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가정부’에서 이성재는 아내의 죽음으로 기러기 아빠에서 4명의 아이들을 혼자 돌보게 된 은상철 역으로 등장해 서툰 아빠의 모습을 보인다. 매일매일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가정을 이끌어 가게 된다. 하루아침에 4명의 아이들을 혼자 돌보게 된 이성재는 3년이나 떨어져 지낸 아이들이 낯설고 부담스럽기만 하다.
엄마를 잃고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텨가고 있는 아이들에게 아빠로서 매일 웃는 얼굴로 용기를 북돋아 주고 있지만 사실 본인의 마음 역시 지쳐가고 있다. 회사 일을 마치고 지친 몸과 마음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오면 자신을 맞아 주는 것은 4남매와 정신 없이 어질러진 집안. 이런 상철에게 집 역시 쉴 곳이 못되고, 집안에서 혼자 있을 수 있는 유일한 장소인 화장실만이 그의 안식처가 될 뿐이다.
회사에서 뿐만 아니라 집안에서도 ‘자상한 아빠’, ‘능력 있는 가장’이라는 가면을 쓰고 있어야 하는 그에게 화장실은 유일한 마음의 안식처이자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신의 본 모습으로 쉴 수 있는 공간이다. 기러기아빠였을 때보다 더 외롭고 힘든 그가 매일 아침마다 화장실에서 마음을 다잡으며 혼자 ‘파이팅’을 외치는 모습에서는 애잔함마저 느껴진다.
실제 기러기 아빠이기도 하지만 은상철과는 정반대로 아이들과 마음만은 늘 함께인 자상한 아빠로 잘 알려진 이성재는 과연 이 서툰 아빠 은상철을 어떤 방식으로 소화해 낼 지 관심이 쏠린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