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용팝 소속사 크롬엔터테인먼트 측은 지난 26일 공식 사이트를 통해 “향후 팬 여러분께서 주시는 선물은 현장에서든, 우편이나 택배를 통해서든 받지 않을 생각이다. 대신 다른 방식으로 크레용팝 멤버들에게 선물을 주실 수 있다”며 선물 전용 계좌 개설 계획을 밝혀 화제가 됐다.
소속사는 “선물을 주고 싶으신 분들은 선물 대신 해당 계좌로 입금을 해주시면 되며 입금된 금액은 일정 금액이 쌓인 후 불우한 이웃과 사회봉사단체에 기부할 계획”이라고 현금의 사회 환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기부 의사를 밝혔지만 현금을 받겠다는 발상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내놓았고,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자 크레용팝 측은 해당 글을 삭제하며 계획을 철회했다.
논란이 쉬이 가라앉지 않자 크롬엔터테인먼트 황현창 대표는 27일 오후 3시께 공식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장문의 글을 게재, “표현의 미숙함으로 여러분의 마음을 불편하게 해드려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논란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황 대표는 “선물은 팬 분들의 정성과 마음을 전달하는 매개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취지의 선물은 모두에게 힘이 되고 또 좋은 추억으로 남게 됩니다. 저희 회사에는 그러한 선물들이 벽에 걸리고 진열장에 진열되곤 합니다”라고 팬들이 주는 선물에 대한 순수한 마음을 적었다.
황 대표는 “선물을 받지 않기로 한 애초의 취지는 고가의 명품 선물을 받음으로써 멤버들이 느끼는 부담감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감사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죄송한 마음이 많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고 밝혔다.
이어 “고가의 선물은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에게 부담이 되며, 특히 경제력이 부족한 학생 팬에게는 위화감마저 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선물을 멤버들이 하고 다녀도 또 다른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고 설명했다.
황 대표는 “‘고가’의 기준은 개인 차이에 따라 다르므로 정확히 ‘얼마’라고 정할 수도 없습니다. 따라서 받아도 되는 선물과 받을 수 없는 선물을 정확한 기준으로 나눌 수도 없고, 팬 분들의 정성을 무시할 수도 없는 저희로서는 형평성을 고려한 해결책 마련이 필요했습니다”라며 “그 해결책으로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기부’의 방식을 택했는데, 그 방법과 단어 선택에 있어 신중치 못했던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했다.
황 대표는 “‘고가의 선물’이 아닌 ‘감당하기 어려운 선물’이라는 모호한 표현을 써서 이 또한 팬 분들의 오해와 심려를 끼쳐드린 것 같습니다”며 “회사가 계속해서 시스템화 되고 있는 과정 중에 있다 보니 각 파트 간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못한 부분도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이번 선물 공지도 이러한 과정 중에 발생한 문제이오니 이해 부탁드립니다”고 양해를 구했다.
황 대표는 “향후 회사나 멤버들 판단에 부담되는 고가의 선물은 정중히 사양하도록 하겠습니다”며 “기부에 대한 이야기가 이대로 무산되기 보다는 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봉사활동을 진행할까 합니다. 앞으로 팬분들의 다양한 의견과 아이디어가 필요합니다”고 덧붙였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