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지상파 3사를 비롯해 종합편성채널에 케이블까지, 바야흐로 ‘채널 풍년’이라고 불러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요즘 TV는 1번부터 100번까지 꽉꽉 채우고 있다. 각 방송사는 늘어난 경쟁사에 밀리지 않기 위해 늘어난 채널 수 만큼의 예능프로그램들을 내놓았고, 그 결과 시청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영역을 확대했다.
하지만 갈수록 비슷비슷한 프로그램이 신설돼 시청자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리모컨을 돌릴만한 채널은 많은데 정작 머물만한 곳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분명히 다른 채널로 돌렸건만 이전에 어디서 본 듯한 데자뷰를 떨쳐낼 수 없다.
지난달 16일 종영한 MBC ‘파이널 어드벤처’는 초창기 SBS ‘정글의 법칙’과 유행하는 서바이벌을 접목한 아류 프로그램이라는 지적을 받았었다. 결국 시청자들의 외면을 부르더니 쓸쓸하게 막을 내렸다.
![]() |
사진=KBS, MBC |
김영옥과 김용림, 김수미, 이효춘 등 4명의 원로 여배우와 가이드로 젊은 배우 이태곤이 등장한다는 점은 ‘꽃보다 할배’를, 전남 완도의 작은 섬 청산도로 여행을 떠나는 모습은 KBS2 ‘해피선데이-1박 2일’을 떠올리게 했다. 즉 새로운 부분이 없었다는 것이다.
같은 날 첫 방송된 MBC ‘화수분’ 또한 이러한 부분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다양한 사연을 콩트로 보여준다는 포부로 시작한 ‘화수분’이었지만 정작 시청자들에게 보여준 것은 MBC ‘일밤-진짜사나이’의 특집 방송이었다. 콩트가 중심이 되는 사연도 이미 여러 차례 각종 미디어들을 통해 언급된 것들만 다뤘다. 그 중 특히 시청자가 제보했다는 ‘아가병사 탈영사건’의 사연은 3월 27일 방송됐던 tvN ‘푸른 거탑’의 ‘너는 내 운명’ 백봉기 에피소드와 다소 흡사했다. 자신의 여자친구와 헤어졌다는 거짓말로 편한 군 생활을 누리다 상사에게 들켜 곤혹을 치렀다는 큰 줄거리는 같은 사연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30일 첫 선을 보인 tvN ‘퍼펙트 싱어 VS’(이하 ‘퍼펙트 싱어’)는 방송 전 가수와 비 가수군단이 노래대결을 펼친다는 콘셉트로 처음 JTBC ‘히든싱어’와 유사성을 지적받았던 바 있다. 막상 베일을 벗고 보니 정확한 음정과 박자를 체크해 준다던 V-스캐너는 흔히 접하는 노래방 기계와 별다를 바 없어 보였고, 결과적으로 ‘퍼펙트 싱어’는 SBS ‘도전1000곡’의 아류에 그치고 말았다. 농담식이긴 했지만 MC 유세윤마저 “우리는 ‘도전천곡’의 아류”라고 인정할 정도니 더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 |
오랫동안 사람들의 외면을 받아왔던 자녀와 군대 이야기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었던 ‘일밤-아빠 어디가, 진짜 사나이’는 현재 예능프로그램 시청률 1위에 오르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사진=일밤 캡처 |
예능보다는 공개 개그무대의 성격이 강한 KBS2 ‘개그콘서트’를 제외하고 지난 주 전체 예능프로그램 시청률 1위로 올랐던 예능프로그램은 바로 16.9%를 기록한 ‘일밤-아빠 어디가, 진짜 사나이’였다. 오랜 시간동안 외면 받아왔던 ‘아이’와 ‘군대’ 이야기에 눈을 돌린 ‘일밤’은 ‘나는 가수다’ 이후 길었던 부진을 딛고 화려하게 다시 날아오를 수 있었다.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았던 과감한 선택이 오히려 성공을 부른 셈이다.
하지만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