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한국영화계를 이끈 연극 무대 출신의 두 사람이 각각 영화 ‘스파이’와 ‘관상’으로 본격 대결을 앞두고 있다.
설경구와 송강호가 출연한 영화 중 같은 해에 개봉한 경우는 많았다. 올해도 설경구는 ‘감시자들’, 송강호는 ‘설국열차’로 관객에 인사했지만 개봉 시기가 한 달가량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스파이’와 ‘관상’은 개봉 시기가 비슷하다.
설경구가 지난 5일 개봉한 ‘스파이’로 먼저 관객을 찾았다. 대한민국 최고의 비밀 스파이가 국가의 운명이 걸린 작전을 수행하던 중 자신의 정체를 모르는 아내가 작전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내용을 그린 코믹첩보액션 영화. 설경구는 이 작품에서 ‘광복절 특사’(2002) 이후 완벽한 코미디 연기를 펼쳤다.
송강호는 11일 개봉하는 ‘관상’으로 설경구에 대결을 신청했다. 한 관상가가 계유정난에 휩쓸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에서 송강호는 운명을 바꾸려는 관상가 내경 역을 맡았다. 송강호는 첫 사극 영화에 도전한다.
연극 무대에서 연기인생을 시작한 두 사람은 지난 1996년 영화계에 데뷔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1993년 연극 ‘심바새매’로 배우 생활을 시작한 설경구는 1996년 ‘꽃잎’으로 영화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박하사탕’, ‘광복절 특사’, ‘공공의 적’, ‘실미도’, ‘해운대’, ‘타워’ 등 30편에 가까운 작품에 주연으로 출연하며 대한민국 대표배우로 발돋움했다. 2003년과 2009년 영화 ‘실미도’와 ‘해운대’를 통해 천만 배우에 등극했다.
송강호는 1991년 극단 연우무대에 입단하면서 연기에 입문했다. 이어 설경구와 같은 해인 1996년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을 통해 영화계에 데뷔한 후 ‘쉬리’, ‘공동경비구역 JSA’, ‘살인의 추억’, ‘괴물’, ‘의형제’ 등 여러 작품으로 많은 관객의 선택을 받아왔다. 2006년 ‘괴물’을 통해 천만 배우의 대열에 합류했다.
두 명의 천만배우, 누가 한국영화의 흥행을 이끌지 관심이 쏠린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