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한국 영화들이 불법·편법으로 중국 인터넷을 통해 소개되고 있는 사실이 적나라하게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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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로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사이트는 우리나라에도 꽤 알려진 투도우닷컴이다. 중국 최대 온라인 비디오 업체인 요우쿠닷컴이 합병해 요우쿠투도우그룹으로 새롭게 출발, 중국 최대 동영상 업체로 손꼽히는 곳이다. 네티즌들은 이 사이트에 회원 가입 없이도 우리나라 배우의 다양한 최신 한국 영화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1분이나 3분, 5분 정도의 맛보기 영상도 아닌 풀 영상을 아무런 제약 없이 관람할 수 있어 충격적이다. 중국인이나 중국 유학생들 사이에서는 투도우닷컴에서 이미 암암리 다양한 드라마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사실이 알려져 있다. 영화는 대부분이 제한됐지만, 영화 제목이나 중국어를 몰라도 다른 방법을 이용해 몇 번의 검색만 거듭하면 여러 가지 한국 영화들이 그대로 상영된다.
한국에 체류하는 한 중국인은 “중국이 아닌 다른 곳에서 한국 영화나 드라마를 보려고 하면 제한이 돼 있는 줄 알았다”며 “중국에서도 불법이라고 조심스러워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렇게 검색해 영화를 볼 수 있다니 놀랐다. 이 사이트 회원 누군가가 영상을 우회적으로 유통시켜 불법 상영이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영화는 각국에 수출되면서 판권계약을 맺거나 직배계약을 한다. 이 중 판권계약에는 온라인 등에서 상영할 수 있는 부가판권이 포함되는 경우도 있다. 부가판권 계약을 따로 하는 영화들이 많아 모든 영화의 계약 세부 사항을 알 수는 없지만, 꽤 많은 영화가 무단으로 사용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박신양 주연의 ‘박수건달’이 무단 불법 사용의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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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S나 56 등 일부 다른 사이트들에서도 한국 영화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지나간 한국 영화들은 유튜브나 다른 사이트들에서도 검색해 보면 등장하는 경우가 있어 저작권 보호 문제가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업체 측은 거른다고 거르고 있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완벽하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쇼박스 측 관계자는 “단속 업체와 협의해 계속 검색을 통해 감시하고 있다. 하지만 그 수가 너무 많다 보니 다 정화 시키지 못한다. 문제가 있다고 얘기를 들으면 각국 배급사에 확인해 강력한 조치를 하라는 요구를 하는 정도”라고 밝혔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측도 “모든 사이트를 단속하는 건 어렵다. 이쪽에서 상영되다 제거되면, 감시의 눈을 피해 금세 또 다른 곳에서 상영된다”고 현실적인 문제를 토로했다.
CJ엔터테인먼트도 마찬가지다. CJ 측 관계자는 “공식적이진 않지만 중국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할리우드 영화는 거의 개봉 전에 유출이 심각한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꽤 많은 영화가 피해를 보고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중국 정부를 통해서 수사하는 정도의 방법만 있지 근본적 대책이나 해결책은 없다”고 답답해했다.
지난해 10월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중국 내 영화와 드라마 등 영상 저작물의 온라인 불법 유통이 지속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자료를 냈다. 하지만 여전히 마음만 먹으면 동영상 사이트를 통해 최신 한국영화를 공짜로 관람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돼 문제가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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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도우닷컴 측은 이 같은 사실관계의 해명을 요구하는 취재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