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내가 건장하게 잘 살아있는데 산송장이 아닌데 내 친구 내 돈 내 욕심, 내 생활은 왜 송장취급 하냐. 나는 죽지 못해 사는 거 아니다”
MBC 단막극시리즈 ‘드라마 페스티벌’이 2일 송영감의 폐암수술비를 벌기 위해 햇빛 노인정 멤버들이 펼치는 좌충우돌 장례식 소동 ‘햇빛노인정의 기막힌 장례식’(연출 이성준, 작가 노해윤, 이하 ‘햇빛 노인정’)으로 화려한 축제의 서막을 올렸다.
햇빛아파트에 위치한 햇빛노인정의 하루는 눈만 마주치면 으르렁거리는 구봉(백일섭 분)과 옹식(이호재 분)의 언쟁과 이들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맡는 송노인(김봉수 분)의 만류로 시작된다. 이날도 구봉과 옹식의 유치한 싸움을 말리던 송노인은 갑작스러운 통증을 느끼고 쓰러진다. 이에 놀란 이들은 서둘러 송노인을 병원으로 데리고 가고, 그곳에서 폐암 말기라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듣게 된다.
햇빛노인정 멤버들은 송노인의 상태를 전하기 위해 도미한 송노인의 자녀들에게 연락을 ‘잘못된 번호’라는 안내 메시지뿐이었다. 송노인의 수술비를 구하기 위해 햇빛노인정 멤버들은 백방으로 노력해 보지만, 경제권이 없는 노인들의 주머니 사정은 여의치 않다. 송노인을 그냥 보낼 수 없었던 이들은 급기야 언젠가 치르게 될 장례식, 미리 치러 조의금으로 수술비를 마련해보자고 뜻을 모으고, 이때부터 가짜 장례식 준비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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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단막극시리즈 ‘드라마 페스티벌’이 2일 송영감의 폐암수술비를 벌기 위해 햇빛 노인정 멤버들이 펼치는 좌충우돌 장례식 소동 ‘햇빛노인정의 기막힌 장례식’으로 화려한 축제의 서막을 올렸다. 사진=햇빛노인정의 기막힌 장례식 |
‘햇빛노인정’은 햇빛노인정 멤버들이 만들어 놓은 가짜 장례식장을 배경으로 언젠가 다가올 죽음과 그럼에도 살아있기에 행복해지기를 꿈꾸는 노인들의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을 세밀하면서도 유쾌하게 풀어냈다.
폐암말기라는 불치병에 걸렸음에도 달려와 줄 이 없는 송노인과 아직까지는 과부인 며느리와 함께 살고 있지만 언제 혼자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홀로서기를 도전하는 옹식의 모습은 죽는 것 보다 혼자되는 게 더 무섭다는 노인들의 외로움을 보여주었다. 여기에 옹식과 박여사 구봉의 삼각관계는 노인들이 흘러간 시간이 아닌 여전히 사랑을 꿈꾸며 살아 숨쉬는 존재임을 다시 한 번 알려주었다.
이중에서도 안방극장의 가장 큰 공감을 자아낸 것은 구봉의 대사였다. 자신을 속였다며 크게 화를 내는 해식을 향해 구봉은 “네가 너에게 산 사람이냐 죽은 사람이냐. 나는 아직 살아있는데 너는 왜 내가 아무것도 필요 없다고 생각하느냐. 그깟 소문이 너에게 중한데 왜 나에게 친구는 중하다고 생각하지 않아”라며 “나는 산송장이 아닌데 내 친구, 내 돈, 내 욕심, 내 생활은 왜 송장처럼 취급 하냐. 나도 너처럼 행복하게 살고 싶다. 나는 죽지 못해 사는 거 아니다”고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속마음을 토했다. 이와 같은 구봉의 말은 안방극장에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기존 드라마에서 사용되고 있는 고화질(풀 HD)보다 화질이 4배 이상 선명한 초
한편 3일 오후 10시에는 ‘드라마 페스티벌’의 2편 강하늘, 양진우, 손병호 주연의 사극 ‘불온’(연출 정대윤, 극본 정해리)이 방송 된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