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나영 기자] ‘드라마의 대모’ 김수현 작가는 ‘논란 배우’를 종종 기용해 화제를 모았다. ‘국민 드라마’를 다수 집필하고, 드라마 속 배우들 하나하나 빛나게 하는 작가인 만큼, ‘논란 배우’를 작품 안에 잘 녹아들게 해 기존의 이미지를 벗어날 수 있게 했다.
‘사랑이 뭐길래’ ‘목욕탕집 남자들’ ‘청춘의 덫’ ‘완전한 사랑’ ‘부모님 전상서’ ‘엄마가 뿔났다’ ‘인생은 아름다워’ ‘무자식 상팔자’ 등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수많은 작품을 히트시킨 김수현 작가는 오는 9일 첫 방송 예정인 ‘세 번 결혼하는 여자’에서 또 다시 논란 배우를 기용해 눈길을 끈다.
‘세 번 결혼하는 여자’의 여주인공 이지아는 지난 2007년 MBC 드라마 ‘태왕사신기’로 데뷔해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스타일’ ‘아테나:전쟁의 여신’에 출연해 얼굴을 알렸다. 배우로서 승승장구하고 있던 시점, 이지아는 그동안 감춰왔던 서태지와의 결혼 생활 그리고 이혼, 친일파 후손이라는 논란 등으로 열병을 앓아야 했다.
논란으로 인해 잠시 휴식기를 가지던 중, 이지아는 드라마 ‘나도 꽃’으로 복귀했으나 시청자의 외면을 받았다. 이번 김수현의 작품에 출연하며 배우로 다시 발돋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수현 작가의 과감한 캐스팅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사연 많은 배우를 전문으로 캐스팅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김수현 작가는 많은 스타들에게 재기의 기회를 줬다. 그 시작은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시계방향으로 이지아, 윤여정, 홍석천, 이태란. 사진= MBN스타 DB |
지난 1987년 가수 조영남과 이혼을 한 배우 윤여정은 당시의 연예계의 분위기로 인해 한동안 TV출연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때 김수현 작가는 친분이 있던 윤여정을 자신의 드라마에 계속해 출연시켰다. ‘사랑과 야망’ ‘사랑이 뭐길래’ ‘목욕탕집 남자들’을 통해 윤여정은 배우로서 자리를 잡았고 현재도 꾸준히 작품 활동 중이며 곧 tvN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누나’에 출연해 예능인으로서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또 이승연은 지난 2004년 위안부 화보집 논란으로 방송 출연을 못할 시점, 김수현의 작품 ‘사랑과 야망’을 통해 복귀했으며, 지난 2000년 동성애 커밍아웃을 당한 홍석천 역시 동성애를 그린 ‘완전한 사랑’을 통해 친절하고 거리낌 없는 게이라는 캐릭터로 등장, 시청자들의 편견을 깨는 중요한 발판을 얻어 지금까지 꾸준히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학력위조 파문’ 장미희, 이혼이라는 개인적인 아픔을 겪은 신은경도 ‘엄마가 뿔났다’를 통해 복귀했으며, 지난 2001년 매니저의 협박 사건으로 활동을 중단했던 이태란 역시 ‘내 사랑 누굴까’를 통해 재기하는 기회를 얻었다.
이처럼 물의를 빛고 논란을 일으켜 잠시 연기활동을 접었던 배우들은 김수현 작가의 선택으로 인해 다시 복귀해왔다. 이번 김수현 작가가 집필하는 ‘세결여’에서도 이지아가 논란을 덮고
캐스팅 난항과 방송 날짜가 미뤄지는 등 많은 우려를 일으킨 ‘세결여’는 평범한 집안의 두 자매를 통해 결혼에 대한 현실적인 인식을 바탕으로 부모 세대와는 또 다른 결혼관과 달라진 결혼의 의미, 나아가 가족의 의미까지 되새겨 보는 드라마다. 오는 9일 밤 9시 55분에 첫 방송된다.
김나영 기자 kny818@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