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정선 기자] 가수 로이킴부터 아이유, 故 김현식까지 연이은 표절논란이 일고 있다. 가수들의 노래 뿐 아니라 뮤직비디오, 무대 콘셉트 등도 표절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논란으로 법정에 서기도 하고, 활동을 중단하는 일도 허다하다. 반면 이를 이용해 노이즈마케팅을 하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논란은 어제오늘 일도 아니다.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이는 ‘양심’의 문제다.
논란의 시발점은 원작자와 대중들이다. 원작자가 자신의 작품이 도용되었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이 같은 문제제기가 소송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대중들을 시작으로 논란이 불거지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 같은 사례는 특히 최근 도드라지게 보인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로이킴, 아이유, 故김현식 등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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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이킴, 소속사의 어설픈 해명이 아니었어도 벌어졌을 일
로이킴의 경우 자작곡이라고 내세운 ‘봄봄봄’이 인디밴드 어쿠스틱레인의 ‘러브 이즈 캐논’(Love is Canon) 우쿠렐레 버전과 흡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소속사는 “로이킴과 배영경이 공동 작곡했으며, 정치찬과 김성윤이 공동 편곡한 순수창작곡이다. ‘러브 이즈 캐논’에 대해서는 논란이 일기 전까지 해당 가수의 이름과 노래를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며 “‘러브 이즈 캐논’의 우쿠렐레 버전에 대해 한국저작권협회 공식 확인한 결과, ‘봄봄봄’이 등록한 4월 22일 이후인 5월 15일 저작권 등록을 마쳤다”고 상기 곡과 표절논란은 전혀 무관하다는 공식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자작곡이라고 홍보해왔던 ‘봄봄봄’에 갑작스럽게 작곡가 배영경과 정지찬, 김성윤이 등장한 것은 물론, ‘러브 이즈 캐논’은 ‘봄봄봄’이 등록되기 훨씬 이전부터 동영상 사이트에 공개된 바 있기 때문에 논란은 계속됐다.
어설픈 해명이 아니었더라도 대중들이 표절 논란을 제기하고, 의심을 거두지 못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러브 이즈 캐논’과 ‘봄봄봄’은 모두 ‘머니코드’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C Major 기준으로 C-G-Am-Em-F-C-F-G로 이어지는 이 코드는 파헬벨의 ‘캐논’의 주요 코드 진행과도 같다. ‘봄봄봄’은 C-G-Am-E7-F-G7-C-G7, ‘러브 이즈 캐논’은 C-G-Am-Em-F-C-Dm-G7(*Dm는 F의 대리화음으로 사용 가능)의 진행을 보이고 있다. 코드 진행은 물론, 멜로디, 템포, 리듬 등이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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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유 “엄연히 다른 코드 진행” 해명…그럼에도 표절논란?
아이유는 이달 8일 정규3집 ‘모던 타임즈’(Modern Times)를 발매했다. 그런데 타이틀곡 ‘분홍신’이 넥타(Nekta)의 ‘히어스 어스’(Here’s Us)와 유사하다며 표절 의혹이 제기됐고, 아이유의 소속사는 이 같은 의혹을 부인했다.
소속사에 따르면 문제가 된 ‘분홍신’의 두 번째 소절(B파트)가 ‘히어스 어스’와 전혀 다른 코드진행을 보이고 있다. ‘분홍신’은 B플랫 마이너 스케일의 코드 진행으로 b♭m-bm7-cm7-cm6-f7sus4-f7으로 진행되고, ‘히어스 어스’는 도미넌트 스케일으로 b플랫 메이저의 원 코드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또한, 곡의 핵심적인 파트인 후렴구와 첫 소절(A 파트), 곡의 후반부 브릿지 파트 등 곡의 전체적인 멜로디와 구성, 악기 편곡 등이 완전히 다른 노래라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논란이 계속되는 이유는 이승철의 ‘소리쳐’와 이승기의 ‘가면’ 등 표절 시비가 불거진 이후 원저작자와 협의해 저작권료를 다시 논의한 사례들이 있었으며, 실제 아이유의 ‘분홍신’과 ‘히어스 어스’의 일부 멜로디가 흡사하고, 또 두 곡 모두 스윙재즈라는 재즈의 양식을 사용한 것 등이 대중들의 귀를 의심하게 한 것이다.
이 같은 표절 논란은 의도되었든, 그렇지 않든 조용히 사그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를 규정지을 확고한 기준도 없거니와 원작자가 소송을 걸어야만 친고죄가 성립되기 때문이다. 지난 1999년까지 표절 여부는 공연윤리위원회가 일정 기준에 따라 심의했지만 위원회가 없어지면서 이는 법원으로 넘어갔다. 지난 2007년 문화관광부(현 문화체육관광부)는 ‘영화 및 음악분야 표절방지 가이드라인’을 통해 표절 기준을 마련했지만 이마저도 애매모
이에 가요계와 법조계 관계자들은 표절위원회 등 공신력 있는 판정 단체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물론, 공신력 단체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앞서 필요한 것은 창작자들이 ‘양심’을 버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