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푸근한 인상과 거칠지만 부드러운 매력이 있는 배우 송강호가 다양한 작품을 통해 아버지상으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그는 최근 기대 속에 개봉한 영화 ‘관상’에서 이종석의 아버지이자 소문난 관상쟁이 내경 역을 맡아 극장가를 장악하고 있다.
1996년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에서 단역으로 얼굴을 알린 송강호는 ‘초록 물고기’ ‘넘버3’ ‘조용한 가족’ ‘쉬리’ ‘동창회’ ‘공동경비구역 JSA’ ‘복수는 나의 것’ ‘YMCA 야구단’ ‘살인의 추억’ 등 장르불문 다양한 작품에 출연해 연기내공을 쌓아왔다. 주로 특색있는 배역을 도맡았기에 송강호는 개성만점 배우로 불리기에 충분했다. 그런 그가 ‘효자동 이발사’를 만난 후 거친 상남자에서 인정 넘치는 아버지로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
그는 ‘효자동 이발사’에서 대통령의 이발사 성한모 역을 맡아 아슬아슬한 머리손질로 웃음을 안긴다. 또 아들에 대한 무한애정으로 진정한 부정이란 무엇인가를 보여준다. 아들을 업은 채 차가운 물에 스스럼없이 들어가 묵묵히 길을 가거나, 아들은 업고 넓은 바다를 구경하며 소소한 행복을 느끼는 모습은 연기가 아닌 실제 아버지 송강호를 보는 듯해 자연스러움을 선사한다.
제대로 부정을 묘사한 송강호는 ‘괴물’에서는 딸 고아성의 친구이자 어찌보면 동생같은 철부지 아버지로 변신한다. 그러나 딸이 위기에 처하자 용감무쌍 아버지로 돌변, 카리스마를 맘껏 발휘한다.
단 두 작품만으로 아버지 캐릭터를 완벽하게 표현한 송강호는 단번에 부드러운 매력을 지닌 배우로 거듭나 후속작에 대한 팬들의 기대를 높였다. 그 후 ‘우아한 세계’ ‘설국열차’ ‘관상’에서 모두 아버지 역으로 출연해 팬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무심하지만 자상한 아버지, 딸을 위해 헌신하는 아버지, 아들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등 이 시대의 아버지의 모습을 스크린에 담아 강한 공감과 몰입도를 높인다.
특히 ‘관상’에서 이종석 아버지로 활약한 송강호의 모습은 아버지상의 정점이라 할 수 있다. 관상을 싫어하는 아들을 위해 몰래 관상을 보는 귀여운 아버지부터 자나깨나 아들생각 뿐인 아들바보로 보는 이들을 미소짓게 만든다.
송강호가 다양한 매력을 지닌 아버지로 변신을 알리고 있다. 사진=MBN스타 DB |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