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2004년 이승기가 ‘내 여자라니까’로 누나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2008년에는 샤이니가 바톤을 이어받아 ‘누난 너무 예뻐’로 누나 팬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은 바 있다. 그로부터 5년 후 넘치는 당돌함과 순수함으로 누나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신예 김도성이 혜성처럼 스크린에 등장했다.
정식으로 연기를 배우지 않은 김도성은 연극 ‘첫사랑’으로 연기자의 길에 접어들었다. 우연히 김도성의 사진을 본 지금은 고인이 된 박철수 감독의 오디션 제안 덕분에 그는 스크린 데뷔는 물론 첫 주연작을 만나게 됐다. 특히 촬영 당시는 아니었지만 편집 작업을 마치고 집으로 가던 중 불의의 사고로 돌연 세상을 떠난 故 박철수의 유작 ‘녹색의자 2013-러브 컨셉츄얼리’(이하 녹색의자 2013)로 스크린에 데뷔하는 것이라 대중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첫 스크린, 첫 주연, 박철수 감독의 작품 등 말 그대로 신인에게는 너무도 감지덕지한 상황이 김도성에게 주어지며 그를 향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또 지난 10월 3일부터 12일까지 부산 일대에서 진행된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 박철수 감독의 추모전이 마련됐고, 그의 유작 ‘녹색의자 2013-러브 컨셉츄얼리’가 월드 프리미어로 초청돼 부산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는 슬프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故 박철수 감독이 김도성에게 주는 혜택이자 기회이기도 하다.
“부산국제영화제 전까지 전혀 실감이 안 났는데 직접 방문하니 나도 배우구나를 실감했다. 설레고 떨리고 두렵다. 자신감도 약간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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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 김도성이 첫 스크린 데뷔작이자 주연작 ‘녹색의자 2013-러브 컨셉츄얼리’로 관객과 만난다. 사진=이현지 기자 |
‘녹색의자 2013’에서 김도성은 34살 연상녀를 사랑하는 19살 연하남 주원 역을 맡았다. 그는 연극에서만 연기를 했다는 것을 의심케할정도로 자연스럽고 섬세한 감정표현, 대사와 시선처리는 충무로가 주목해야 될 핫한 신예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사랑하는 연상녀 문희(진혜경 분)에게 자신의 감정을 거짓없이 고백하는가하면, 그녀의 남자들을 찾아가 귀여운 경고로 사랑할 수밖에 없는 연하남을 제대로 스크린에 담았다. 스펀지가 물을 흡수하듯 김도성 역시 주원이라는 캐릭터를 깊이 흡수하며 몰입도를 배가시킨다. 그래서인지 김도성과 주원은 어딘지 모르게 닮았다.
“촬영 당시 나의 나이가 19살이었기 때문에 그런 연기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내가 보기에는 나와 주원은 똑같다. 진지하고 순수한 그런 디테일까지도 나와 똑같다. 감독님도 그렇게 생각해서 나를 캐스팅하셨다. 예고편을 본 친구들이 나에게 ‘연기를 하는 거냐? 완전 너잖아?’라고 하더라. (하하) 촬영장이 처음이라 나는 모든 게 부담스러웠고 미안하고 기죽어있었다. 잘해야겠다는 생각만하고 실제로는 잘 표현하지 못한 것 같다.”
김도성의 자책과 달리 극에서 그는 신인답지않은 연기력을 맘껏 발휘한다. 어설프지만 오히려 그게 주원 역을 돋보이게하며 상대배역 진혜성과 찰떡호흡을 자랑하기도 한다. 진혜성 역시 김도성의 자책에 대해 “촬영 당시 박철수 감독님이 도성이에게는 연기에 대한 요구가 없었다. 있는 그대로가 주원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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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역을 가지고 노는 배우가 되고싶다고 밝힌 김도성의 앞으로가 기대된다. 사진=이현지 기자 |
“쉬는 날 카페에 자주 간다. 노래를 부르는 것을 좋아해 친구들과 노래방에 가기도 한다. 느끼고 즐기고 행동한다. 이번 ‘녹색의자 2013’개봉을 끝내고 나 자신을 업그레이드시키는 자기계발의 시간을 보낼 것이다. 후회가 많은 만큼 지금 칼을 갈고 있다. (하하)”
자기계발의 시간으로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