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 20일 양일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곳곳에서 2013 그랜드민트페스티벌(이하 GMF 2013)이 진행됐다. 올해로 7회째를 맞은 GMF 2013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한층 풍성해졌다.
이틀간 각 스테이지별로 10cm, 플레이밍 립스, 이승환, 넬, 데이브레이크, 자우림이 헤드라이너로 나선 가운데, 스윗소로우, 어반자카파, 장기하와 얼굴들, 존박, 페퍼톤스, 마이앤트메리, 몽니, 안녕바다, 글렌체크, 이지형, 제이레빗 등 GMF가 사랑하는 특유의 감성과 열정을 지닌 총 59팀의 아티스트들이 대거 무대를 채웠다.
미국 인디록의 전설 THE FLAMING LIPS와 일본 최고 인기 밴드 THE BAWDIES, the HIATUS도 이번 GMF를 핫하게 달군 장본인. 열기와 환호성으로 가득한 현장을 즐기기 위해 흔쾌히 주말을 반납한 수 만 명의 인파로 넓은 대지의 공원 곳곳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스탠딩’보단 ‘피크닉’ 족이 잔디광장을 일찌감치 가득 채웠다. 돗자리를 깔고 다닥다닥 붙어 있어도 마냥 좋은, 행복한 난민촌의 풍경이다. 반면 각자 애정하는 아티스트의 등장에 스탠딩석을 채운 이들은 여느 락페 무대 못지 않은 뜨거운 떼창으로 한층 업그레이드 된 전투력을 보였다.
이쯤 되니 각 공연장별 타임테이블 숙지와 선택과 집중은 필수. 애매하게 시간이 겹치는 공연을 모두 사수하기 위해 재빨리 자리를 옮겨 다니는 실속파들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외부 공연장이 가을소풍 분위기라면 내부 공연장은 거대한 클럽을 옮겨 놓은 듯 달아올랐다. 가을 오후와 밤의 정취 속에 음악이 ‘BGM’이 되는 외부와 달리, 체조경기장과 핸드볼경기장은 마치 락페스티벌을 방불케 하는 축제의 현장으로 돌변, 눈길을 끌었다.
여기서 잠깐, GMF의 숨은 2%도 빼놓을 수 없다. 공연 중간중간 스트레칭도 할 겸 잔디광장 밖을 크게 한바퀴 돌아보면 의외로 GMF를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충분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운동 삼아 공원 산책을 나온 인근 주민들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고마운 주말 이벤트이다.
가을비 예보는 올해도 어김없이 GMF를 비껴갔다. 늦여름 같은 따가운 햇살이 한낮을 뜨겁게 달궜다면 해가 뉘엿뉘엿 져갈수록 선선한 가을 바람이 불어왔다. 친구끼리 혹은 연인, 가족끼리 이렇게 또 하나의 추억을 쌓은 수 만 관객들의 얼굴은 저마다 미소가 가득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