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인터뷰] 이준 “노출? 일부인데 연기력보다 관심받아 아쉬워”

정상을 날든, 바닥을 기든, 배우는 배우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 배우가 될 자신의 미래를 마음껏 꿈꾸는 단역 오영(이준 분). 그는 남다른 연기력으로 단숨에 조연으로 등극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단 한편의 영화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최정상에 올라선다. 연기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고 화려할 것만 같았던 배우 인생, 그러나 처절하게 다시 밑바닥으로 추락하며 최고의 배우를 위한 고군분투를 시작한다.

[MBN스타 여수정 기자] 하루에 5~6개가 넘는 인터뷰를 홀로 진행하고 있음에도 이준의 얼굴에는 힘든 내색하나 찾아볼 수 없다.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모든 것에 신기해하고 행복해하며 엠블랙 이준이 아닌 신인같지 않은 비범한 신인 이준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푼다.

엠블랙 이준이란 존재가 강해 배우 이준은 어딘지 모르게 낯설다. 그러나 이준은 이미 선배 비와 함께 영화 ‘닌자 어쌔신’(2009)에 출연한 바 있다. 당시 그는 10대 라이조(비 분)로 출연해 얼마 없는 대사에도 불구하고 섬세한 감정표현과 강렬한 액션신으로 남다른 존재감을 발휘해왔다. 당시 그의 분량은 별로 없었지만 존재감을 부각했기에 이준을 향한 관심은 뜨거웠다. 그런 그가 배우가 아닌 엠블랙으로 데뷔하며 연기도 했던 아이돌로 성장했다.

이준이 엠블랙 멤버가 아닌 배우로 첫 발을 내딛었다. 사진=이현지 기자

알려진 대로 본래 연기지망생이었던 이준은 연기에 대한 열정은 숨긴 채 엠블랙으로 많은 인기를 받았고 특유의 천진난만함과 재치로 예능접수는 물론 ‘정글피쉬’ ‘선녀가 필요해’ ‘유령’ ‘아이리스2’ 등에 출연해 연기내공을 쌓았다. 애니메이션 ‘노미오와 줄리엣’에서 목소리 연기에 도전, 다양한 방면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연기에 대한 열정과 노력 덕분에 이준은 2013년 10월 24일 꿈에 그리던 배우로서 새로운 탄생을 알리며, 첫 스크린 데뷔작이자 주연작인 ‘배우는 배우다’로 관객과의 소통을 기다리고 있다.

“5년 전 ‘닌자 어쌔신’을 찍은 것 같은데 세월이 참 빠른 것 같다. ‘닌자 어쌔신’으로 인사를 했지만 주연작은 처음이기에 마치 신인아닌 신인같은 기분이다. ‘닌자 어쌔신’ 후 오랫동안 영화를 쉬어서 아쉬웠다. 사람들 사이에서 잊혀진다는 게. 물론 예능이나 드라마 등 다른 방면에서는 주목을 받았지만 영화는 항상 목마름이 있었다. 때문에 대중들에게 기억되고 싶다는 생각이 많고 많은 작품을 하고싶다. 가수로 활동하면서 시나리오가 들어와도 못해서 아쉬웠는데 ‘배우는 배우다’라는 작품을 만나 행복하다.”

연기에 대한 목마름과 ‘배우는 배우다’에 대한 무한애정을 드러내는 이준에게서 시크돌이라 불리는 엠블랙 속 이준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아무래도 그동안은 이준보다는 엠블랙 이준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기에 홀로 이목이 집중되는 인터뷰 역시 처음일 것이다. 떨릴 만도 하지만 이준은 너무도 침착하고 태연하게 “내가 이야기를 많이 안하고 보통 (엠블랙) 멤버들이 이야기를 많이 해 부담감이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혼자하려니 부담이 된다”고 언행불일치(?)를 보이기도 했다.

이준에게 있어 ‘배우는 배우다’는 겹경사를 알리는 작품이다. 영화를 통해 배우 이준으로 스크린에 본격 데뷔를 알리는 것도 모자라 주인공이다. 또한 ‘배우는 배우다’ 덕분에 지난 3일부터 12일 부산 일대에서 진행된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 초청돼 생애 첫 레드카펫을 밟기도 했으며 김기덕 감독이 시나리오를 썼고 신예 신연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대중들의 엄청난 기대감으로 진정한 금상첨화가 무엇인지를 보여주기도 한다.

대중들의 관심이 엄청날수록 주인공인 이준의 어깨는 무거워질 터. 그래서인지 그는 제작보고회나 17일 진행된 언론배급시사회, 부산국제영화제 당시의 시사 등 공식적인 행사에서 조금은 어리둥절해하며 설렘 가득한 신인의 자세를 톡톡히 보였다. 자신만만할 줄 알았던 이준의 긴장 가득한 모습은 무대 위 카리스마로 여성 팬들을 사로잡은 모습과 달라 연기에 대한 애정을 다시금 느끼게 돕는다. 때문에 단연 ‘배우는 배우다’로 이준의 연기 갈망과 무한애정이 주목받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영화 속 극히 일부분에 해당하는 파격 노출이 연기보다 집중되고 있다. 어디서도 접할 수 없던 아이돌의 파격 노출과 베드신이기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한 일지만 그 누구보다 연기에 대한 목마름이 강했던 이준이기에 연기가 아닌 노출에 시선이 고정돼 서운할 것 같다.

“사실 ‘배우는 배우다’ 제작보고회 당시만 해도 아예 관심이 노출로 갈 줄은 몰랐다. (노출 장면은) 극히 일부부인데 파격적이기에 기억에 남을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아쉬운 부분도 있다. 노출말고도 정말 더 많은 열정을 쏟고 열심히 촬영한 부분이 있는데 단지 그 몇 장면에만 집중이 쏠리는 게 아쉽다. 그러나 ‘배우는 배우다’를 본 관객들은 연기에 집중해 관람할 것 같아 걱정없다.”

이준은 첫 주연작이자 스크린 데뷔작인 영화 ‘배우는 배우다’로 10월 24일 관객과 만남을 앞두고 있다. 사진=이현지 기자

이준의 말대로 노출이 파격적이기에 일차적으로 관심이 쏠리겠지만 ‘배우는 배우다’를 접하는 순간 노출은 쉽사리 잊혀질 것이며 그의 폭발적인 연기력에 매료될 것이다. 작품을 대하는 태도부터 벌써 오영에 대한 애정과 얼마나 그 배역에 몰입했는지를 느끼게 만든다. 이준의 분신이라고 칭해도 될 정도로 애정을 쏟았던 극중 인물 오영은 실제 이준과는 180도 다르지만 ‘연기’에 대한 관심은 소름끼칠 만큼 닮았다. 이준이 극중 배역을 연기했다기보다는 조금은 과장됐지만 자신의 분신을 스크린에 담은 것처럼 자연스럽다.

“오영 덕분에 연기에 대한 목마름이 많이 해소됐다. 정말 생각 외로 많이 해소됐다. 영화 안에 여러 감정들이 나오는데 배우로서 이를 소화한다는 게 영광스럽다. 또한 영화 속 영화 역시 흥미롭다. 독백부분이 있는 데 사실 이 장면은 상대방의 리액션이 없기에 나 홀로 상상해야 된다. 그래서 힘들었지만 그럼에도 연기가 늘어서 목마름이 정말 많이 해소됐다. 오영이 멋있는 캐릭터는 아니지만, 그것을 떠나 얼마나 진지하게 작품에 임했는가 이 자세가 중요하다. 오영과 영화에 대해 만족감을 느낀다.”

왜 이제야 스크린에 등장했는가 의심이 들 정도로 이준은 ‘배우는 배우다’로 제대로 된 옷을 입은 듯하다. 이준이 ‘배우는 배우다’ 덕을 봤다기 보단, 영화가 배우 덕을 본 것 같아 제대로 임자만난 ‘배우는 배우다’가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성공적으로 언론배급시사회를 마쳤기에 이젠 관객들의 평가만 남은 상황이다. 가수가 아닌 배우로서 평가받을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다른 걱정은 없는데 솔직히 영화제목이 ‘배우는 배우다’인데 주인공인 나는 가수다. (하하) 그래서 제3자의 입장에서 보면 조금 불편할 것 같다. 쟤는 왜 가수인데 영화제목은 ‘배우는 배우다’야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 걱정된다. 그러나 이런 부분은 달리보길 바란다. 배우로서의 새로운 면을 상상 그 이상으로 보여드릴 수 있으니 불편해하지 않았으면 하고, 가수인데 배우이기도 하구나 라는 인식을 대중들에게 심어주고 싶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준의 연기애착은 베테랑 배우 못지않아 앞으로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진면목을 펼칠 모습이 기대된다.

“앞으로는 연기실력을 떠나 진심으로 다가갈 수 있는 가늘더라도 길게 남고싶다. 해보고 싶은 장르도 너무 많은데 ‘말아톤’의 조승우 선배님처럼 캐릭터 색이 확실한 배역을 연기하고 싶다.”

연기에 목마름이 간절했던 이준의 앞으로에 기대와 관심이 쏠린다. 사진=이현지 기자

마지막으로 배우 이준으로서 ‘배우는 배우다’의 관점포인트 또한 언급했다. 그는 “‘배우는 배우다’ 속에는 현실과 영화를 넘나드는 장면이 많다. 이것이 애매할 수도 있지만 흥미로우며 동시에 매력적인 부분이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