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정선 기자] “이제 걸그룹 아닌, 성숙한 내 음악 하고 싶다”
아이돌그룹에 소속되어 있다가 최근 솔로로 도전장을 내민 가수들이 ‘통상적으로’ 내뱉는 말이다. 걸그룹에 속해 있던 이들이 이런 변화를 보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다. 하지만 이들이 말하는 ‘내 음악’에는 위험요소가 다분하다.
걸그룹에서 솔로 가수가 되는 과정에서, 변화는 당연히 수반되어야 한다. 그룹에 속해 있을 때는 시선이 분산되지만, 홀로 무대에 서게 되면 그 모든 시선의 무게를 홀로 견뎌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변화’가 어떤 것이냐에 있다. 단지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만 내세워서는 대중들에게서 멀어지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사진=(왼쪽부터) 가희-서인영-선미 |
최근 활동을 했거나, 활동을 하고 있는 가수들의 동향을 살펴보면 이 같은 사례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오직 내 음악을 하느냐, 대중들의 기호와 트렌드를 알고 그에 맞는 내 음악을 하느냐에 따라 명암이 갈린다. 대중의 기호를 찾아내지 못한 음악은 그저 ‘내 것’에 그치는 것이 현실이다.
걸그룹 애프터스쿨에서 졸업한 가희는 지난달 10일 두 번째 미니앨범 ‘후 아 유’(Who are you?)를 발매하고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본사와의 인터뷰 중 가희는 “(애프터스쿨 활동에) 모든 에너지를 다 쏟아낸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자신 만의 시간을 갖고 원래 자신의 모습을 찾기로 결심해서 나온 앨범이 바로 두 번째 미니앨범이다. 그녀는 “나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음악을 하고 싶었다. 아이돌들이 하는 댄스음악을 하고 싶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녀는 “모든 걸 내려놓자. 갑옷을 입고 전투적으로 활동하지 말자. 나한테 어울리게, 나한테 맞게, 나한테 즐거운 방법으로 재밌게 일하고 즐기자”는 마음가짐으로 이번 앨범에 임했고, 아이돌들과의 경쟁은 무의미하다며 “내 자리를 찾을 것”이라는 각오를 내비쳤다.
원더걸스 선미 역시 그렇다. 그녀는 2007년 원더걸스로 데뷔했으며, 2010년 학업을 이유로 돌연 활동을 중단했다. 그러다 지난 8월 26일 솔로 여가수로서 홀로서기에 도전했다.
당시 인터뷰에서 선미는 “(원더걸스) 당시 환경에 익숙해진 탓에 절실함을 잊었던 것 같다. 그 마음으로 무대에 서는 것이 팬들에게 죄송했다”며 “나를 되돌아보고 재정비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 시간을 통해 내 자신에 대한 확신을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이 앨범으로 솔로로 나선 것에 대해 “진짜 내 색깔을 찾아가고 있는 과정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쥬얼리에서 탈퇴하고 홀로 가요계에 나선 서인영도 쇼케이스에서 “여자들이 뻔히 하는 것이 아닌, 나만의 스타일을 내고 싶었다. 더 발전한 서인영을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사진=이효리 |
이들의 골자는 모두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솔로로서의 무게감을 언급했지만, 사실 자신만의 색깔을 내세우는 것에 있어서는 유리한 측면이다. 하지만 엔터테인먼트 시장과 대중의 기호를 파악하기란 그리 쉽지 않았다. 현재까지 활동한 아이돌그룹 출신 여성 솔로들 가운데 ‘성공’이라는 단어를 쓸 만한 가수는 이효리가 전부다. 이효리야 말로 대중들의 기회를 잘 파악하고 있는 가수라고 할 수 있다.
강태규 대중음악평론가는 “이효리의 경우 탁월한 스타성이 있다. 자신의 장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대중과의 접점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천재적인 감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건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그간 본인이 다 이미지 메이킹을 해왔고, 스타일도 잡아왔다. 그런 쪽에서 본다면 탁월한 대중성이 태생적으로 내제되어 있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또한 “많은 대모를 가져온 친구들에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