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팔방미인(八方美人)은 준수한 외모와 여운을 남기는 연기, 온화하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성격 뭐하나 흠 잡을 데 없는 배우 이정재에게 가장 어울리는 사자성어다. 그는 다양한 작품을 통해 늘 새로운 역할을 시도해왔다. 영화 ‘신세계’로 이정재의 재발견이라는 평과 함께 슈트의 진리로 거듭난 이정재가 이번에는 ‘관상’에서 미워할 수 없는 악역으로 또 다른 매력의 일부를 스크린에 표현했다.
‘관상’은 개봉 전부터 이정재, 송강호, 백윤식, 김혜수, 조정석, 이종석 등 화려한 캐스팅으로 관심을 모았다. 기대를 증명하듯 예매율 1위는 물론 빠른 속도로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도둑들 ’ ‘신세계’ 등으로 극찬을 받아온 이정재이기에 이번 ‘관상’에 대한 주변사람들의 평이 신경 쓰일 만도 하다.
“정말 열심히 촬영했다. (하하) ‘관상’을 보면 내가 연기하는 스타일이 새롭다는 생각이 들 것이며 동시에 저 사람이 저런 내면도 있었나 라는 생각도 들 것이다. 또 좋은 배우들과 함께 호흡이 잘 맞았기에 주변의 반응이 좋은 쪽으로 나오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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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재가 ‘관상’에서 미워할 수 없는 악역 수양대군 역을 맡았다. 사진=이현지 기자 |
“‘관상’ 시나리오를 봤을 때 수양대군 역이 정말 멋있었다. 러닝타임 때문에 많은 장면이 편집돼 악역으로만 보일지 모르겠지만, 사실 시나리오 상 수양대군은 복잡한 매력을 가진 인물이다. 때문에 남자연기자로서 한번쯤은 욕심이 나는 배역이라고 생각했다. 역사 속 수양대군에 대해 연구하던 중 그가 다양한 성격의 소유자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결단력이나 생각의 깊이가 무서울 정도로 엄청난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애정이 담긴 역할이라 그런지 이정재는 ‘관상’ 속 수양대군의 모습과 어딘지 모르게 닮아있다. 왕이 되려는 야망가의 모습 대신 그는 데뷔 20년차 베테랑 배우지만 여전히 새로운 배역과 작품에 목말라있으며 대중들에게 늘 색다른 모습을 보이길 원하는 듯하다.
“‘관상’ 속 수양대군과 나의 비슷한 점이 있다. 항상 예우를 갖춘 당당함을 지키려는 것은 나의 성격과 비슷하다.”
‘관상’에서 이정재가 맡은 수양대군은 극의 중심이자 긴장감을 안기는 인물이기에 그의 등장을 기다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이정재의 등장은 다소 늦은감이 있기도 해 관객들과 등장을 두고 때 아닌 밀고 당기기를 한다. 그는 자신의 등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나는 (나의 등장 부분이) 가장 효과적인 타이밍이 아니었나 싶다. 물론 주요인물 등장시점이 보통은 15분에서 20분 안쪽인데 ‘관상’의 경우는 다르다. (하하). 그러나 감독님이 고심 끝에 이 타이밍으로 결정된 것이다. 이야기의 흐름을 갑자기 집중하게 만들기에는 이정도 타이밍이면 좋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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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재가 ‘관상’에서 맡은 배역을 소개했다. 사진=이현지 기자 |
“수양대군은 자신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인물이기에 수월한 부분도 있었다. 그러나 강력한 인물이라 행동에 힘을 너무 많이 담으면 오버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고, 힘을 빼면 위협적이지 않을 것 같았다. 그 수위를 정하는 게 어렵더라. 복합적인 인물이라 표현하는 점에 있어 조금은 풀기 힘든 숙제이기도 했다.”
힘든 숙제를 너무도 잘 풀어낸 이정재는 자신의 연기를 칭찬하는 말에 쑥스러워하며 “‘하녀’부터 작품 수를 늘려 연기하는데 더욱 재미를 붙여야겠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하녀’ 때부터 운 좋게 좋은 작품을 만나 즐겁게 촬영했다” 고 겸손함을 보였다. 또 자신이 아닌 상대배우 송강호와 조정석 칭찬하기에 열을 올렸다.
“송강호는 감성적인 배우다. 우리가 보통 감성적인 배우에 대해 물으면 송강호라고 선뜻 답하지 않지않냐. 뭐라 설명할 순 없지만 그는 다른 남자배우들과 다르다. 조정석은 페이소스가 있는 배우다. 유쾌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쓸쓸한 감정표현을 잘한다. ‘관상’에서 맡은 역을 잘 소화했기에 나는 그처럼 그렇게 잘 하진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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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보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될 이정재의 연기인생에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이현지 기자 |
“요즘에는 정우성과 나 둘 다 너무 바쁘다. (하하) 공교롭게도 우리 둘은 같이 쉬고있는 공백기가 별로없다. 누군가가 일하면 누구는 쉬고 있거나 둘 다 일을 하곤 한다. 예전처럼 시간을 내서 영화를 보기에는 하루 종일 함께 있어야 되기에… (하하) 간혹 밥은 먹는다.”
절친 정우성 역시 ‘감시자들’로 흥행을 성
“아직 차기작은 결정 나지 않았지만 빨리 무언가를 결정해서 하고싶다. 잘할 수 있는 것 또는 새로운 것을 하고싶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