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그 누가 알았을까. 서글서글한 스물네 살의 청년 유병권 속에 ‘일용엄니’가 숨어있을 줄. 외양만 따지면 나쁘지 않다. 오히려 큰 이목구비를 활짝 열어 웃을 때는 해맑은 소년의 매력이 엿보이기까지 한다. 김수미 성대모사로 유명세를 떨친 ‘홍제동 김수미’를 만나자마자 떠오른 질문이 있었다. 얼굴도 잘 생겼는데 왜 망가지려고 하는지.
“원래 못났었는데 순차적으로 나아진 거예요” 유병권의 화통한 고해성사(?)에 정적이 흘렀던 인터뷰 자리는 순식간에 웃음바다를 이루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웃기면서도 솔직한 그의 매력에 점차 빠져들기 시작했다.
“원래부터 남의 말투를 따라하고 흉내 내는 것을 좋아했어요. 그러다가 우연히 김수미 선배님의 말투를 접하게 됐고 그 찰진 육두문자에 매료되고 말았죠. 발음이라든지 독특한 억양을 조금씩 따라 하기 시작했고, 그러다가 평소 말투까지 베어버리고 말았어요. 원래 목소리는 훨씬 두꺼웠는데 4년을 따라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톤이 올라가더라고요. 그렇다고 후회하지는 않아요. 김수미 선생님의 캐릭터에 푹 빠져버려서. 원래 좋아하면 닮는다잖아요.(웃음)”
‘스타킹’의 힘은 실로 놀라웠다. 방송이 나간 다음 날 ‘홍제동 김수미’가 각종 포털사이트 검색어에 올랐음은 물론, 이를 계기로 방송섭외가 조금씩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현재 유병권은 SBS 파워FM ‘이숙영의 파워FM’ ‘붐의 영스트리트’ 등 라디오 고정게스트와 각종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자신의 존재를 조금씩 알리고 있다. 최근에는 지상파 프로그램 MBC ‘컬투의 베란다쇼’에 출연하며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방송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날아갈 듯 좋아요. 이제 사람들에게 목소리 뿐 아니라 얼굴도 알려진다고 생각하니 설레고 또 떨려요. 주위에서도 ‘어 TV에 나오네?’하면서 좋아해주세요. 특히 가족들이 가장 많이 챙겨보고 응원해주고 있어 무척 든든해요.”
“내 이름 석 자로 사람들 앞에 섰을 때에도 톡톡 튀는 개성을 드러내고 싶다는 욕심이 들었을 뿐, 그렇다고 지금 이 자리에 있게 해준 김수미 선생님의 캐릭터는 버리고 싶다는 소리는 아니에요. 웃기는 와중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는 진중함을 배우고 싶을 뿐. 이를 위해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있어요.”
진지한 표정으로 자신의 미래에 대해 말하는 유병권에게 롤모델과 관련된 질문을 건넸더니,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단번에 신동엽이라는 답이 돌아온다. 이유는 상상하게 만드는 어휘력이 대단하기 때문이라고. 순간 ‘자타공인 변태연기의 달인’ 신동엽이 떠오른 건 왜일까. 이에 유병권은 민망한 듯 손을 저으며 “보면 간단하게 말하는데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만들잖아요. 고 미세한 차이가 매력적인 것 같아요. 무엇보다 연기도 잘 하고…” 애써 내뱉은 말을 수습하고자 하지만 좀처럼 분위기는 수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애라 모르겠다는 듯 “그런 개그를 좋아하기는 해요”라고 인정한 유병권에 인터뷰는 다시 한 번 웃음으로 가득 찼다.
“신동엽 선배님을 롤모델로 했다고 해서 개그맨을 꿈꾸는 것은 아니에요. 정확히 말하자면 제 목표는 MC에요. 더 나아가서는 연기도 하고 싶고요. 지금은 배우는 단계이기 때문에 크게 바라는 점은 없지만, 욕심을 조금 부린다면 내년쯤에는 시트콤과 같은 콩트에 출연해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싶어요. 토크쇼에 한번 나가보고 싶은 마음도 정말 커요. 누구보다 재밌게 말할 자
하지만 무엇보다 그가 출연하고 싶은 프로그램은 따로있었다. 바로 tvN ‘SNL코리아’
“‘SNL 코리아’ 출연해서 시원하게 연기 한 번 해보고 싶어요. 노출수위 어디까지 할 수 있냐고요? 음…일단 웃통은 벗을 수 있는데, 말씀만 하신다면 어디든…”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