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지난 2007년 첫 선을 보였던 MBC 예능 프로그램 ‘황금어장-무릎팍도사’(이하 ‘무릎팍도사’)의 시작은 신선했다. 씨름판의 천하장사로 강림했던 강호동이 색동저고리 한복에 연지곤지를 찍어 그 자체로도 웃음을 유발했고, 유세윤의 건방진 캐릭터와 올라이즈밴드(이하 올밴)의 깐죽거림의 조화 또한 유쾌했다.
그랬던 ‘무릎팍도사’가 어느 순간부터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더니 결국 폐지를 결정, 22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무릎팍도사’의 흥행과 추락은 진행자 강호동의 행적과 궤를 같이했다. 2007년 1월 ‘황금어장’의 인기코너로 첫 방송을 시작한 ‘무릎팍도사’는 강호동의 진두지휘 아래, 각계각층의 게스트를 초대하며 뜨거운 인기를 모았었다. 하지만 2011년 강호동의 고의 탈세의혹이 불거지면서 역풍을 맞게 됐고, 강호동이 연예계를 잠정은퇴하면서 그를 대체할 인력을 찾지 못하고 기약 없는 휴지기를 맞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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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팍도사’가 22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사진=MBC |
이와 같은 MBC의 지원 덕분에 방송을 재개한 ‘무릎팍도사’는 첫날 시청률 9.3%를 기록하며 나쁘지 않은 출발을 알렸다. 그렇게 힘차게 날아오를 줄 알았지만 정작 ‘무릎팍도사’ 앞에 등장한 건 가파른 내리막길이었다.
첫 방 이후 갈수록 떨어지는 시청률은 회복될 줄 몰랐으며, 그나마 좋은 성적을 이루며 2부에 나눠 방송됐던 스타강사 김미경 편은, 김미경이 논문표절의혹에 휘말리면서 2부는 빛도 보지 못하고 폐기시키는 불운을 겪었다. 음주운전 자수라는 전대미문의 사건으로 유세윤이 하차했으며, 광희의 후임으로 들어왔던 올밴 역시 ‘갑의 횡포’와 같은 형태로 하차시키며 빈축을 샀었다. 섭외 또한 해외 유명인사 영화감독 워쇼스키 남매와 일본의 인기 가수 초난강 등을 초대했지만, 시청자가 요구하는 심도 있는 이야기까지는 다루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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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
이와 같은 추락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무릎팍도사’가 공백기동안 달라진 예능판도를 전혀 읽지 못했다는 것이다. ‘무릎팍도사’가 없는 시간동안 이경규, 김제동, 한혜진을 앞세운 1인 토크프로그램 SBS ‘힐링캠프’가 등장해 승승장구했다. 대선을 앞두고 여야 후보를 모두 불러들이는데 성공한 ‘힐링캠프’는 지금까지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섭외실력을 자랑하고 있다.
‘힐링캠프’와 섭외전쟁에서 밀린 ‘무릎팍도사’는 특유의 독한 질문 역시 같은 방송사 ‘라디오스타’에 빼앗기고 말았다. 방송 복귀 이후 ‘호랑이 기백’을 잃고 유해진 강호동은 게스트 앞에서 순한 양이 돼버렸고, 한물 간 유머 코드만을 내세워 식상한 웃음만을 선사했다. 유세윤과 올밴 우승민의 하차 이후 ‘무릎팍도사’는 제작진을 교체하고 강호동과 같은 소속사인 SM C&C 소속의
복귀 후 별다른 반향을 이루지 채 숱한 폐지설에 시달렸던 ‘무릎팍도사’는 결국 많은 이들이 그토록 고대하던 강호동과 유재석의 만남을 이루지 못한 채 쓸쓸이 후속프로그램 ‘스토리쇼-화수분’에 자리를 물려주게 됐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