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여진구, 유승호, 박지빈, 김소현, 김유정, 갈소원 등은 성인 배우 못지않은 연기내공으로 이목을 끌고있는 아역배우다. 나이를 의심케 하는 섬세한 감정연기, 대사전달 능력, 순수한 얼굴로 맡은 배역을 완벽하게 흡수하는 흡입력 있는 모습은 감탄 그 자체다. 요즘 아역배우들이 대세 반열에 오른 만큼 어제, 오늘, 내일의 아역배우들에 대한 기대가 쏠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1990년 MBC 드라마 ‘베스트극장-미망인’으로 연기자의 길을 걷게 된 아역 출신 배우 김민정은 꾸준한 작품 활동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커다란 눈, 오뚝한 코는 마치 인형을 보는 듯한 느낌을 자아내고 거기에 당찬 매력이 더해져 김민정이란 배우에 대해 관심이 쏠리게 했다. 어린나이에 연기를 해서인지 그녀의 필모그래피는 셀 수 없을정도로 엄청나다. 세월이 흘러 어느덧 중년연기자가 된 김민정은 여전히 변함없는 미모와 더욱 성숙해진 연기로 대중들을 만나고 있다. 최근 개봉한 영화 ‘밤의 여왕’에서 ‘패션 70s’에 함께 출연한 바 있는 천정명과 호흡을 맞춰 물 만난 고기처럼 자신의 매력을 확실하게 어필했다.
그러나 김민정하면 아역배우출신이라는 타이틀이 꼬리표처럼 따라붙곤 한다. 이에 그녀는 “현장에 가면 제작진이 반말을 하는 경우가 있다”며 여전히 자신을 어리게 보는 주변사람들의 시선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또한 김민정은 아역 출신 타이틀에 대해 “피곤할 때가 있었는데 그것이 나를 지켜주는 힘이더라”라고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앞서 아역을 경험한 아역 출신 배우 김민정이 있기에 그녀가 다른 아역들에게 나아가야 될 방향을 제시해주며 나아가 그들의 롤모델이 돼 용기를 불어넣어줘 오늘의 아역이 탄생한 것이다.
2005년 영화 ‘새드 무비’로 스크린에 등장한 여진구는 ‘댄스 오브 드래곤’ ‘쌍화점’ ‘일지매’ ‘타짜’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 ‘자이언트’ ‘무사 백동수’ 등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다양한 작품 활동을 이어갔다. 안타깝게도 작품 수와 달리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뿌리깊은 나무’ ‘해를 품은 달’에서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다. ‘해를 품은 달’에서 여진구는 김수현의 아역으로 등장해 나이답지 않은 성숙한 연기와 중저음의 목소리로 단번에 누나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 후 식지 않는 여진구의 인기를 증명하듯 ‘보고싶다’에서 박유천의 아역으로 등장, 배우 여진구의 입지를 굳혔다.
또 여진구는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에서 김윤석, 조진웅, 장현성, 김성균, 박해준 등 연기파 선배들과 연기호흡을 맞추며 그들에게 전혀 밀리지 않는 연기력으로 다시 한 번 연기로 감탄을 안기고 있다. 현재 ‘감자별 2013QR3’에서 홍혜성 역을 맡아 엉덩이 노출과 키스신 등으로 파격변신을 알리고 있다.
앞서 여진구는 ‘새드 무비’ 당시 150대 1의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염정아의 아들 역으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있다. ‘새드 무비’속 엄마바보로 열연한 꼬마가 지금은 어딜 가나 주목을 받는 배우로 성장해 진정한 아역의 바른 예로 통하고 있다. 그러나 너무 어린나이의 연기로 고충 또한 있었을 법 하다. 이에 대해 여진구는 “친구들과 있을 때는 그냥 여진구로 돌아간다. 모든 것은 다 때가 있다고 생각하기에 빨리 아역에서 벗어나야지라는 생각은 안한다”고 고충보다는 아역배우이기에 좋은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어 “주변에서 많이 배려를 해주기에 학교생활과 배우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많이 어렵거나 힘들지 않다. 밝은 성격 탓에 오랜만에 학교에 가도 친구들과 잘 지낸다. 아역배우다보니 주변에서 관심을 받기에 사춘기의 일탈 역시 조용히 넘어갔다”고 덧붙였다.
여진구는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이하 화이)에서 다섯 명의 아버지를 둔 아들 화이 역을 맡아 스크린 사냥에 나선 바 있다. 17살인 여진구는 청소년관람불가인 ‘화이’를 볼 수 없다. 자신이 연기했음에도 나이 때문에 관람할 수 없는 상황이 아이러니하지만, 아역들에게 이런경우는 종종 생기는 일일 것이다. 여진구는 “작품이 세다보니 인격미 성숙 등 정서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았다. 주변의 걱정 때문에 심리치료도 받고 보호도 많이 받았다”고 설명해 사람들의 생각 그 이상으로 아역들에 대한 각별한 보호가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려줬다.
![]() |
과거의 아역배우가 있기에 현재의 아역배우가 있으며 이들을 롤모델로 삼는 미래의 아역배우도 존재한다. 사진=MBN스타 DB, 조은서 양 어머니 |
제2의 김소현을 꿈꾸며 노력중인 조은서 양(13)은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 속 김소현의 모습을 보고 배우의 꿈을 더욱 키웠다고 한다. 원래 은서 양의 꿈 역시 배우였고 김소현의 브라운관 속 모습에 탄력을 받아 꿈에 한 발짝 다가가기위해 직접 연기학원도 알아봤다고 한다.
보통의 아역배우를 꿈꾸는 친구들은 자신의 의견이 강해도 직접 학원을 알아보지는 않을 터. 그러나 조은서 양은 연기를 하고 싶다는 꿈 하나만으로 부모님께 자신의 의견을 주장했으며 수많은 검색을 통해 한 연기학원을 등록해서 현재 인문반에서 공부 중이다.
“한 반에 6명 정도의 친구들이 있고 선생님이 다같이 연기지도를 해주신다. 기존에 방송된 대본 등을 토대로 대본 암기와 발음, 표정연기 등을 배운다. 과제도 내주고 집에서 거울을 보고 혼자 연습한다.”
연습량을 묻는 질문에 수줍게 웃음으로 대신하는 은서 양과 달리 은서 양의 어머니는 “매일 거울을 보면서 연습한다. 모델 흉내는 물론 텔레비전 속 배우들을 곧잘 따라하곤 한다”고 연기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엄청난 은서 양에 대해 설명했다.
6개월의 인문과정을 지난 후 3개월 과정의 연기반에 올라가게 되며, 인문과정 안에서 오디션의 기회가 주어지며 캐스팅이 되기도 한다. 학교생활과 연기학원과정이 병행되기에 어려운 점도 있을까 했지만 다행히 학원은 주말에만 가기에 학교생활에는 지장이 없다고 알렸다.
부모님의 강요에 의해 연기를 배우는 친구들도 있는 반면, 은서 양은 오로지 자신의 의지로 어머니를 설득해 연기학원에 등록했다. 그래서인지 연기에 대한 애정은 뭇 아역배우 못지않았다. 사람들에게 관심 받는 것도 좋다고 말한 은서 양은 말 그대로 준비된 아역배우 같았다. 끼가 충만하고 연기애정이 넘치기에 먼 훗날 김소현을 뛰어넘는 아역배우로 성장할 가능성이 보였다.
자식이 하고 싶은 것은 뭐든지 하게해주고 싶은 것이 부모마음. 은서 양의 어머니는 “은서 스스로가 연기를 하고 싶다고 말하고 활발한 성격도 배우와 맞는 것 같으니, 도와줄 수 있는 것은 다 해주고 싶다. 은서가 나중에 힘들다고 하면 어쩔수 없지만 최대한 은서의 의견을 존중할 것이다. 최선을 다해서 보여줄 수 있는 만큼 하는 배우가 되길 바라고 있다. 분명히 은서가 최선을 다하겠지요? (하하)”
어머니의 적극적인 응원 덕분인지 은서 역시 나중에 촬영 때문에 친구들과 자주 못만나면 서운하지 않겠냐는 질문에 특유의 수줍은 미소
아역배우를 선호하는 것은 때 묻지 않은 순수와 열정일 것이다. 여전히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나 꿈을 찾지 못하는 이들과 달리 은서 양과 같은 아역배우 준비생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어린나이에 도전하고 있다. 앞으로 아역배우의 영역이, 실력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