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함은 좋은데”…‘심장이 뛴다’ 안전 불감증 우려

[MBN스타 김나영 기자] “훈련을 받고 바로 사고 현장에 투입이 됐다”
최근 예능프로그램은 ‘진정성’ ‘리얼’을 앞세우며 관찰 예능프로그램, 체험형 예능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예를 들면 MBC 예능프로그램 ‘아빠 어디가’ ‘진짜 사나이’ SBS 예능프로그램 ‘정글의 법칙’을 말할 수 있다.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6일 SBS는 2부작 파일럿 프로그램 ‘심장이 뛴다’를 선보였다. 이 프로그램은 연예인들이 부산 해운대 소방 안전센터에서 5박 6일간 합숙생활을 하며 소방대원들의 삶을 체험, 자신의 목숨보다 구조원의 목숨을 더 소중히 여기는 구조대원들의 삶을 직접 체험하며 생명의 숭고함을 생각해보고자 하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사진제공= SBS

방송에 앞서 지난 4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에서 ‘심장이 뛴다’ 기자간담회가 열려 배우 조동혁, 박기웅, 전혜빈, 최우식이 참석했다. 이날 전혜빈은 “‘진짜 사나이’와 비슷하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런데 현실을 보니 굉장히 달랐다”며 “누군가에게 일어날 수 있는 실제상황을 직접 보여주는 만큼 ‘리얼’의 차원이 다르다. ‘진짜 사나이’ 팀들도 나라를 지키는데 필요한 훈련 등을 받지만 우리는 실제로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모르는 사고 현장에 갔다. 약간의 설정도 불가하다”고 말했다.
박휘선 작가 또한 “훈련을 받고 실전에 바로 투입이 됐기 때문에, 촬영하다가 실제 상황을 겪다 보니까 멘탈 붕괴가 오기도 했다”고 밝혔고, 다른 출연자들 역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몰라서 그 어떤 설정도 할 수 없다”며 ‘진정성’을 강조했다.
‘진정성’ ‘리얼’을 강조하고 트렌드에 발맞춰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다른 예능과 달리 소방대원은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실제상황’에 투입되는 것은 여러 가지의 문제점을 일으킬 수 있다. 실제 상황에서 극한 상황에 몰렸을 경우, 리얼을 강조하다보면 출연진들 뿐만 아니라 위험에 처해있는 민간인 조차 위험해질 수도 있기 때문. 이러한 부분을 피하고자 하면 말 그대로 예능, 약간의 연출이 필요할 수 밖에 없다.
◆ 5박 6일 훈련 후 실제상황 투입?
‘심장이 뛴다’의 출연진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5박 6일의 훈련 후 실전에 투입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소방대원이 현장에 투입되기까지는 채용시험에 합격을 한 후 6개월간의 훈련을 수료, 임용에 합격해야만 실전에 나갈 수 있다.
이런 채용은 지난해 일부 시행됐으면 금년에는 채용시험, 6개월 훈련 이후 임용단계를 거친다. 물론 과거에는 소방수요가 많은 반면 소방공무원이 적어 임용 후 교육을 시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는 과거와 다르며, 소방공무원을 준비해왔던 사람과 연예인을 똑같게 볼 수 없다.
이와 관련 전혜빈은 “그래도 119 구조대원과 함께 촬영하는 거니까 위험에 노출되어도 겁이 안 나더라”며 “구해줄 사람이 옆에 있다는 생각에 더 과감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5박 6일 훈련을 강조하며 실제 촬영에 투입됐고, 소방공무원들은 민간인을 구하러 움직여야 하는 상황임에도 연예인을 구해줘야 한다는 말은 참 아이러니하게 다가온다.

사진제공= SBS

◆ 진정성=위험성, 가학성 논란 피할 수 있을까?
요즘 예능프로그램에서 앞 다투어 외치는 ‘진정성’. 이를 잡기 위해서는 위험성이 따라올 수 밖에 없다. 6일 방송 중단을 한 MBC 예능프로그램 ‘스타다이빙쇼 스플래시’같은 경우에도 순수 100%의 리얼을 바탕으로 한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그 때문인지, 이봉원의 안면 타박상과 클라라와 샘 해밍턴의 허리ㆍ목 부상으로 임원회의를 통해 녹화가 전격 취소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KBS2 예능프로그램 ‘우리동네 예체능’에서도 출연자 여러 명이 다쳤다. 동방신기의 최강창민은 래프팅 장면 촬영 도중 급류에 휩쓸리면서 부상을 당했고, SBS 예능프로그램 ‘맨발의 친구들’에서 김범수 도 녹화 도중 무릎을 다쳐 수술을 받기도 했다. 이러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생기는 잦은 부상은 우려를 사고 있는 상태.
특히 ‘심장이 뛴다’ 경우에는 화재진압, 민간인을 구하는 실제 상황에 투입되기 때문에 위험성이 더 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소방당국 한 관계자는 “5박 6일 훈련받고 현장에 나간다고 하는 거는 집적적인 현장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고 하는 것에 대한 보조적인 것들을 소방활동에 대한 홍보를 위해 하는 것 같다”며 “예를 들어 각종 훈련 현장에서 방화복을 착용하고 소방차에 탑승하는 범위라면 소방의 업무를 알리는 홍보차원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직접적으로 위험한 실제상황에서 개인에게 일을 부여한다면 문제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나영 기자 kny818@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