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불륜, 출생의 비밀, 복수와 같은 ‘막장’을 버린 청정 무공해 드라마가 등장했다.
자식세대의 결혼과 이혼 그리고 황혼재혼의 현실을 반영한 ‘사랑해서 남주나’가 28일 그 베일을 벗었다.
현수(박근형 분)의 혼외자식인 재민(이상엽 분)은 겉으로는 밝고 씩씩하게 굴지만, 이복누나 유진(유호정 분)과 유라(한고은 분) 사이에서 미묘한 갈등을 겪고 있다. 자신의 출생에 있어서 상처를 가지고 있는 재민은 아버지 현수에게도 데면데면 했다. 그런 현수가 유일하게 마음 편히 있을 수 있는 상대는 바로 여자친구 미주(홍수현 분). 그녀에게 좋은 모습만을 보여주고 싶었던 재민은 자신의 집안을 숨기고 그녀에게 최선을 다한다.
어린 시절 부모님의 이혼으로 상처를 가지고 있는 미주는 우유부단한 아빠 호섭(강석우 분)을 미워하고 엄마 순애(차화연 분)에게 연민을 가진 인물이다. 유쾌한 농담과 애교로 자신을 웃게 해주는 재민을 사랑하는 미주이지만 은행원 계약직이라는 불안한 현재의 위치와, 계속해서 취업에 실패하는 재민에게 실망하고 힘들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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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사랑해서 남주나 |
여기에 아버지의 외도 사실을 알고 난 이후 가시 돋친 말을 일삼는 유라나, 평소에는 재민을 챙기는듯하지만 무의식적으로 그에게 냉정하게 대하는 유진, 새어머니 연희(김나운 분)에게 무뚝뚝할 수밖에 없는 미주, 의도된 밝음으로 내면의 어두움을 가지고 있는 재민의 모습 등은 부모님의 불륜으로 얻은 자녀들의 상처들을 과장 없이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서 보는 이들의 동감을 높였다.
이들이 하는 고민 또한 지극히 평범했다. 지방대라는 학벌과 좋지 않은 성적 때문에 번번이 취업 문턱에서 낙방하는 재민의 “인성보다 스펙이 좋아야 하면 왜 면접에 불렀느냐”는 울분은 이 시대 취업 준비생들의 마음을 대변했다. 사랑만 있으면 문제없는 연애와 능력과 조건을 따질 수밖에 없는 결혼 사이에서 고민하는 미주 또한 30대 결혼을 생각하는 평범한 여자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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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사랑해서 남주나 캡처 |
이밖에도 현수와 순애의 황혼로맨스 예고가 눈길을 끌었다. 처음 ‘사랑해서 남주나’가 눈길을 끌었던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드라마에서 주로 사용되지 않았던 소재 ‘황혼재혼’을 다룬다는 것이었다. 반찬가게를 꾸리는 순애에게 마음이 있는 현수는 매일같이 가게를 들리지만, 정작 그녀 앞에서는 무뚝뚝하게 대할 뿐이었다. 생활력 강한 억척 아줌마 순애는 그런 그에게 싹싹하게
평범한 이웃들의 이야기로 포문을 연 ‘사랑해서 남주나’가 앞으로도 ‘막장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자리를 지킬지, 그리고 자극적인 ‘막장요소’로 점철된 주말드라마에서 어떤 행보를 걸어가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