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정선 기자] 최근 그룹 슈퍼주니어가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특별 강연을 했다.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어 오프라인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하더니 이제 강단에까지 오른 것이다.
슈퍼주니어의 소속사 SM 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지난 10일(현지시각) 슈퍼주니어가 옥스퍼드대 아시아태평양협회와 옥스퍼드대 한인학생회의 초청으로 옥스퍼드 유니온 디베이팅 체임버(Oxford Union Debating Chamber)에서 강연을 했다. 그룹을 대표해 강인, 은혁, 시원, 규현 등 4명이 강단에 올랐다.
슈퍼주니어의 이번 강연은 9일 월드투어 ‘슈퍼쇼 5’ 공연을 위해 런던을 방문하자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초청 의사를 밝혀 성사됐다. 주최 측은 “유럽에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최고의 한류 스타를 초청해 이 흐름을 이어가고자 한다. 슈퍼주니어의 방문은 옥스퍼드와 유럽에 한국 문화를 알리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강연은 옥스퍼드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공고되고 3일 만에 300여 명이 넘는 신청자가 몰렸다. 이들은 ‘슈퍼주니어: 더 라스트 맨 스탠딩’이라는 주제로 아시아를 비롯해 미주, 유럽까지 전 세계 100만 관객 돌파 기록을 세운 ‘슈퍼쇼’ 공연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선보이고, 자신들이 세운 다양한 기록을 수치로 한 ‘수치로 보는 슈퍼주니어’, 앨범 제작 과정, 직접 체험한 한류에 대한 생각 등 다채로운 이야기를 풀어 냈으며, 히트곡인 ‘쏘리쏘리’의 안무를 직접 알려주기도 했다.
슈퍼주니어의 옥스퍼드 강연은 국내 가수로서 두 번째였다. 첫 번째는 ‘국제스타’로 거듭난 싸이다. 싸이는 지난해 11월 옥스퍼드대에서 300명의 청중을 대상으로 ‘도전과 결단’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한 바 있다.
또한 싸이는 올해 5월 9일 하버드 대학 강단에도 올랐다. 하버드대학 측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K팝의 개척자’ 싸이가 하버드 강단에 선다. 한국의 멋을 가미하고 글로벌 팝 요소로 장식한 그의 멀티 플래티넘 싱글 ‘강남스타일’은 전 세계 음악 비평가와 팬들을 매료시켰다”고 전했다. 당초 싸이의 강연은 하버드대학 내 200명이 수용 가능한 사이 오디토리움(Tsai Auditorium)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번 강연 응모에 1400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려 8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메모리얼 처치(Memorial Church)로 장소를 변경했다.
메모리얼 처치는 영화배우 세스 맥팔레인,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 전 미국 부통령 앨 고어 등 유명 인사들이 강연을 펼쳤던 곳이다. 하버드 측의 초청으로 강연자로 나서는 싸이는 13년차 국내가수를 넘어 국제가수로서 큰 사랑을 받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청중들에게 전했다.
‘독도 지킴이’ 가수 김장훈은 최근 미국 콜롬비아대와 뉴욕대에서 이례적인 유료 강연을 펼쳤다. 그는 ‘사소하지만 거대한 애국심’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쳤으며, 입장료에 김장훈의 기부금까지 더해져 콜롬비아대에서는 한국학과의 발전기금으로, 뉴욕대에서는 신입 학생들에게 나눠줄 티셔츠 제작비용으로 사용했다. 김장훈은 이번 강연에서 두 시간 동안 애국심과 21세기 청년의 비전에 대해 강의하고, 학생들과 토론했으며 미니콘서트까지 열었다.
김장훈은 “유학생들과 2세, 3세들의 한국을 사랑하는 마음과 추진력에 무척 감동을 받았다. 집 떠나면 애국자라고 오히려 외국에 있는 학생들이 한국에 있는 학생들보다 한국사랑 실천에 대한 애착이 더 강하다는 걸 느꼈다. 진지하고 열정적인 나라사랑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전했다.
스타들의 외국 대학 강연을 두고 혹자는 “단순 팬미팅이 아니냐”는 시각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물론 팬미팅에 그칠 수도 있다. 하지만 홍보의도를 빼놓고 보더라도 해외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국내의 문화를 전파한다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
국내 한 대학의 조교로 일하고 있는 이수영(가명·27) 씨는 “스타들의 대학 강연이라는 것은 사실 팬미팅에 지나지 않는다. 특히 국내 대학교에서 스타들을 섭외하는 경우는 대부분 학교의 홍보를 위한 것이 대부분이고, 스타들 역시 강단에 선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과 홍보를 위해 이를 수락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씨는 “해외 대학의 경우에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 시점을 보면 아마도 한류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때와 맞물리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이전에는 모교 출신 가수, 혹은 한국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