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오는 10일 예정되었던 뮤지컬 ‘보니 앤 클라이드’ 공연이 취소되는, 전무후무한 일이 일어났다. 이유는 남자주인공 클라이드 역을 맡은 키(본명 김기범)가 소속된 그룹 샤이니의 컴백 스케줄 때문이었다.
4일 ‘보니앤클라이드’ 관계자는 MBN스타에 “샤이니 컴백 사전 녹화로 인해 고심 끝에 뮤지컬 공연을 취소하게 됐다. 원하는 관객에 한해 환불을 했고, 이날 취소된 공연은 25일에 신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뮤지컬 배우들의 질환이나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당일 캐스팅이 바뀌는 일은 왕왕 발생하곤 했다. 하지만 이번 ‘보니 앤 클라이드’의 뮤지컬 공연 취소는 앞의 사례와는 궤를 달리한다. 한 배우의 스케줄로 인해 하루의 공연이 취소되어 다른 날로 옮기는 경우는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관계자는 “같은 역을 맡고 있는 엄기준, 한지상, 박형식 씨도 있지만, 이미 확정된 공연 스케줄이 있기 때문에 출연자의 변경이 불가능했다. 키 씨가 출연하는 날짜의 경우, 아이돌 가수 특성상 그의 팬들이 예매한 경우가 많아 배우의 교체도 사실상 힘든 부분”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사진=CJ E&M |
더 큰 문제중 하나는 바로 뮤지컬이 노래만 부르고 끝나는 가요 무대와는 달리 다른 배우들과 스탭들과 함께 만들어 나가는 무대예술이라는 점이다. 키를 보기위해 티켓팅을 시도했던 샤이니 팬들을 제외하고, 아무리 환불 조치를 하고 좌석 그대로 요일을 변경해 준다고 해도 순수하게 작품을 보고자 했던 관객들의 입장에서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더불어 이날 공연을 위해 연습을 진행했던 다른 배우들과, 준비 했던 스텝들은 배우 하나로 인해 하루의 일정이 취소되는 피해를 고스란히 감내해야 하는 셈이 됐다.
한 뮤지컬 관계자는 “공연 한 번에 보통 20명의 배우와 앙상블이 호흡을 맞추는 만큼, 한 두 명의 스케줄이 바뀌는 경우는 있어도 하루 취소되는 일은 드문 케이스”라며 어이없는 심경을 드러냈다.
뮤지컬 팬들 또한 이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각종 게시판을 통해 “가수 일정 때문에 공연을 취소하다니, 이는 동류배우들과 관객들을 무시하는 태도다. 이게 바로 아이돌이 작품에 임하는 자세.” “같이 연기하는 배우들만 불쌍하다.” “그놈의 티켓파워가 뭔지…” “대형 기획사
이번 ‘보니 앤 클라이드’의 뮤지컬 취소 사태는 사전에 얼마든지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가수가 본업이고 뮤지컬을 부업으로 생각한 소속사의 안일한 판단이 도리어 부정적인 이미지만 가중시키는 결과만을 낳았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917@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