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안하나 기자] 2009년 3D로 제작된 ‘아바타’가 개봉됐을 당시 관객들은 충격을 받았다. 평평한 스크린에 갑자기 튀어나오는 다양한 생명체와 마치 관객 본인이 하늘을 날아다니는 느낌마저 줬기 때문이다. 스토리도 스토리였지만, 이런 기술의 변화는 국내 관객 1330만 동원이라는 기록을 낳았다.
이후 3D 영화가 우후죽순 쏟아져 나왔음은 물론 4D까지 진화돼 관객들의 까다로우 입맛을 맞추려 하고 있다.
3D란 6㎝ 정도 되는 두 눈 사이 거리 때문에 발생하는 원근감을 이용한 입체적 영사 방식을 말하는 것으로, 붉은색과 푸른색 필터가 붙은 두 대의 카메라로 촬영한 뒤 이 영상을 겹쳐놓고, 적청안경(붉은색과 푸른색 필름이 씌워진 안경)으로 감상하면 두 눈에 각각 다른 영상이 들어오고 뇌에서 합쳐져 검은색의 3차원 영상으로 지각되는 원리다.
4D는 3D를 한층 실감나게 만들어주는 요소라고 생각하면 쉽다. 입체영상과 관람객이 앉는 의자에 진동과 각도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든다. 여기에 영화 내용에 맞는 바람이나 습기, 냄새를 뿌려주는 장비를 더하면 4D 영화가 완성된다.
이렇듯 3D와 4D는 모두 평범하게 영화만 관람했던 것을 넘어 직접 그 공간에 있는 듯 현실감과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초기에는 효과도 톡톡히 봤다. 때문에 2배 이상 비싼 관람료에도 불구하고, 한동안 영화팬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사진=각 영화 공식포스터 |
이러한 현상과 관련해 한 영화배급사의 관계자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같은 작품들에서 3D나 4D가 사용된 것을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거대한 스케일과 살아 숨 쉬는 생동감 및 현장감을 관객들에게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3D와 4D만한 것이 없기 때문에 꾸준히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영화배급사의 관계자는 “3D와 4D의 영화는 ‘아바타’를 기점으로 붐이 일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3D와 4D의 영화가 꾸준히 개봉은 하고 있지만 이전에 비해서는 이렇다 할 흥행도 하지 못하고, 관람객들의 수치도 현저히 줄은 상태”라며 “그럼에도 3D 영화가 계속 나오는 것은 이러한 요소를 신기해하고 흥미로워 하는 아이들이 있기 때문에 꾸준히 제작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나 3D나 4D 영화가 어느 순간부터 관객들의 시선을 잡지 못하고 있다. 우선 불편함이 거론된다. 안경을 쓰는 사람에게 3D 상영은 3D 안경을 써야한다는 점의 불편함이 막대하다. 영화를 관람하기 위해서는 벗을 수 없고 꼭 써야하는 것이기에, 자칫 렌즈를 끼지 않고 안경을 쓰고 온다면 불편함을 이중으로 겪어야 한다.
게다가 자리 위치도 중요하다. 중간 자리가 아닌 경우 화면과 안경의 포인트가 안맞아 도리어 영화를 보는데 불편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우후죽순으로 쏟아져, ‘굳이 저 영화가 왜 3D로 만들어졌을까’라는 의문까지 품게 하는 영화까지 나오면서 관객들에게 피로감을 안겨줬다는 것이 큰 문제다. 장르별, 소재별로 3D와 4D가 적용되어야 함
이는 올해 개봉한 3D와 4D 작품 중에서 ‘아이언맨3’만 900만을 돌파하며 흥행했다는 점을 따져보면 알 수 있다.
과연 하반기에는 3D·4D 영화 중 체면치레를 할 수 있는 작품이 나올지 전만이다.
안하나 기자 ahn1113@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