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2013 MBC 드라마는 ‘오로라 공주’로 대변되는 막장드라마에서 ‘구가의 서’로 볼 수 있는 신선한 시도, ‘여왕의 교실’과 같은 일본드라마 리메이크 작과 단막극의 부활까지 다양한 시도를 보여준 한 해로 기록된다.
이병훈표 사극 ‘마의’로 2013년의 포문을 연 MBC 월화드라마는 이후 ‘구가의 서’ ‘불의 여신 정이’ ‘기황후’에 이르기까지, 작가의 기발한 상상이 가미된 퓨전사극의 열풍이 강하게 불었다. 경쟁작이었던 SBS ‘야왕’에 밀려 17.8%를 기록한 ‘마의’는 동시간대 2위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조승우의 열연과 함께 ‘막장’없는 따뜻한 이야기로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후 바통을 이어받은 ‘구가의 서’는 잘 만든 드라마의 승리였다. 판타지 퓨전 사극이라는 생소한 장르에 사극연기를 보장할 수 없는 이승기-수지의 조합이라는 점에서 방영 전 불안한 시선을 받았던 ‘구가의 서’는 살아있는 캐릭터와 배우들의 열연, 잘 짜인 스토리 전개로 안방극장의 호평 속 웃으며 마무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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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왜곡이라는 역풍을 정면으로 맞은 ‘기황후’는 풍전등화와 같았다. 국내 역사적 평가가 엇갈리는 기황후라는 인물에 고려시대 역사 중 희대의 폭군으로 기록된 충혜왕을 성군으로 그린다는 비난을 받았던 ‘기황후’는 결국 충혜왕을 왕유라는 고려시대 가상의 왕으로 바꾸고, 드라마 시작과 함께 ‘픽션사극’임을 알리는 자막을 공지해 논란을 최소화하고자 했다. 뚜껑을 연 ‘기황후’는 배우들의 열연과 함께 탄탄한 스토리가 사랑을 받으며 빠른 시간 내에 시청률 상승을 이뤄냈고, 지난 9일 방송에서는 20.2%(닐슨코리아, 전국기준)라는 자체최고시청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수목드라마는 상반기 성적은 훌륭했으나, 하반기는 그다지 녹녹치 못했다. 주원·최강희 주연의 로맨틱코미디 ‘7급 공무원’과 송승헌·신세경 주연의 정통치정극 ‘남자가 사랑할 때’은 10%대 시청률을 넘기며 무난함을 보인 반면, 이준기 주연의 ‘투윅스’와 권상우·정려원 주연의 ‘메디컬탑팀’은 다소 부진했기 때문이다. ‘여왕의 교실’ 역시 작품성은 인정받았지만 문화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일본 리메이크 드라마의 한계를 보여주며 10%의 장벽을 넘지 못한 채 마무리 됐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건 2013년 MBC 드라마 사상 최저 시청률을 기록한 ‘메디컬 탑팀’(단막극, 스페셜방송 제외)의 성적이었다. 3.6%라는 자체최저시청률을 세운 ‘메디컬탑팀’은 흥행보증수표와 같았던 의학드라마에 많은 과제를 안겨주며 조용히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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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가 며느리를 정신병원에 가두고 아들을 바꿔치기 하는 등의 설정으로 막장드라마라는 오명을 얻기도 한 ‘백년의 유산’이지만 권선징악에 충실한 만큼 시청률 면에서는 ‘대박’이었다. ‘백년의 유산’ 후속작인 ‘스캔들’은 초반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를 모티브로 하는 부실공사 백화점 붕괴사고의 재연함과 동시에, 백화점 붕괴사고로 아들을 잃은 아버지가 복수를 위해 백화점 건설 회장의 친 아들을 유괴한다는 자극적인 설정으로 눈길을 끌었었다. 여기에 조재현, 신은경, 박상민 등 이미 연기로 정평이 나있는 배우들의 연기대결과 김재원, 기태영, 조윤희 등 젊은 배우들의 호연이 어우러지면서 높은 시청율을 기록했지만, 뒤로 갈수록 진부하면서도 지루한 전개가 이어지면서 다소 아쉬운 마무리를 지었다. 김유정, 오재무 등 잘나가는 아역배우들을 앞세운 ‘황금무지개’는 2012년 드라마 ‘메이퀸’의 자매작 같다는 지적을 듣기는 했으나,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 ‘세 번 결혼한 여자’를 추월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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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임성한 작가 퇴출 서명운동’까지 등장할 정도로 ‘오로라공주’는 시청자들의 맹비난을 받으며 올 한해 최고의 ‘트러블 메이커’로 떠올랐다. 최근까지도 ‘오로라공주’는 남자주인공 황마마(오창석 분)를 갑작스러운 사고사로 죽여 시청자를 아연실색케 했다.
2013년 MBC 드라마 판도 중 또 하나 눈길을 끄는 부분은 바로 7년 만에 이루어진 단막극의 부활이었다. 지난 10월 ‘드라마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으로 화려한 포문을 연 MBC 단막극은 화려한 영상미와 동시에 신인작가들이 선보이는 탄탄한 스토리의 대본, 그리고 백일섭, 조승우, 문소리 등 유명 배우들의 자발적인 출연으로 완성도를 높였다. 비록 시청률은 저조했지만 ‘드라마 페스티벌’이 보여준 가치만큼은 결코 작지 않았다.
‘메디컬 탑팀’은 12일 종영됐으며, 문제의 ‘
금빛나 기자 shinebitn917@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