코리아’는 천군마마를 얻은 셈이다. 이연희의 연기력에 많은 이들이 드라마 시작 전부터 우려를 표했으나 서 작가의 쫄깃한 대사, 권석장 감독의 감성 돋는 연출력, 이선균 이성민의 탄탄한 연기력이 합해져, 이연희의 연기력까지 돋보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 사진=SBS ‘따말’, MBC ‘미스코리아’ 방송캡처

작가, 감독, 배우의 삼박자 조화가 톱니바퀴처럼 맞아 떨어지니 시청률로는 경쟁작에 밀리고 있지만 연일 호평 세례가 쏟아지고 있다.

‘작가 사단’이라는 말을 탄생 시킨 김수현 작가도 현재 방영중인 SBS ‘세 번 결혼하는 여자’(이하 ‘세결여’)를 통해 엄지원, 송창의 하석진을 비롯한 수많은 중년 배우들이 김수현 작가와 재호흡을 맞추고 있으며 KBS2 ‘왕가네 식구들’에도 이태란 오현경 김해숙 나문희 김희정 등이 문영남 작가 작품에 연이어 출연 중이다.

이렇듯 배우들이 한 작가의 작품에 충성심을 갖고 출연하는 것은 특정 이미지로 고정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이미 함께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소통이 쉽고 완벽한 호흡을 보여주며 카메오로 등장할 땐 극의 재미를 배가시키기도 한다. 이는 작가가 배우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덕분에 시청자들은 믿고 볼 수 있는 드라마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작가 라인을 찾아내는 쏠쏠한 재미까지 얻었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