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MBC 일일드라마 ‘오로라공주’ 여러모로 놀라운 작품임에 틀림없다. 개까지 포함해 통산 13명이라는 배우를 하차시키며 막장드라마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을 뿐 아니라, 내적으로도 꾸준히 제기됐던 각종 논란거리들을 총 출동시켰다.
‘오로라 공주’는 ‘논란의 공주’라고 불려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문제작이었다. “암세포도 생명이잖아요”로 통용되는 대사논란과 우연성에만 의존한 억지 설정논란 그리고 ‘임성한 작가 퇴출 서명운동’까지 일으켰던 연장과 개런티 논란, 늘어난 백옥담의 분량만큼 늘어난 배우 편애 논란까지 하차 논란을 제외하고 그밖에 일어났었던 각종 논란들을 살펴보았다.
◇ “암세포도 생명이잖아요”
↑ 사진=오로라공주 |
‘오로라 공주’ 내 명대사를 꼽자면 당연 극중 설설희(서하준 분)의 “암세포도 생명이잖아요”다. 지난달 6일 방송된 ‘오로라 공주’에서 설설희는 혈액암 사실을 알고 치료를 권하는 박지영(정주연 분)에게 “암세포들도 생명이다. 이유가 있어서 생겼을 것 같은데 원인이 있을 것. 이 세상 잘난 사람만 살아가야 하는 거 아니듯이 같이 지내보려고 한다”며 “나 살자고 내 잘못으로 생긴 암세포들 죽이는 짓 안 한다”고 쉽사리 이해할 수 없는 박애주의를 주장해 많은 이들의 실소를 자아냈다. 방송직후 각종 게시판에는 “암세포가 생명이면, 암환자들은 모두 살인자냐.” “어이없는 수 없는 황당한 대사” 등과 같은 지적이 이어졌다.
‘오로라 공주’는 이 외에도 문제적 대사들을 다루며 수많은 제작진들을 심의실로 불려가게 만들었다. 첫방송 당시 자신과의 잠자리를 거부하는 남편 오금성(손창민 분)을 향해 이강숙(이아현 분)은 자신의 가슴을 보여주며 “다른 집 남자들은 주물러 터트려서 귀찮아 죽겠대. 토끼 주제에”라며 온가족이 시청하는 7시 시간을 성적인 발언으로 물들인 바 있다. 여기에 왕여옥이 불륜상대 오금성과 헤어진 의붓딸 박주리(신주아 분)에게 위장임신을 부추기는 등 저속한 표현을 수차례 방송하며 가족단위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결국 이와 같은 발언들은 방송통신위원회에 제25조(윤리성)제1항, 제35조(성표현)제1항, 제44조(수용수준)제2항, 제51조(방송언어)제3항을 위반해 징계 및 경고를 받아 방송을 통해 사과문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오로라 공주’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ㅈㄹ도 풍년”이라며 욕설을 연상케 하는 말풍선 자막을 사용하며 TV를 보는 많은 이들을 아연실색케 했다.
◇ “10만 번을 절을 하니 여자들이 예뻐 보여.”
↑ 사진=오로라공주 |
방송 초기 ‘오로라 공주’는 박사공(김정도 분)과 나타샤(송원근 분)의 동성애를 그리며 수많은 이야기거리를 만들어냈다. 동성애자를 지나치게 희화화 한다는 비판이 일기도 했지만, 나타샤의 맛깔나는 연기는 드라마의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큰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랬던 나타샤는 박정도가 노다지(백옥담 분)과 사랑에 빠지면서 실연의 아픔을 겪었고, 지방으로 내려가면서 극에서 자연스럽게 사라졌었다.
하지만 나타샤는 11월 29일 방송부터 다시 등장했다. 트레이드 마크였던 긴 머리를 자르고 남성미를 한껏 드러내며 옛 연인 박사공을 찾아간 나타샤는 자신의 성정체성이 바뀌었음을 밝혀 모두를 놀라게 했다. 어떻게 해서 여자를 좋아하게 됐느냐는 사람들의 질문에 나타샤는 “1000번 하니 남자들이 눈에 안 들어오고, 10만 번을 넘어가니까 희한하게 여자들이 예뻐 보이더라”고 고백했다.
동성애자에서 이성애자로 전환되는 과정이 황당했을 뿐 아니라 지나치게 우연과 초월적인 힘에 의존해 시청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이와 같은 억지설정 논란은 ‘꿍따리 샤바라’ 논란에서도 드러났다. 뇌출혈 이후 휠체어 생활을 했던 설설희는 자신을 간호해주는 황마마(오창석 분)와 오로라와 함께 노래방을 향했고, 클론의 ‘꿍따리 샤바라’를 열창하다가 갑자기 일어서는 기적을 보여주었다. ‘꿍따리 샤바라’를 부른 클론 멤버 강원래가 오토바이 사고로 하반신 마비인 상태임 만큼, 강원래를 조롱했다는 비판까지 이어졌다.
◇ 120부에서 150부로, 175부까지 갔다가 다시 150부로
당초 120부작으로 시작된 ‘오로라 공주’는 풀어낼 이야기가 많는 임성한 작가의 요청에 의해 30회 추가해 150부로 연장한 바 있다. 이후 많은 배우들을 하차시키고 새로운 배우로 채우며, 개연성 없는 전개의 이야기를 신나게 펼치던 임성한 작가는 아직도 할 이야기가 많다며 50부를 추가 연장해야 한다고 요구했고, 이는 곧 대중들에게 알려지며 공분을 샀다.
분노한 대중들은 ‘오로라 공주’ 연장 반대 및 임성한 작가 퇴출 서명운동을 보이며 강력한 반대의 의사를 표했었다. 이 서명운동은 일주일도 안 돼 목표치였던 1,000명을 넘어섰을 뿐 아니라 18,000명이 서명 참여해 더 이상의 연장은 허락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대중들의 반감에 못이긴 ‘오로라 공주는’ 50회에서 25회로 양을 줄여 추가 연장한다고 하더니, 결국 연장을 포기, 150부로 마무리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나왔던 문제는 바로 임성한 작가의 원고비였다. 1회당 1800만원의 원고료를 받고 있는 임성한 작가는 150부 종영을 기준으로 순수 원고료 수익만 27억원을 받게 된다. ‘임성한
이 밖에도 갑작스럽게 줄어든 남주인공 황마마의 분량 논란, 배우들의 하차와 함께 야금야금 분량을 늘려나가던 백옥담이 임성한의 친조카라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편애 논란에 시달리기도 했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917@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