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안하나 기자] 올해 극장가는 40대 대표 남자배우인 설경구, 송강호가 활발하게 활약을 하며 영화계를 휩쓸고 있다. 그 바통을 이어받아 김윤석이 출격에 나섰다.
그동안 김윤석은 ‘타짜’ ‘추격자’ ‘황해’ ‘도둑들’ 등 수많은 작품에서 독보적인 존재감과 함께 묵직하고도 거친 매력을 과시하며 대중들의 눈길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이후 누리꾼들에게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를 얻게 됐다.
그런 그가 영화 ‘화이 : 괴물을 삼킨 아이’로 돌아왔다. ‘도둑들’ 이후 1년 만에 스크린에 얼굴을 내비쳤지만 1년이라는 공백이 무색할 만큼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은 물론, 여전히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한다.
김윤석이 석태로 분해 열연을 펼친 ‘화이: 괴물을 삼킨아이’(감독 장준환·제작 나우필름 파인하우스핌름 이하 ‘화이’)는 범죄조직 낮도깨비(김윤석, 조진웅, 장현성, 김성균, 박해준 분)에 의해 길러진 소년 화이(여진구 분)가 우연히 마주하게 된 진실을 알고, 아버지라 불렀던 낮도깨비에 대한 갈등과 복수를 담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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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현지 기자 |
“이번 작품 속 석태라는 캐릭터는 육체적인 것보다는 정신적으로 힘든 캐릭터였다. 나도 자식이 있는 한 아버지였기 때문에 잘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 처음에는 시나리오를 받고 고사했었다. 그러나 이후 장준한 감독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고, 초반에 시나리오를 읽고 느꼈던 매력을 이끌려 결국에는 석태라는 캐릭터를 하게 됐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장준환 감독은 매우 뛰어난 감독인데 그의 10년 만의 복귀작에 출연한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었다.”
김윤석이 초반 부담을 느꼈던 석태라는 캐릭터는 극 중 5명의 아버지 중 유일하게 화이에게 화를 내지 않는다. 또한 악인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며 보는 이들 마저도 벌벌 떨게 만든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난 뒤에는 김윤석이 아니었으면 어느 배우가 이 역할을 소화해 냈을지 의문이 들게 만들 정도다.
“우선 많은 분들이 냉혹하다고는 말하지,만 나의 연기를 좋게 봐주셨다니 감사하다. 석태라는 캐릭터는 아빠들 중 유일하게 웃지도 않고 묵직한 모습을 보인다. 이는 범죄자들의 리더로서 그들을 다루기 위해서는 이상적인 컨트롤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았다. 석태는 보육원 출신으로 사랑을 받지 못한 아이다. 세상은 불공평하고 선하지 않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가진 자들이 만들어놓은 질서를 거부하게 되는 인물이기도 하기에 웃지 않고 한결같은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이다.”
절대 웃지 않고 늘 차가울 것 만 같은 석태이지만 화이를 끝까지 책임지고 그를 기른다. 물론 양육하는 방법이 보기 끔찍할 정도이긴 하지만 말이다.
“석태는 화이를 무척이나 사랑한다. 단지 다른 아빠들과 달리 표현하는 방법이 달랐을 뿐이다. 어찌보면 나를 닮아 괴물이 되기를 바랐는데 그럴수록 화이는 밝은 쪽으로 눈을 돌린다. 그래서 화이를 파멸시켜놓고 그의 행동을 지켜보게 되는 것 같다.”
그가 자신과 똑같이 만들고 싶어 했던 화이. 화이는 이 작품에서 주인공이자 다섯 아빠들의 사랑을 동시에 받는 아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외적·내적 모두 많은 변화를 보이고 영화가 끝날 무렵에는 파격적인 인간이 되어버린다. 이러한 감정연기를 소화해 내며 김윤석과 부자지간으로 완벽하게 분한 배우가 여진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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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현지 기자 |
“언급을 하지 않으려고 해도 어쩔 수 없나보다. 근래 인터뷰에서 여진구 이름만 천 번은 언급한 것 같다.(웃음) 여진구는 근래에 보기 쉬운 얄팍하고 슬림한 아이가 아니다. 시대가 지나면 복고가 다시 돌아오는 것처럼 배우의 모습도 그런 것 같다. 농담으로 ‘우리 같은 배우들의 시대가 다시 오는구나’라고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고 다니는데 여진구가 그러한 배우 중 한명인 것 같다. 여진구라는 배우를 처음에는 잘 알지 못했다. 그러나 촬영장에서 호흡을 맞추고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알게 되면서 굉장히 좋은 자질을 가진 배우라는 것을 알게 됐다. 아직 17세니 미래도 밝고 향후가 무척이나 기대된다.”
“이번 영화에서 여진구의 연기변신을 많은 이들이 기대하고 있는 것을 안다. 물론 여진구가 나이답지 않게 성숙한 연기를 선보이며 주변 사람들에게 칭찬을 많이 듣고 있지만 이는 그런 여진구의 잠재력을 꺼내준 장준한 감독의 공도 빼놓을 수 없다.”
베일을 벋은 ‘화이’.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정작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더불어 앞서 언급한 것처럼 송강호-설경구와의 대결로 손꼽히는 것에 대해서도 궁금하다.
“주변사람들이 요즘 영화계가 40대 배우들의 전성시대라고 이야기들 하며 대결을 부추긴다. 난 두 사람과의 대결 자신 있다. 물론 ‘화이’가 올해 최고의 흥행 영화가 되지 못할지언정 가장 오래오래 대중들에게 이야기되는 영화가 될 거라는 건 확신하기 때문이다. 흥행에 대한 부담은 언제나 있다. 밥줄이기도 한데 왜 부담이 없겠냐. 아무쪼록 잘 되길 바란다.”
끝으로 그는 ‘화이’가 잘 되기를 바라며 아주 특별한 공약을 내세웠다.
“공약에 대해 특별한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일전에 한 번 공약을 내세웠는데 정말 그 관객을 동원해 실행하게 됐다. 물론 공약이란 지치라고 있는 것이지만 함부로 아무거나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
안하나 기자 ahn1113@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