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정선·여수정 기자] 지상파 3사와 케이블방송 tvN은 각각 자신의 방송사를 대표하는 개그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 시청률에서 각각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프로그램 내에서 코너 하나하나에 몰입하고 있는 개그맨들은 자신들이 보여주고 싶은 웃음을 위해 오늘도 고군분투한다.
특히 시청률과 편성 시간에 대한 아쉬움이 동반되지만, 그것에 안주하지 않는 다는 것이 공통적인 입장이다. 이들은 시청률 보다, 그저 현장을 찾은 관객들을 위해 진정성 있는 공연을 펼치고, 그로 인한 입소문을 통해 코미디에 대한 투자가 활발히 이루어지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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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개그콘서트’이하 (‘개콘’)는 코미디 프로그램 중 가장 대중적인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개콘’의 김상미 PD는 프로그램의 인기 요인에 대해 ‘생활 밀착형’ 개그, 그리고 코미디언들의 연기력을 가장 높이 평가했다.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를 이용해 개그를 표현하므로 공감이 쉽다. 또한 특화된 개그라기보다는 온가족이 모여 함께 보고 즐길 수 있는 개그를 구현하기 때문에 대중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다. 또 개그 소재가 아무리 좋아도 코미디언들이 이를 잘 표현하지 못하면 그 좋은 아이템들이 모두 허사로 돌아가기 마련이다. ‘개콘’의 출연진은 모두 어느 정도의 연기력이 뒷받침 된다. 배우처럼 특출 나지는 않지만 공감이 가능하고 몰입이 가능한 연기를 보여주기에 공감대가 잘 전달되는 것 같다.”
‘개콘’이 생활 밀착형 개그로 인기를 끌고 있다면, tvN ‘코미디 빅리그’(이하 ‘코빅’)는 ‘경쟁’을 통한 긴장감 형성이 가장 큰 강점으로 볼 수 있다. ‘코빅’은 케이블 코미디 프로그램 중 단연 선두 격이다. 특히 지상파 3사와 비교해도 남다른 포맷으로 눈길을 끈다. 바로 코너 간의 경쟁을 붙인 것이다. ‘코빅’의 김석현 PD의 “강한 자만 살아남는다”는 말이 실감될 정도로 관객들의 반응에 따라 코너의 변화 속도는 그야말로 LTE급이다.
“경쟁을 통한 진정성을 담는 것이 ‘코빅’의 과제다. 그렇다보니 객석이 더 이상 원하지 않는다 싶으면 바로 내릴 수밖에 없다. 실력있는 사람만 살아남을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거다. 처음 시작할 때와 지금의 출연 코미디언들이 절반 이상은 바뀌었을 거다. 살아남거나 프로그램에 대표성을 띄는 사람 외에는 모두 바뀐 것을 볼 수 있다.”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하 ‘웃찾사’)은 지난 2003년 첫 방송된 이후 폐지와 부활을 겪었다. ‘웃찾사’의 박재용 PD에 따르면 이들은 힘든 시기를 겪은 만큼 더욱 재기에 힘쓰고 있으며, 무엇보다 과감한 시도를 통한 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웃찾사’는 색다르고 새로운 소재로 새로운 웃음을 선사하고자 늘 시도한다. 남들이 안했던 소재를 주로 찾으려고 노력하며 공연장에서의 반응을 토대로 새로움을 추구하는 게 ‘웃찾사’의 강점이다. 개그맨끼리의 회의를 한번 한 후 연출진과 2~3일 동안 또다시 회의를 해 내용을 보충 보완한다. 특히 공개코미디의 틀은 유지하고 거기에 과감한 시도를 보이고 있다. 주로 비공개적 요소나 버라이어티적 요소를 가미한다.”
MBC ‘코미디에 빠지다’(이하 ‘코빠’)는 지난해 2월 폐지된 ‘웃고 또 웃고’의 후속프로그램이다. MBC 공채 코미디언 채용에 있어서 큰 공백이 있었지만, 이를 역으로 이용해 신인 코미디언과 베테랑들의 조화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명진 PD가 강조하는 신구(新舊)의 조화를 이룬다는 것이 바로 그 것이다.
“‘코빠’는 신인들을 무대에 세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참신함이 뒤따르게 되어 있다. 물론 신인이라는 위험성도 있지만, 그만큼 제작진이 개입을 해 방송적으로 다소 거친 면들을 매끄럽게 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제 1년 정도 프로그램이 방영되고 있는데 조금씩 발전하고 있는 것은 바로 신구의 조화가 이루어지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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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처해진 상황 내에서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앞서 언급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편성 시간대와 ‘코빅’의 경우 다소 접근성이 떨어지는 케이블이라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있지 마련이다. 특히 ‘코빅’의 김석현 PD는 케이블의 장단점을 설명하며 대중들의 잘못된 선입견이 있다고 강조했다.
“지상파도 새롭고 과감한 걸 충분히 시도할 수는 있다고 본다. 그런데 대중들이 생각하는 이미지는 ‘케이블이니까 수위가 높다’는 것이다. 사실 지상파는 보수적인 성향이 있다. 하지만 이전에 ‘개콘’ 제작진으로 있을 당시와, 지금 ‘코빅’을 만들고 있는 내 자신에 큰 변화는 없다. 고로 프로그램은 단지 만드는 사람의 차이일 뿐이다. 케이블이라고 해서 수위를 높인다는 건 아니다. 그냥 개그 본연의 것들을 보여주는 거고, 15세 이상이 볼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거다. 단점이라면 총 시청량이 적어서 연속성을 갖기가 좀 힘든 부분이 있다. 시청률이 높으면 자기복제가 가능한데, 케이블은 그런 것들 자체가 불가능하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가장 안타까워 한 PD는 바로 ‘코빠’의 김명진 PD다. 그도 그럴 것이 ‘코빠’는 일요일 밤 12시 5분에 편성됐다. 이 프로그램 역시 ‘코빅’과 마찬가지로 밤에 하는 프로그램인 만큼 수위가 높을 것이라는 편견도 뒤따랐다. 뿐만 아니라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시청률에 대한 피드백은 현저히 적을 수밖에 없다는 안타까움도 있었다.
“늘 안타깝다. 사실 밤 12시 방송은 시청률에 큰 의미가 없다. 시청률 피드백이 오면 힘이 좀 날 텐데…. 지금은 시청률 보다 관객들에게 힘을 받고 있다. 과거에는 관객이 한 명도 없는 상태에서 공연을 할 때도 있었는데 이제 현장에 관객이 꽉 찬다.
박정선‧여수정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