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정선 기자] 박진영의 19년은 뜨거웠다. 어느 한 순간도 차가워지거나, 적게는 미지근하지도 않았다. 음악은 당연하고 박진영이 말하는 ‘19년 음악인생’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또 하나가 바로 사랑이다.
19일부터 22일까지 오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진행된 ‘박진영의 나쁜파티-하프타임 쇼’(Halftime Show) 역시 그의 음악인생을 대변하듯 뜨거운 열기가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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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
#1. ‘날 떠나지마’(1994) ‘너의 뒤에서’(1994)
박진영의 음악인생은 1993년 시작된다. 그는 시간을 거슬러 ‘날 떠나지마’로 관객들을 그 당시 자신의 삶 속으로 끌어들였다. 사실 그보다 이전 박진영의 목소리는 KBS 드라마 ‘느낌’을 통해 먼저 알려졌다. 바로 ‘너의 뒤에서’다.
#2. ‘청혼가’(1995) ‘영원히 둘이서’(1995) ‘그녀는 예뻤다’(2001) ‘허니’(Honey/1998) ‘스윙 베이비’(Swing Baby/2001)
그렇게 진짜 가수로 살게 된 박진영에게 사랑이 찾아왔다. 1995년, 첫사랑과 만나고 관계는 결혼까지 이어졌다. 직접 축가를 만들어 부르고 영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이후 박진영의 ‘딴따라’ 인생이 시작된다. 음악에 미친 그는 직접 1집, 2집에서 가사와 멜로디를 만드는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편곡에까지 손을 댔다. 그 좋아하는 음악을 계속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1996년, 98년 두 장의 앨범을 만들어낸 박진영, 얼마나 좋았으면 앨범 크레딧에 ‘전체 작사·작곡·편곡 : 박진영’이라고 적었을까.
음악에 미쳤다는 표현이 그에게는 조금도 어색하지 않았다. 음악을 만드는 것에 재미를 느낀 그는 자신의 곡을 직접 만드는 것도 모자라, 곡을 주고 싶은 사람을 찾아 나섰다.
#3. 지오디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1999) 박지윤 ‘성인식’(2000) 비 ‘안녕이란 말대신’(2002)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던 박진영은 1999년 그는 남성그룹 지오디(god)를 만나고 다시 처음을 생각했다. 순수한 지오디 멤버들과 함께 생활하며 거품이 빠진 셈이다. 그래서 그는 순수한 이별, 사랑, 어머니, 가족에 대해 생각했고 이런 것들에서 영감은 받아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를 만들어냈다. 또 19살, 소녀와 여자의 경계에 선 박지윤에게 ‘성인식’을, 16 곳의 오디션 탈락을 맛보고 굶어죽기 직전 사자의 눈빛을 갖고 그를 찾아온 비에게 ‘안녕이라는 말’을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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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
#4. 난 여자가 있는데’(2001) ‘니가 사는 그집’(2007) ‘노 러브 노 모어’(No Love No More/2009)
말 그대로 승승장구였다. 만드는 곡마다 히트하고 가수에서 프로듀서로 인정받았다. 그렇게 하고 싶었던 음악에 미쳐 살던 그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쓸쓸함을 느낀다. 아내가 아닌 다른 여자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물 만난 고기처럼 클럽을 전전하고 여자를 만나던 그는 “다시는 누군가를, 그리고 내 자신을 다치게 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더 이상 사랑을 하지 말자고 다짐한다.
#5, 2AM ‘이 노래’(2008) 원더걸스 ‘노바디’(Nobody/2008) 미쓰에이 ‘배드 걸 굿 걸’(Bad Girl Good Girl/2010) 2PM ‘핸즈 업’(Hands Up/2011)
뜨겁게 사랑을 하던 그는 그 관심을 모두 음악에 쏟았다. 함께 춤추고 싶은 원더걸스, 도은 없지만 꿈은 있었던 2AM, 짐승 같은 매력의 2PM, 끼 많고 내실이 다져진 미쓰에이.
#6. ‘너 뿐이야’(Happy Ending Ver./2013) ‘하프타임’(Halftime/2013) ‘놀만큼 놀아봤어’(2013) ‘사랑이 제일 낫더라’(2013)
그는 계속해서 행복을 갈구했다. 인기로 얻은 행복은 조금씩 빈공간이 생겼고 결혼도, 일도, 미국 진출도…원하는 목표를 이루었음에도 그에게는 허전함이 남았다. 이때 박진영의 머릿속에 맴돈 단어는 ‘행복은 자유’였다.
자유를 찾아 헤매던 그는 과거 클럽을 전전하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도서관에 출석도장을 찍고 여행에 나섰다. 자유를 방해하는 한 가지는 자신이 가장 두렵다고 생각하는 ‘죽음’이었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함이다. 하지만 그가 내린 결론은 ‘사랑이 제일 낫더라’는 것이다.
여기까지가 박진영의 19년 음악인생이었다. 가수, 댄서, 프로듀서로서 살아온 박진영은 올해 9월 발매한 ‘하프타임’으로 자신의 삶의 중간 지점에서 ‘왜 열심히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흔적을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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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
#7. ‘엘리베이터’ ‘24시간이 모자라’ ‘딜리셔스’(Delicious)
스토리텔링으로 만들어진 이날 공연은 박진영의 19년 음악인생을 한 편의 일기를 보고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게 왜 나쁜 파티야’라며 아쉬운 한숨을 내쉬던 찰나 반전을 선사했다.
사랑이 제일 낫다면서 최근 결혼을 한 박진영은 “이제 무대 위에서만 다른 여자를 만나는 것이 허락된다”는 우스갯소리와 함께 ‘나쁜 파티’의 시작을 알렸다. “진짜 사랑이 제일 낫냐”는 섹슈얼한 여성의 말소리는 박진영을 한 여자의 남편이 아
여성과의 은밀한 상상을 하는 ‘엘리베이터’의 상황을 무대 위에 꾸며진 감옥 세트 위에서 연출하고, 즉석에서 여성 관객을 무대로 초청하며 관능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19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박진영은 처음에도, 지금까지도 여전히 ‘딴따라’다.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