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애니메이션을 이끄는 업체 중 한 곳인 픽사의 댄 스캔론 감독과 코리 라이 프로듀서가 한국을 찾았다. 스캔론 감독은 ‘카’, ‘토이 스토리2’의 스토리보드 아티스트로 참여했다가 이번에 연출 데뷔했고, 라이 프로듀서는 현재의 픽사를 있게 한 핵심적인 인물이다. 픽사 관계자가 내한한 건 처음이다.
스캔론 감독은 4일 오전 서울 용산 한남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애니메이션 ‘몬스터 대학교’ 공식기자회견에서 지난 2001년 개봉해 국내에서도 사랑을 받은 ‘몬스터 주식회사’의 스타 콤비 마이크와 설리의 대학시절을 다룬 프리퀄에 대해 소개했다.
엔딩이 결정돼 있는 게 어려웠다는 스캔론 감독은 이날 “하지만 엔딩이 있다는 걸 장점으로 생각했다”며 “극 중 주인공이 실패하는 모습을 극복해나가는 것이 스토리를 푸는데도 결정적 역할을 하지 않았나 한다”고 말했다.
대학교 설정을 정하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코리 라이 프로듀서는 “작업자 중에는 대학을 졸업한지 오래됐거나 대학교를 안 다닌 사람이 많아 캘리포니아에 있는 대학들을 투어하며 리서치를 했다”며 “감독과 제작자 등 주요 스태프들이 대학 건물, 식당, 기숙사 등을 조사하며 진정성있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영화는 이론에만 강한 마이크와 허세 가득한 설리가 몬스터 대학교 최악의 라이벌에서 최강의 콤비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려냈다. 몬스터 대학교 내 일류학과 겁주기학과에서 무서운 몬스터가 되기 위해 도전하는 마이크와 설리의 이야기가 재미를 준다. 픽사 역사상 최고 많은 22만7000개 스토리 보드를 사용했고, 빛이 실사처럼 반사되는 기술을 이용해 영상을 만드는 등 심혈을 기울였다.
“픽사는 작품을 만들 때 전 연령을 타깃층으로 한다”는 라이는 “일단 초기 4년동안은 우리밖에 보지 못한다. 스토리 작업과 유머, 감동을 만들 때 우리가 감동받을 만한가를 생각하며 영화를 만든다”고 말했다.
라이 프로듀서는 또 할리우드의 불황과 관련한 픽사만의 해결책을 묻는 질문에는 “저희는 스토리에 항상 중심을 맞추려고 한다”며 “산업 트렌드가 어떠한지, 경쟁사가 어떻게 하든지 (상관하지 않고) 감동적이고 강한 스토리를 만들려고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한국영화 시장이 엄청나게 성장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한국 영화관계자들을 만나보고 이런 행사에 참여하고 싶었다”고 내한 이유를 전했다. 두 사람은 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한국만 방문했다.
이 영화의 홍보대사를 자처한 방송인 하하는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팬으로서 ‘몬스터 주식회사’를 보고 많이 웃었던 기억이 있다”며 “정서적으로 안 좋았던 시기인데 위안을 많이 받았다. 이번에 프리퀄이 개봉한다고 해 내가 먼저 참여하고 싶다고 했는데 미국에서 허락을 해줬다”고 좋아했다.
‘몬스터 대학교’는 지난 6월 북미에서 개봉해 8200만 달러의 오프닝 수익을 기록했고, 영국과 프랑스, 홍콩 등에서도 인기를 얻었다. 12일 개봉 예정.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사진 강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