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서유경같이 여우짓 하는 스타일 싫어해요”
새침하고 도도한 외모와 달라도 너무 달랐다. 털털하다 못해 셀프디스를 하는가 하면 연애에 관한 질문을 하자 “너무 오래 쉬어서 기억도 안 난다”는 대답을 내놓았다. 작품 속 얄미운 이미지를 확 깨는 화통한 웃음이 매력적이었다.
한채아는 이달 초 종영한 KBS2 월화드라마 ‘미래의 선택’에서 미래에서 온 큰미래(최명길 분)으로 인해 운명이 뒤바뀐 서유경 역을 맡아 섬세한 연기를 펼쳤다. 하지만 남자들에겐 로망, 여자들에게 ‘공공의 적’으로 낙인 찍힌 캐릭터기에 빈축을 사기도 했다.
“저도 서유경 같은 스타일 정말 싫어한다. 여우 같은 애들은 여자 눈에 꼭 보인다. 사실 제가 안 좋아하는 캐릭터라서 하기 전에 망설이기도 했다. 근데 리포터라는 설정이 도전해볼만 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양심상 하지는 않지만 우리도 알게 모르게 여우짓을 하고 있다고 납득을 했다. 짝사랑 하는 사람 때문에 여우짓을 꾸미기도 했지만 이걸 짝사랑에 대한 공감으로 얻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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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이현지 기자 |
“사실 드라마를 하기 전에는 미래의 남편은 어떨지 이런 게 궁금하긴 했다. 하지만 드라마에서 큰 미래가 과거를 바꾸려고 하는 행동이 어긋나고 더 불행해지는 모습을 보니까 내 현실에 충실하고 후회하지 않는 삶은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을 충실하게 살고 싶다.”
매 작품마다 절절한 짝사랑을 선보였던 한채아는 ‘미래의 선택’에서도 커플로 이어지지 않았다. 전작 ‘각시탈’, ‘내 연애의 모든 것’에서도 짝사랑을 펼쳤고 ‘울랄라 부부’에서도 불륜을 저질렀지만 끝까지 사랑을 얻지는 못했다. 스스로도 ‘짝사랑의 아이콘’이라고 인정했다.
“정말 원 없이 하는 것 같다. 사실 이번엔 운명이 세주(정용화 분)과 정해져 있어서, 인연이었기 때문에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근데 어김없이 짝사랑으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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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하면 회사 이사님이 드라마 하면서 상대 배우가 대시한 적 없냐고 물으시더라. 그런 일이 전혀 없었다. 대시를 하면 나도 고민이라는 걸 해볼텐데 전혀 없다. 전 그냥 현장에선 남자다. 다들 절 남자 대하듯 했다. 여자로서 매력이 없나 보다. 연말이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
지난해 ‘히어로’, ‘각시탈’, ‘울랄라 부부’까지 다작을 펼쳤던 한채아는 올해에도 쉬지 않고 ‘내 연애의 모든 것’, ‘미래의 선택’에 연달아 출연하며 연기 욕심을 불태웠다. 스스로 올해 활동에 대해 평가해 달라고 하자 ‘내연모’ 얘기를 꺼냈다.
“무엇보다 ‘내연모’ 때 많이 편해졌다. 연기를 하면서 어느 정도의 긴장은 있었지만 편안해지고 일에 대한 부담이 없어졌다. 초반엔 부담도 있었지만 갈수록 편해지고 연기의 재미를 느꼈다. 사실 ‘미래의 선택’은 타이트한 스케줄로 촬영이 됐다. 예전 같으면 준비할 시간이 부족해 부담이 심했을 텐데 ‘내연모’ 이후라 정말 편해졌다. 많이들 안 봐주셔서 그렇지 전 많이 배우고 얻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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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고는 싶은데 연기에 목이 말라 있는 건 사실이다. 모든 작품이 시청률을 떠나서 잘 댔지만 그래도 연기로 임팩트를 줬으면 좋겠다. 그래서 좋은 작품을 찾고 있다. 하나 걸
솔직하다 못해 털털하고 쿨했다. 전형적인 여배우의 이미지는 찾을 수 없었다. 브라운관에 실제 모습이 제대로만 드러난다면 남자 뿐만 아니라 여성 시청자들까지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 부디 한채아가 본인에게 딱 맞는 옷을 입고 돌아오길 기대해본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