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7시50분 8번째 무대 인사 장소인 서울 강남 CGV. 관객을 대면하기 전 배우 하정우는 들떠 있었다. 어떤 멘트를 준비하진 않고 즉흥적으로 얘기한다는 ‘대세’ 배우. 하지만 매번 “정말 감사합니다. 기대 이상으로 과분하게 사랑받는 것 같다”며 관객에게 고마움을 표하는 걸 잊지 않았다.
대체로 영화가 끝난 뒤 진행되는 무대 인사 분위기가 더 뜨겁지만, 강남CGV와 메가박스 강남에서는 영화 시작 전에도 ‘더 테러: 라이브’ 팀을 향한 환호와 박수소리는 컸다. 제작사 씨네2000의 이춘연 대표가 위트 넘치는 멘트로 분위기를 띄우며 하정우와 이경영, 전혜진, 김병우 감독을 소개했고, 관객은 열광했다.
“하정우 잘생겼다”, “멋지다. 멋지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고, 마이크를 잡은 하정우는 영화를 택해준 관객에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 영화가 완벽할 순 없지만 재미있게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관객은 “아니에요. 완벽해요”라고 했고, 하정우는 “그렇게 받아들여 주시면 정말 감사하다. 재미 위주로 만들었으니 우리 의도를 100% 느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극 중 보도국장으로 나오는 이경영은 무대에 올라 “하정우씨가 잘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들고 맛있게 먹었다. 여러분들에게도 맛있는 영화가 됐으면 한다”고 하정우에게 공을 돌렸다.
대테러센터 팀장으로 출연한 전혜진 역시 “아주 오랜만에 영화에 출연했는데 꽉 찬 좌석을 보니 영화 다시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지인들에게 연락도 많이 받는데 요즘 정말 흥분된다”고 좋아했다. 전혜진은 특히 “대세는 역시 하정우인 것 같다”며 “하정우를 비롯해 좋은 배우들, 감독님을 만나게 돼 좋았다”고 웃었다.
김병우 감독은 “귀한 주말 시간을 내 극장을 찾아주셔서 감사하다. 97분 동안 즐겁고 긴장감 넘치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이날 마지막 10번째 무대 인사 장소인 메가박스 센트럴은 반응이 더 뜨거웠다. 영화가 끝난 뒤 재미와 감동, 여운이 있는 상황에서 배우들의 무대인사가 진행되니 관객들은 흥분했고, 눈에는 하트가 그려졌다.
극장에서뿐만 아니라 길거리에서도 하정우를 본 팬들은 소리를 질렀다. 선물 공세를 하는 팬들과 “영화 잘 봤다”며 인사를 건네는 팬들도 많았다. 하정우는 친절하게 화답하며 좋아했다.
낮 무대 인사 때는 여성 팬들의 목소리가 컸는데 밤 무대 인사 때는 남성 팬들 목소리가 더 커졌다. 설국열차 티셔츠를 입고 있는 CGV의 한 남자 미소지기는 무대인사를 마치고 나가는 관계자들에게 “‘더 테러: 라이브’를 봤는데 정말 재미있더라. 하정우씨의 광팬”이라고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 미소지기는 “‘설국열차’는 아직 안 봤는데 ‘더 테러 라이브’를 한 번 더 볼 예정”이라고 말해 웃음을 주기도 했다.
군도 촬영과 매체 인터뷰 등의 스케줄로 빡빡하지만 하정우는 더 많은 관객을 만나기 위해 시간이 되는대로 전국 무대 인사를 다닐 계획이다.
‘더 테러: 라이브’는 불미스러운 일로 마감뉴스 진행자에서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물러난 국민앵커 윤영화가 방송 중 마포대교를 폭파하겠다는 테러범의 전화를 받게 되며 사건을 생중계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하정우가 주인공 윤영화로 열연했다. 4일까지 180만 관객이 관람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