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정선 기자] “대국민 문자 투표가 진행됩니다”
그럴듯한 말로 대중들을 꾀는 오디션프로그램의 전형적인 수법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대중들의 선택은 버릇처럼 등장한다. 이는 “너희들이 뽑은 사람”이라는 빌미를 마련하기 위한 하나의 수법에 불과하다. 정말 대중들의 선택이 존중되는지 의심스럽다.
어느 것 하나 예로 들을 필요도 없이 최근 진행된 오디션 프로그램은 모두 결정적인 순간에 시청자 문자투표가 등장한다. SBS ‘케이팝스타’ Mnet ‘슈퍼스타K’ ‘댄싱9’ ‘WIN’ KBS2 ‘위대한 탄생’ 등이 바로 그것들이다.
‘슈퍼스타K5’ 사진=CJ E&M |
시청자 문자 투표는 도입 당시 큰 인기를 끌었다. 전문가들에게 모든 선택권이 주어지는 방식을 탈피하고, 대중에게 심사할 권리를 부여하면서 능동적인 참여를 가능하게 만드는 효과적인 제도이기 때문이다. 실제 시청자 문자투표의 비중을 늘리면서 전문가들의 평가와 전혀 다른 결과를 낳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방영되고 있는 한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이를 악의적으로 ‘이용’할 뿐 시청자들의 의견이 얼마나 반영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설사 반영된다 하더라도 제작진의 의도에 빗겨가지 않는 선에서 정도로 보인다.
‘슈퍼스타K5’는 TOP10으로 가기 위한 마지막 관문인 블랙위크 당시 100인의 심사위원들에게 참가팀들의 평가를 맡겼다. 첫 시즌부터 ‘대국민 오디션’이라는 타이틀을 붙인 만큼 대중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모양새다. 겉보기엔 그럴싸한 방법이지만 결론은 100인의 선택이 아닌 심사위원의 선택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터무니없이 적은 심사비율로 이들의 결정권이 무색하게 된 셈이다.
‘슈퍼스타K5’는 또 한 번의 시청자 문자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현재 TOP10에 남은 한 자리를 시청자들에게 맡기겠다는 의도다. “패자부활전은 없다”던 ‘슈퍼스타K5’가 이미 떨어뜨린 사람을 다시 부활시키는 데 최대한 잡음을 줄이기 위해 시청자들의 힘을 빌리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슈퍼스타K5’ 사진=CJ E&M |
다른 예로 ‘WIN’은 제작 당시 100% 시청자들의 선택에 의해 우승팀이 결정된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이는 YG 엔터테인먼트의 수장인 양현석의 교묘하지만 영리한 노림수다. “두 팀 모두 어디에 내놔도 창피하지 않을 정도의 팀들”이라는 양현석의 말처럼 이미 자신의 마음속에서는 ‘통과’된 두 팀을 내세워 대중들의 입맛에 맞춰 데뷔 시키자는 고도의 전략인 것이다.
이조차도 눈에 보이는 전략이지만 유독 ‘슈퍼스타K5’를 향한 시선이 냉담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처음부터 “내가 고른 애들 중 마음에 드는 팀을 당신들이 골라봐”라는 식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