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깡철이’ 어땠어요?”
만나자마자 영화 ‘깡철이’를 본 소감을 조심스럽게 묻는 유아인은 걱정 반 기대 반으로 대답을 기다렸다. “잘 봤다”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나는 만족스러웠고 기대이상이었다”고 관람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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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이 ‘완득이’ 후 2년 만에 ‘깡철이’로 스크린에 복귀했다. 사진=이현지 기자 |
유아인은 영화 ‘완득이’로 다문화 가정의 철부지 고등학생 완득이 역을 톡톡히 소화해 웃음과 진한 감동을 안겼고, 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에서 부드러우면서 강한 카리스마를 지닌 숙종 순이로 나이와 성별에 상관없이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사고뭉치부터 품위있는 왕으로 팔색조의 매력을 선보였기에 이번 강철이로 그가 보일 모습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더욱이 대구남자가 거친 부산 사나이로 변신을 예고했기에 유아인의 상남자다움과 도전기가 이목을 끌고 있다.
“(강철이의) 순수한 끌림이 좋았다. 징그럽죠? (하하) 시간이 지날수록 순수에 대해 잃어버리기 쉽고 나름 영악해진다. 사실 처음에 영화제목만 보고 전작(완득이)과 비슷했기에 시나리오를 안 봤지만, 우리 엄마에게 보여주고 싶기도 하더라. 또 내가 잊고 있던 순수한 마음과 끌림이 강철이에게 있더라. 예쁘고 순수한 마음들이 지켜지고 아직도 이 마음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싶었다.”
그의 말대로 ‘깡철이’ 속 강철이는 순수함과 깡을 동시에 지닌 부산 사나이다. 그러나 가장 사랑하는 엄마 순이(김해숙 분)를 지키기 위해 힘들어도 꾹 참는 일명 ‘엄마바보’다. 자신을 “여보”라고 부르는 치매에 걸린 엄마에게 따뜻한 손을 내밀며 늘 그녀의 곁을 지켜줄 것을 굳게 약속한다. 때로는 연인처럼 때로는 친구처럼 각별한 모자지간을 유아인은 너무도 잘 스크린에 담았다. 모자지간을 떠나 강철이와 유아인이 어딘지 모르게 닮아있어 그의 행동하나하나가 진실하고 대견해보인다.
“사실 강철이와 나는 비슷하다. 강철이를 자세히 보면 누구를 만나든지 항상 웃고 있다. 코믹적인 부분이 아니라 허탈한 웃음이다. 나 역시 나 자신을 희화화시키기도 하는데 나는 아주 긍정적이다. 정말 긍정적이라 살면서 나보다 긍정적인 사람은 못 봤다. (하하)”
자신을 ‘긍정왕’이라고 칭하며 너스레를 떠는 유아인은 충무로의 가장 핫한 20대 배우답게 넘치는 자신감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있다. 그의 자신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바로 트위터에 적힌 글들이다. 유아인은 거침없이 의견을 트위터에 남기며 단순한 글쓰기를 넘어 소통의 공간으로 이를 이용한다. 너무도 솔직하기에 어쩌면 일부 대중들은 유아인을 보고 비판적인 사람이라고 이야기할지도 모른다. 그는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할까.
“긍정을 위한 비판으로 생각해 달라. 나는 정확하게 날선 시선으로 진짜 긍정을 풀려는 마음을 담은 것이다. 내가 트위터에 쓴 글은 합쳐봐야 1000개 정도밖에 안될 것이다. 지극히 적은 양임에도 크게 비춰지곤 한다. 또래 연기자가 안하는 행동을 해서 조금 튀기에 나에게 집중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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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은 ‘깡철이’에서 거친 부산 사나이로 변신한 것은 물론 엄마바보로 김해숙과 환상의 조화를 선보인다. 사진=이현지 기자 |
“패셔니스타, 그거 아주 중요하다. 자기의지가 중요한데 처음에는 엄마가 골라준 옷을 입는다. 지금도 (누군가가 골라주는 옷을 입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자기 스스로 옷과 행동의 느낌차이나 어울리는 지에 대해 알 것이다. 나는 내가 입고 싶은 대로 옷을 입어 나를 표현한다. 솔직히 과거에 비해 요즘은 슈트도 많이 입고 다양한 시도를 한다.”
연기면 연기 패션이면 패션, 자세하게 자신의 의견을 털어놓은 유아인은 얼마 전 망언으로 신선한 충격을 안기 바 있다. 그는 한 방송에서 화보 촬영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얼굴이 아쉽다”고 말했다. 방송이 나간 후 ‘유아인 망언’으로 등록되며 웃음을 안겼었다. 또 다시 그는 필요이상의 겸손함과 함께 “도대체 왜?”라는 의문을 안길 망언을 내뱉었다.
“남들은 망언이라고 하지만 나는 내가 충분히 잘생기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객관적으로 이야기하자면 트렌디할 수 있는 얼굴이라 생각한다. 즉 유행이 지나버릴 수도 있는 얼굴 말이다. 콤플렉스는 아니지만 지금 트렌디할 수 있는 얼굴 같다. 물론 시기가 지나면 모르겠지만 (그때는) 연기를 열심히 해야지…(하하)”
망언의 정점을 찍으며 ‘깡철이’ 속 거친 깡이 아닌 귀여운 깡을 선보였다. 피 끓는 청춘답게 대구출신 유아인은 ‘깡철이’로 데뷔 이래 많은 시도를 알리고 있다. 출신지를 의심케 하는 완벽한 부산 사투리와 강도 높은 액션신, 총격액션, 카체이싱 등이 그것이다. 연기와 배역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듯 그는 발음, 엑센트 하나하나까지 분석하며 유아인표 강철이가 아닌 유아인을 흡수한 강철이로 관객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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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은 10월 2일 ‘깡철이’로 관객과 만났다. 사진=이현지 기자 |
“배우 유아인이 매우 크게 들어왔다. 과거에는 일상과 불리할 정도로 독립적이었는데 어느순간 서로 뒤엉키며 나에게 많은 영향을 준다. 작품선택부터 인물에 대한 부분, 나란 사람은 어떤 사람이냐 까지 연결하고 있다. 유아인과 엄홍식의 삶이 같이 가는 것 같다. 작품선택의 폭을 넓히고 많은 작품이 들어온 이시기에 최고의 기회를 잡아 무엇인가를 만들고 싶다. 때문에
“여러 방면에서 성공하고 싶다”고 전한 유아인은 ‘깡철이’를 통해 새로운 도전을 알리며 커다란 성공이란 문을 향해 전진하고 있다. “언제 또 뵙죠?”라고 웃으며 작별인사를 건네는 유아인이 앞으로 보일 활약과 성공에 기대가 된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