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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정규 10집 이후, “음악적 자아를 찾겠다”며 숨고르기에 들어간 신승훈은 2008년 ‘라디오 웨이브’와 2009년 ‘러브 어 클락’을 연달아 선보이며 음악적 실험을 거듭하더니 꽤 오랜 기간동안 신보 소식을 들려주지 않았다.
그 사이 수많은 후배 가수들의 등장에 가요계는 풍성하고, 젊어졌다. 상대적으로 공백이 길어질수록 신승훈은 대중의 기억 한 편에 ‘휴화산’ 같은 존재감으로 남아 있었다. 일부 짓궂은 네티즌들은 익명성 뒤에 숨어 “한 물 갔다”는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하지만 다시 돌아온 신승훈은 “역시 신승훈”이었다. ‘음감회’를 통해 미리 언론에 공개된 ‘그레이트 웨이브’ 속 23년 내공은 결코 허술하지 않았다. 끊임없이 도전하고 실험하는 그의 노력 또한 진부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지난 15일 서울 강남 모처에서 만난 신승훈은 6년간의 음악 실험에 대해 “결코 아깝지 않은, 소중한 시간”이라 표현했다.
3부작 프로젝트는 시작부터 끝까지 ‘초지일관’이었다. “11집에 대한 부담감이 컸어요. 음악을 해 온 23년 중 19년 동안 2년에 한 번씩 계속 앨범을 냈죠. 앞으로 20년은 더 할테니, 중간 점검이 필요해졌죠.”
“앞의 두 개에서 얻은 배움의 축양형”이라는 이번 앨범은 앞서 발매된 두 장의 미니앨범과 마찬가지로 “대중성, 작품성, 음반 판매량이나 차트 성적보다도 만든 과정을 중시한 앨범”이기도 하다.
홍보 부족 및 기존 신승훈 스타일과의 차별화로 인해 대중적 인기에서 다소 아쉬운 성적을 거뒀지만 그는 “영화에 비유해보자면 흥행감독이 실험적인 단편 영화 3편을 찍은 것이라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것을 찾기 위한 실험의 시간이었어요. 주위 질타도 있었죠. 구세대 가수라는, 이제 신승훈은 끝나지 않았냐는 얘기도 있었지만, 지난 6년은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하고 싶은 것, 해야 할 것을 알게 된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직접 들어본, 6년에 걸친 신승훈의 실험의 결과물은 그가 이토록 당당할 수 있는 이유를 충분히 보여주는 ‘명작’들이었다. 우리가 왜 ‘신승훈’에 열광했었는가를 비로소 되돌아보게 해줄 ‘그레이트 웨이브’는 다이나믹듀오 최자가 피처링으로 참여한 ‘내가 많이 변했어’를 시작으로 타이틀곡 ‘Sorry’ 등 전수록곡이 23일 온, 오프라인으로 발매된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