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송강호, 백윤식, 이정재, 김혜수 등의 베테랑 배우들과 떠오르는 연기파 배우 조정석, 이종석의 기막힌 조화로 대중의 궁금증을 자극하고 있는 영화 ‘관상’(감독 한재림·제작 (주)주피터필름)은 캐스팅 단계부터 이미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모은 기대작 중 하나다.
공개된 예고편과 포스터만 봐도 가장 핫한 배우들의 연기 호흡은 어떨까? 라는 호기심을 증폭시킨다. 특히 그중에서도 이름만 들어도 명성이 자자한 선배들과 연기할 조정석과 이종석에 관심이 끌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관심을 증명하듯 예고편을 통해 영화의 내용을 대충 짐작해보면 조선 최고의 관상가인 내경(송강호 분)의 아들이자 관상을 전혀 믿지않고 주어진 운명을 스스로 바꾸려는 진형 역을 맡은 이종석의 비중이 그의 삼촌 팽헌 역을 맡은 조정석 보다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관상으로 생계를 이어가려는 내경, 팽헌과 달리 진형은 이를 철저히 거부하며 스스로의 길을 개척하려하기에 어쩌면 이들과 대립각을 이루며 남다른 두각을 보일 것 같았다.
그런 예상보다 이종석의 비중은 적었고, 오히려 조정석의 존재감과 ‘건축학개론’ 납득이 후 그를 대표하는 캐릭터의 탄생을 알리고 있다. 물론 ‘관상’도 어찌보면 사극에 등장하는 납득이로 보일 수 있으나, 송강호와 환상의 콤비를 자랑하며 한층 더 유쾌해진 납득이를 만날 수 있기에 다시 한 번 그의 변신에 집중이 가능하다.
조정석은 첫 등장부터 너무도 강렬하다. 허름한 옷차림, 헝클어진 머리와 땟국이 흐르는 얼굴, 순박하고 순수한 미소 등은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며 ‘관상’에서 보일 그의 활약을 예고하기도 한다. 첫 호흡을 맞춘 송강호와도 마치 여러 번 호흡을 맞춘 듯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이며 2013년 하반기 주목받을 남남커플로 등극할지도 모른다.
‘관상’ 초반 하회탈미소를 지녔던 조정석은 극이 위기, 절정에 가까워질수록 미소대신 분노와 슬픔으로 활력을 불어넣는다. 이 같은 그의 행동에는 설명이 가능한 이유가 존재하기에 강한 공감을 사기도 하며 눈시울을 붉게 만들기도 한다.
예상 밖의 선전을 보인 조정석과 달리 이종석은 연기파 배우들과 함께 해서인지 도통 두각을 보이지 못해 안타까움을 안긴다. ‘시크릿가든’ ‘하이킥-짧은 다리의 역습’ ‘학교 2013’ ‘너의 목소리가 들려’ 등의 작품에서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단번에 눈길을 끌었던 그가 ‘관상’에서는 제대로 연기날개를 펼치지 못하고 있다. 신체적 결함이 있는 인물을 맡아 나름대로 역할에 충실하며 소화했지만 어딘지 모르게 어설프고 낯설다.
관상을 두고 아버지 송강호와 강한 대립은 아닐지라도 조금의 마찰을 보일 줄 알았지만, 이 역시 부족하다. 늘 그래왔던 것처럼 처음 도전한 장르에서도 남다른 존재감으로 역시 이종석 이라는 칭찬을 받을 것 이란 예상을 너무도 빗나가 더욱 조정석의 연기가 빛을 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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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 백윤식, 이정재, 김혜수, 조정석, 이종석 등의 출연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관상’이 9월 11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사진=관상 포스터 |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