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나영 기자] 누가 알았을까. 온화한 웃음, 여심을 설레게 만드는 조각같은 외모의 ‘고비드’가 욕망에 가득찬 모습으로 변할지. 지난 17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황금의 제국’에서 욕망, 분노, 냉혹함에 휩싸인 인물 장태주를 연기한 고수 이야기다.
‘황금의 제국’은 1990~2010년도 신도시 개발, IMF 등 한국 경제사 격동의 20년을 배경으로 성진그룹의 주인자리를 두고 가족 사이에 벌어지는 쟁탈전을 그린 가족 정치극이다. 지난 2012년 화제의 드라마 ‘추적자 THE CHASER’의 박경수 작가와 조남국 PD가 의기투합한 작품인 ‘황금의 제국’은 방송 전부터 커다란 기대감을 일으켰다. 이후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인기를 증명, 매회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SBS 드라마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이후 4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 고수는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아간 성진그룹을 차지하려는 야망을 품은 장태주 역을 맡아 선과 악을 오가는 명품연기를 펼쳤다.
“장태주라는 캐릭터는 확실하게 선인지, 악인지를 설명할 수 없다. 드라마의 모든 인물이 선과 악으로 나눠지지 않았다. 그래서 더욱 매력적이어서 하고 싶었던 작품이었다. 다른 대부분의 드라마는 선과 악, 감초역할 등이 다 나눠져 있는데, 우리 드라마는 선과 악을 나누지 않고 정말 인간의 본연의 모습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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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BH엔터테인먼트 |
“‘황금의 제국’의 주인이 누가 될 것인가. 처음에는 최서윤, 최민재, 장태주 세 사람만 그 자리를 넘보는 줄 알았다. 하지만 한정희(김미숙 분), 최원재(엄효섭 분) 등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넘보더라. 경쟁자가 넘쳐났다. 나중에는 하도 많이 싸우니까 배우들끼리 ‘성진그룹 니가 가져라. 나 안할란다’라며 이야기할 정도였다(웃음). 하지만 나는 내가 맡은 역할만 열심히 연기하면 되지만, 그걸 쓰는 작가님이 더 힘들 것이다.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고수는 선과 악을 오가는 모습으로 매회 반전을 거듭해 보여줬다. 부드러운 남자 역할로 기억에 남던 고수의 반전 모습은 드라마의 또 다른 볼거리였다. 착한 인물을 연기하는 것만으로도 진이 빠졌을 법한데, 여러 감정을 오가는 것은 힘들지 않았을까.
“오히려 (여러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편했다.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났을 때는 좋고, 싫어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는 대앙하고 싸우고 화내는 모습, 이게 사람의 모습이지 않은가. 처해진 상황에 자연스럽게 임하니 좋은 평을 받은 것 같다”
연기 변신 성공과 시청자들의 호평을 통해 오랜만에 브라운관으로 돌아온 것에 대한 기쁨 또한 남달랐을 터. 하지만 거의 생방송 수준으로 진행되는 빠듯한 촬영 일정이라는 복병이 따로 있었다.
“예전에 드라마 촬영을 했을 때 밤샘 촬영하고 녹초가 된 적이 많아 촬영 전 겁을 많이 먹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운이 좋았는지 힘들지 않았다. 하지만 대사에 많이 치였다. 짧은 시간에 아주 굵직한 대사를 외우다보니 금요일부터 월요일까지 촬영을 끝내고 나면 4kg이 빠져있었다”
1998년 포지션의 뮤직비디오를 통해 데뷔한 고수는 드라마 ‘피아노’(2001), ‘순수의 시대’(2002), ‘요조숙녀’(2003), ‘남자가 사랑할 때’(2004),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2009) 등 주로 멜로물에 등장해 많은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래서 더욱이 기업, 경제 장르의 드라마에 출연해 남다를 것이다.
“소집해제하고 나서 연기에 대해 고민이 생기고 어려워질 때 만난 작품이다. 나름 나만이 가지고 있던 숙제에 대해 해답을 얻은 부분도 있고, 개인적으로 (모든 부분이) 좋았다. 고민을 하고 힘들게 한 작품인데, 스스로의 답을 얻게 되고 (여러모로) 많이 도움이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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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BH엔터테인먼트 |
“시청률이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작품 전체를 설명하는 잣대가 시청률이 아니라는 것은 많은 분들이 아신다. 현장을 다니다보면 뜨거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는 로맨티스트 인줄 알았던 고수는 야망에 눈이 멀어 고성을 지르는 등의 연기로 완벽하게 연기 변신을 성공했다. 이제는 어떠한 캐릭터도 가능한 배우임을 입증한 고수 다음에는 어떤 캐릭터로 팬들의 곁으로 찾아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나영 기자 kny818@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